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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이야기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진 환경 생태도시, 부산 북구

 

[新택리지]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진 환경 생태도시, 부산 북구

권기정 기자

 

조선시대 물류 중심지였던 부산 북구는 한때 상공업의 도시였다. 현재는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부산의 대표 주거단지다.

부산 북구는 구포·금곡·화명·덕천·만덕동 등 5개 동으로 이뤄진 인구 30만명의 도시다. 낙동강 하구에 위치한 북구는 조선시대 물류의 중심지였다. 큰 창고와 나루터가 있어 선박과 인부들이 들끓었다. 구한말에는 선각자들이 인재 육성을 위해 곳곳에 학교를 세우며 민족 정기를 바로 세웠던 곳이다. 경부선 철도가 지나면서 일제강점기 때는 교통의 요충지였다. 광복 이후에는 상공업이 번창했다. 현재는 대규모 주택단지가 조성됐으며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진 환경생태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구포국수의 고장

3일과 8일에 열리는 5일장. 장이 서는 날에는 주변의 교통체증까지 불러일으킨다.


부산과 경남에서 구포국수 한번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왜 구포국수가 유명한지에 대해 알고 있는 이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구포에 제분업과 제면업이 탄생한 것은 일제 때다. 당시 구포에는 남선곡산주식회사가 들어서 제분, 제면업을 시작했다. 8·15광복 이후 제분업은 더욱 번창했고 구포시장을 중심으로 국수 공장들이 속속 생겨났다. 이곳에서 생산된 국수는 구포라는 이름을 앞에 넣어 ‘구포국수’로 불리면서 전국적으로 이름을 떨쳤다.

구포국수가 특히 명성을 얻게 된 것은 한국전쟁으로 몰려온 피란민들이 싼 가격에 굶주린 배를 채우는 데는 구포국수만한 게 없었다. 게다가 다른 지역에서 만든 국수에 비해 삶아 놓으면 약간 짠듯하면서 쫄깃쫄깃한 맛이 있어 인기가 높았다.

1950년대만 하더라도 구포시장 쪽으로 가면 공장에서 뽑아낸 국수를 널어 말리는 풍경이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구포의 여성들은 머리에 국수를 국수상자를 이고 기차를 이용해 부산시내로 들어와 시민들에게 국수를 공급했다. 국수가 잘 팔리면서 59년말에는 국수공장만 20개가 넘었고 ‘구포건면(龜浦乾麵)’이란 상표가 등장했다.

20여년전 모 국수공장 주인이 ‘구포국수’를 단독으로 상표등록하면서 소송이 벌어졌는데 재판부는 구포국수가 구포의 명물로 역사성이 있는 상품인 만큼 단독 소유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현재는 두세곳의 공장만이 남아 명맥을 잇고 있다.

민속놀이와 축제의 고장

매년 3월 넷째주 토요일에 구포시장과 구포역에서는 3·1만세운동 재현행사가 열린다.


북구는 대도시에 있지만 민속놀이가 잘 보존돼 있다. 축제도 끊이지 않는다. 민속놀이로는 구포대리지신밟기를 꼽을 수 있다. 낙동향토문화원의 고증을 거쳐 93년 낙동민속보존회에서 낙동민속예술제를 통해 재현한 민속놀이다. 또 조선시대 창고가 설치돼 공물선, 어선, 상선이 드나들던 구포에는 여전히 3일과 8일에 열리는 5일장이 열리고 있다. 장터에서 벌어지는 모습을 구포장터놀이로 재현하고 있다. 마을의 평화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구포 감동진나루터의 별신굿도 잘 보존돼 있다.

‘구포장터 3.1만세운동’은 축제 성격으로 매년 열리고 있다. 1919년 3월 29일 구포장터에서 상인, 청년, 농민, 노동자 등이 조국의 광복을 위해 만세운동을 거행했다. 9명이 부상을 당하고 주동자 42명이 옥고를 치렀다. 북구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그 날의 만세운동 상황과 만세함성을 재현하고 있다. 매년 3월 넷째주 토요일에 구포시장과 구포역에서 재현행사가 열린다.

낙동민속예술제는 잊혀져가는 전통문화를 계승하기 위해 만든 축제. 풍물놀이, 사물놀이, 낙동제방 쌓기 재현 등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축제다. 매년 10월 마지막주 토, 일요일에 열린다. 북구에서 가장 큰 축제다.

또 2003년부터 개최되는 ‘만덕사람들의 가을 은행잎 축제’는 은행잎이 노랗게 물든 11월에 만덕 백양근린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디지털도서관으로 올라가는 은행나무길은 유치원생의 미술 작품과 주민들의 서예작품으로 장식된다. 특설무대에서는 비보이, 민요공연, 색소폰 연주, 주민노래자랑 등이 열린다.

명물과 명소의 북구

만덕사지 석불사. 거대한 바위에는 마애불상(磨崖佛像)이 위용을 자랑한다. 16나한(羅漢)과 29개의 불상(佛像).


