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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 이야기

단 15분 만에 유네스코 문화유산 결정

단 15분 만에 유네스코 문화유산 결정

[이종호의 과학유산답사기 제4부] 조선 왕릉 1-2

2013년 01월 24일

조선 왕릉의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어느 정도로 파격적인지는 2009년 6월 27일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제33차 유네스코세계유산위원회 회의장에서도 나타났다.

세계문화유산 등재 여부를 심사하는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조선 왕릉에 최고 등급인 ‘등재 권고’ 평가를 내린 이유에 대해 5분간 설명했다. 이후 호주 등 4개국 위원의 지지 발언이 이어지자 마리아 세군도 위원장은 “모두 조선 왕릉의 가치를 인정하니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심의를 끝내겠다”고 말했다. 등재 결정에 걸린 시간은 단 15분. 논란이 되는 유산의 경우 3시간 이상 심의가 이어질 때도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조선 왕릉의 등재가 얼마나 파격적이었는지 알 수 있다.

조선 왕릉의 분포도. 이종호 제공

유네스코 전문위원으로부터 파격적인 대우를 받은 세계문화유산 ‘조선왕릉’ 40기 내역과 그 무덤의 주인공은 다음과 같다.

① 동구릉(사적 193호)
1) 건원릉 : 제1대 태조.
2) 현릉 : 제5대 문종 및 현덕왕후 권씨.
3) 목릉 : 제14대 선조 및 의인왕후 박씨, 계비 인목왕후 김씨.
4) 휘릉 : 제16대 인조계비 장열왕후 조씨.
5) 숭릉 : 제18대 현종 및 명성왕후 김씨.
6) 혜릉 : 제20대 경종비단의왕후 심씨.
7) 원릉 : 제21대 영조 및 계비 정순왕후 김씨.
8) 수릉 :추존문조 및 왕후 신정왕후 조씨.
9) 경릉 : 제24대 헌종 및 효현왕후 김씨, 계비 효정왕후 홍씨.
② 서오릉(사적198호)
1) 경릉 : 제9대 성종 부친 덕종 및 소혜왕후 한씨.
2) 창릉 : 제8대 예종 및 계비 안순왕후 한씨.
3) 명릉 : 제19대 숙종 및 계비 인현왕후 민씨, 인원왕후 김씨.
4) 익릉 : 제19대 숙종비 인경왕후 김씨.
5) 홍릉 : 제21대 영조비 정성왕후 서씨.
③ 서삼릉(사적 200호)
1) 효릉 : 제12대 인종 및 비 인성왕후 박씨.
2) 예릉 : 제25대 철종 및 비 철인왕후 김씨.
3) 희릉 : 제11대 중종계비 장경왕후 윤씨.
④ 헌인릉(사적 194호)
1) 헌릉 : 제3대 태종 및 원경왕후 민씨.
2) 인릉 : 제23대 순조 및 순원왕후 김씨.
⑤ 영녕릉(사적 195호)
1) 영릉 : 제4대 세종 및 소헌왕후 심씨.
2) 영릉 : 제17대 효종 및 인선왕후 장씨.
⑥ 선정릉(사적 199호) : 삼성동
1) 선릉 : 제9대 성종 및 계비 정현왕후 윤씨.
2) 정릉 : 제11대 중종.
⑦ 태강릉(사적 201호) : 태릉
1) 태릉 : 제11대 중종계비 문정왕후 윤씨.
2) 강릉 : 제13대 명종 및 인순왕후 심씨.
⑧ 홍유릉(사적 207호)
1) 홍릉 : 제26대 고종 및 명성황후 민씨.
2) 유릉 : 제27대 순종 및 순명황후민씨, 순정황후 윤씨.
⑨ 광릉(사적 197호) 제7대 세조 및 정희왕후 윤씨.
⑩ 장릉(사적 203호, 파주) 제16대 인조 및 인열왕후 한씨.
⑪ 장릉(사적 196호, 영월) 제6대 단종.
⑫ 의릉(사적 204호) : 제20대 경종 및 계비 선의왕후 어씨
⑬ 융건릉(사적 206호)
1) 융릉 :추존 장조(사도세자) 및 헌경왕후 홍씨.
2) 건릉 : 제22대 정조 및 효의왕후 김씨.
⑭ 정릉(사적 208호) : 제1대 태조계비 신덕왕후 강씨(정릉)
⑮ 사릉(사적 209호) : 제6대 단종비 정순왕후 송씨.
⑯ 파주삼릉(공순영릉, 사적 205호)
1) 공릉 : 제8대 예종비장순왕후 한씨.
2) 순릉 : 제9대 성종비공혜왕후 한씨.
3) 영릉 : 제21대 영조 맏아들 추존진종 및 효순왕후 조씨.
⑰온릉(사적 210호) : 제11대 중종비 단경왕후 신씨.
⑱장릉(사적 202호, 김포) : 제16대 추존 원종(인조부친) 및 인헌왕후 구씨.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조선 왕릉의 세계유산 등재가 민간 차원에서 먼저 시작됐다는 점이다. 동구릉이 소재한 경기도 구리시에서 일부 역사문화학계 인사 등이 왕릉관광지 개발을 위해 동구릉의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자 2004년에 문화재청이 이를 발전시켜 각지에 분산된 조선왕릉 40기를 일괄 신청한 것이다.

