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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이야기

북극제비갈매기의 생존육아법

 

북극제비갈매기의 생존육아법

"아가, 제발로 찾아오는 먹이는 없단다"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2008-08-31 20:05:31
  • / 본지 34면 
북극과 남극을 오가는 북극제비갈매기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새 중 가장 먼 거리를 옮겨 다닌다. 이번 취재기간 중 북극 다산과학기지 인근 해변 언덕에서 북극제비갈매기를 만났을 때 반가움이 앞섰다. 

 

   

 

2년 전 남극 세종과학기지에서 만났던 북극제비갈매기를 다시 만난 듯했기 때문이다.

북극제비갈매기는 4월에서 8월 북극의 여름철에 번식하여 10월이면 어느 정도 성장한 새끼와 함께 여름이 시작되는 남극으로 향한다. 그리고 다시 4월 번식을 위해 북극을 찾는데 북극과 남극의 같은 지점을 오고간다고 한다. 그러니 2 년 전 남극 세종과학기지에서 만났던 북극제비갈매기가 지금 북극에 와 있을 수도 있는 일이다.

주위를 살펴보니 솜털이 뽀송뽀송한 새끼 한 마리가 눈에 띈다. 북극제비갈매기는 아름답지만 무서운 새이다. 자신의 영역을 누군가 침범하면 날카롭고 강한 부리를 앞세워 맹렬한 속도로 내리 꽂힌다. 새를 관찰하는 조류학자들은 가끔 북극제비갈매기의 공격에 상처를 입기도 한다.

   
니알슨 기지촌에는 40여 마리의 북극여우가 살고 있다. 북극 여우의 생태를 연구하기 위해 달아둔 표식이 보인다. 북극여우의 털은 여름에는 회색이지만 겨울이 되면 흰색으로 변한다.
자극하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두고 어미 새와 새끼 새를 관찰했다. 어미 새가 바다에서 잡아 온 물고기를 새끼에게 전해주는 방식에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북극제비갈매기는 다른 새들처럼 어미가 새끼에게 먹이를 바로 주지 않았다. 이들은 먹이를 물고와서는 새끼에게 한 번 보인 후 다시 날아올라 언덕 아래에 떨어뜨렸다. 날지 못하는 새끼는 먹이를 찾기 위해 뒤뚱거리며 언덕을 내려가야만 한다. 조금 지나자 이번엔 어미가 먹이를 언덕 위에 내려놓았다. 새끼 새는 힘겹게 내려온 언덕을 다시 열심히 올라갔다. 어미는 멀고 먼 여행을 떠나기 앞서 새끼를 강하게 단련시키는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