북구는 명물과 명소가 많기로 유명하다. 만덕동 고갯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동쪽으로 뻗어내린 산쪽으로 바위들이 솟아있는 봉우리가 보인다. 이곳에 큰 바위들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는 형상을 하고 있어 병풍바위로 불린다. 거대한 바위에는 마애불상(磨崖佛像)이 새겨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16나한(羅漢)과 29개의 불상(佛像). 국내 최대의 마애불(磨崖佛)군이다. 시민들의 자주 찾는다.

금곡동 율리패총은 1972~73년 부산대학교박물관이 발굴한 유적. 규모는 작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드문 암굴 주거지와 무덤의 한 유형을 보여준다.

금정산 상계봉(上鷄峰)은 깎아지른 듯한 수십길의 절벽과 기암이 줄줄이 늘어 선 산이다. 산정(山頂)에 있는 바위의 생김새가 마치 닭의 볏을 닮았다. 과거에는 풍수지리상 학(鶴)의 형상을 닮았다고 해서 상학산으로도 불렸다.

구포 5일장은 단일장으로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규모로, 지금도 장이 서는 3일과 8일에는 주변의 교통 정체까지 불러일으키는 5일장이다.

북구에서 바라보는 낙동강의 석양은 황금빛으로 서쪽 하늘과 강물을 동시에 물들인다. 이어 해가 지면 김해와 구포를 잇는 구포대교에 조명이 켜지면서 환상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덕천공원은 부산시 지방문화재기념물 제6호인 구포왜성에 자리한 공원. 2005년에는 부산 북구 문화빙상센터가 들어섰다. 좀처럼 눈이 오지 않고 강물이 얼지 않는 부산에서는 스케이트 구경하기가 어렵다. 빙상센터는 국제규격의 아이스링크를 갖춰 부산시민이 즐겨찾는 명소다.

이밖에 수령 500~600년으로 추정하는 17m 크기의 구포팽나무와 고려 초기 창건한 만덕사의 당간지주 등도 명물로 꼽힌다.

도심 속 청정 하천, 대천천

대천천. 부산의 하천 가운데 가장 깨끗한 하천이다. 7~8월에는 하루 2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더위를 식힌다.


북구에는 최근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지만 도심에서는 찾기 어려운 깨끗한 대천천이 흐른다. 상계봉에서 발원한 물이 흘러 내려 낙동강으로 합류하는 하천으로 부산에서는 가장 깨끗하다. 붕어, 버들치, 갈겨니, 미꾸리 뿐 아니라 은어, 동사리도 살고 있다. 하천 주변에는 쇠뜨기, 갯버들, 며느리배꼽, 애기똥풀, 쇠별꽃과 같은 예쁜 이름의 식물도 발견할 수 있다. 7~8월에는 하루 2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더위를 식힌다.

이곳에는 아기가 물에 빠진 것도 모를 정도의 절경에 도취한 아낙네의 슬푼 전설이 담긴 애기소가 있다. 애기소는 원래 ‘이심이 소’라고 불렀다. 옛날 이 곳 폭포 물밑이 깊어 이곳에 들어가면 헤엄쳐 나오기가 어렵다고 했는데 폭포 밑 암벽에 이심이라는 전설의 물고기가 굴을 뚫어놓고 살았다고 한다.

가는길/

부산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구포역, 또는 모라역으로 오면 인근에 북구청이 있다. 북구에는 트래킹을 할 수 있는 순환 웰빙 산책로가 있다. 22㎞로 8~9시간이 걸린다. 구포쌈지공원(구포근린공원 맞은편)→거북바위 입구→전망데크→운수사 연결도로(운수사)→목교→4쉼터→3쉼터→2쉼터→1쉼터→만덕 만남의광장→전망데크→만덕석불사 입구(석불사)→상학약수터(체육시설)→지압보도→화명전망데크 전망대→부산화명수목원→율리패총→인재개발원

생태문화관광코스로는 금정산 서문 밑에 위치한 화명수목원→산성로길 보행데크→대천천과 애기소→화명강변공원→부산어촌민속관→구포시장

만덕동에 위치한 ‘만덕 뜰에장’에서는 다양한 전통음식을 체험할 수 있다. 전통장, 김치, 손두부, 떡, 장아찌 등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30명 정도 체험할 수 있다. 체험행사는 오전 10~4시까지. 비용은 2만원 가량이다.



사진 | 부산 북구 제공

구포대교와 구포나루 분수가 어루러져 아름다운 야경을 자랑한다.



임진왜란 때 왜적이 부산광역시 북구 덕천동에 축성한 일본식 석성. 1972년 6월 26일 부산광역시기념물 제6호로 지정되었다.



구포무장애숲길. 구포도서관 뒤에 조성된 산책로



애기소. 아기가 물에 빠진 것도 모를 정도의 절경에 도취한 아낙네의 슬푼 전설이 있는 곳.



부산북구문화빙상센터. 빙상센터는 국제규격의 아이스링크를 갖춰 부산시민이 즐겨찾는 명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