세계유산에 지정된 조선 왕릉을 답사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지정된 조선 왕릉 자체가 40기나 되는데다 여러 곳에 산재돼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왕릉 하나하나의 면적이 넓어 웬만한 체력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더구나 조선 왕릉에 대한 정보로 무장하지 않으면 한두 개 왕릉만 본 후 지치기 마련이다. 모든 왕릉이 똑같이 보이기 때문이다. 왕릉에 대한 전문학자나 유산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전문용어와 한자가 빈번히 사용되는 왕릉에 대한 설명을 읽는 것조차 간단하지 않다.

다행히도 왕릉이 조선왕조 519년 동안 42기나 만들어졌다는 건 이들 왕릉이 어떤 규범과 절차를 기초로 축조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덕분에 왕릉에 대한 기본을 이해한다면 어렵게 느껴지는 왕릉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물론 왕릉에 대해 간략히 설명한다고 해도 딱딱하기 그지없는 내용이 계속 나오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500년 동안 견지된 남다른 노하우를 단숨에 이해하는 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조선왕의 국장 행렬을 모형으로 나타낸 모습(왼쪽)과 이를 그려놓은 의궤(오른쪽)의 모습. 이종호 제공

이 글에서 설명하는 방향은 간단하다. 조선왕 릉이란 커다란 산맥을 넘기 위해 기초적인 정보는 사전에 무장하자는 것이다. 왕릉 현장에 도착해 이들 정보를 비교하면서 읽어보면 왕릉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다소 딱딱하게 여겨지는 왕릉을 조성하기 위한 제반 내역을 먼저 설명하려고 한다.

조선 왕릉을 설명하면서 나오는 전문적인 부분은 여타 전문 자료로부터 차용된 부분이 많아 심히 우려된다. 인용된 자료에 대해 색인을 했다고는 하지만 누락되거나 불비한 부분에 대해 각별한 양해를 바란다.

참고문헌 :
「500년 왕조(王朝)의 무덤이 모두 남아있다니… 세계가 놀랐다」, 허윤희, 조선일보, 2009.05.14
「조선왕릉 ‘500년 숨결’ 세계가 함께 지킨다」, 김미촉, 동아일보, 2009.06.29
「문화유산 보존 관리에 주력해야」, 연합뉴스, 2009.06.28
『조선왕릉 답사수첩』, 문화재청, 미술문화, 2006

(1-3에 계속)

이종호 한국과학저술인협회 회장/과학저술가 mystery123@korea.com



이종호 박사(사진)
는 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페르피냥 대학교에서 공학박사를 받았다. 해외 유치 과학자로 귀국해 한국과학기술연구소,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 등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한국과학저술인협회 부회장을 역임하며 과학저술가로 활동중이다.

저서는 ‘세계 최고의 우리 문화유산’ ‘과학이 있는 우리 문화유산’ ‘신토불이 우리 문화유산’ ‘노벨상이 만든 세상’ ‘로봇, 인간을 꿈꾸다’ ‘과학으로 보는 삼국지’ 등 다수다.



※ 편집자 주
동아사이언스가 발행하는 인터넷 과학신문 ‘더사이언스’(www.thescience.co.kr)가 공룡유산답사기, 과학유산답사기 2부에 이어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전통마을을 찾아가는 과학유산답사기 3부를 연재합니다.

전통마을은 사상, 문화, 전통, 역사 등 인문학적인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는 지역입니다. 유교 사상인 성리학을 질서로 따라 마을과 구성원이 살아가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수백 년 동안 과학지식을 바탕으로 마을 구성원이 합리적이고 편리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구성된 곳이기도 합니다.

더사이언스는 과학저술가 이종호 박사의 도움을 받아 조상들의 과학지식이 잔뜩 담겨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의 전통마을에 대한 기사를 더사이언스를 통해 선보일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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