[도청도설] 부산~대마도 항로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 | 2025.01.23 18:44
부산과 일본 대마도를 연결하는 항로는 단순한 해상 교통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 항로는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문화와 역사의 교차로이자 한일 관계의 중요한 연결 고리이다. 대마도는 조선통신사 1000㎞ 뱃길의 시작점이었다. 부산항을 출발한 선단이 영도다리와 오륙도를 뒤로 하고 대한해협을 건너 2시간가량 항해하면 대마도 이즈하라항에 도착한다. 항을 빠져나오면 도로에 400여 년 전 조선통신사의 첫 기착지를 나타내는 표지판이 있다. 조선통신사는 1607년 일본 에도 막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집권 초기에 시작돼 1811년까지 200여 년에 걸쳐 12차례나 이뤄진 한일 문화교류 행사였다. 그 기본 정신은 성신교린(誠信交隣)이다. 진실을 토대로 교류하자는 취지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부산~대마도 항로에는 최대 6개 선사가 총 8척을 운항했지만 팬데믹으로 항로 운영이 중단되면서 대부분이 경영난으로 폐업했거나 철수했다. 팬데믹이 끝나면서 지난해 3월 이 항로가 재개됐고 대마도를 찾는 관광객이 쏟아졌다. 부산항만공사(BPA) 집계를 보면 부산~대마도 노선 승객은 2023년 24만2648명, 지난해 38만8229명으로 불과 2년 만에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이 항로를 개척한 ㈜대아고속해운이 다음 달 말부터 5년 만에 운항을 재개한다. 대아고속해운은 국내에서 처음 1999년 7월 부산∼대마도 정기노선을 개설, 한 해 20만 명에 이르는 여행객을 수송했다. 이 회사는 대마도 이즈하라에 숙박업소인 대아호텔도 운영 중이다. 대아고속해운은 2016년부터 울릉도를 오가던 500t급(정원 443명) 규모 씨플라워호를 대마도 항로에 투입해 매일 운항할 계획이다. 격일제로 히타카츠와 이즈하라를 왕복하며 히타카츠는 1시간20분, 이즈하라는 2시간20분이 소요된다. 씨플라워호는 주말에는 하루 2회 대마도 항로를 왕복 운항한다.
장호정 해양수산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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