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가치, 100년 도약
양잠산업의 미래를 도모하다
양잠산업은 우리나라 대표 전통산업
‘1872년 지방 지도’ (광주 지도)의 잠실동 일대 ©국토교통부
‘잠실’
서울 시민이라면 한 번쯤 들었을 법한 지명입니다. 우리나라 수도 서울 속 여러 부도심들 중 하나인 잠실은 롯데월드, 석촌호수 등 서울을 대표하는 명소들이 있는 곳입니다. 그렇지만 잠실의 뜻에 대해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잠실’의 ‘잠’은 누에를 뜻하는 ‘잠(蠶)’으로, 잠실 지역은 조선시대 초 양잠을 장려하기 위해 뽕나무를 심고 잠실(蠶室)을 두었다는 뜻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지금의 잠실이 예전에는 뽕나무와 누에로 가득했습니다. 불과 60여 년 전만 해도 잠실 지역은 누에가 많았습니다.
창립 100주년 맞은 ‘대한잠사회’
뽕나무 재배로 누에를 쳐서 생사(生絲)를 생산하는 잠(蠶) 사업은 우리나라 대표 전통 산업입니다.
1960년~1970년대 우리나라는 세계 3대 잠사 생산국이었을 정도로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기도 했습니다.
찬란한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 잠사업을 총괄하는 ‘대한잠사회’가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1934년 누에씨를 키우는 가정 ©대한잠사회
지난 15일 오전 11시, 대한잠사회는 청주 잠업진흥원에서 창립 100주년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대한잠사회 및 4개 단체가 주최하고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진흥청, 충청북도가 후원한 이번 행사는 ‘100년 가치! 100년 도약’이라는 슬로건 아래 우리나라 잠사업 100년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의논하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대한잠사회
100주년 기념식은 2부로 나눠 진행했습니다. 1부는 대한잠사회 창립 100주년 기념식으로, 2부는 양잠산업 실태조사와 제3차 양잠산업 육성 방안, 대한잠사회 미래에 관한 토론회로 운영했습니다.
이 행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비대면 온라인 중계로 진행했으며, 유튜브 농림축산식품부 채널에서 시청할 수 있었습니다.
미래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새로운 100년을 향해 나아가길
대한잠사회는 국내 사단법인 제1호로 1920년 10월 15일 조선잠사회로 출발했습니다. 1946년 우리나라 농림 분야 제1호 사단법인으로 등록한 조선잠사회는 1949년 6월 9일에 사단법인 대한잠사회로 개칭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대한잠사회는 1960~70년대 수출의 주역으로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1995년에는 잠사문화박물관을 개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가의 중국산 생산 수급과 농촌 임금 상승 등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최근엔 먹는 기능성 양잠으로 전환시켜 농가 소득 향상과 국민 건강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대한잠사회 임석종 회장은 개회사에서 “모든 산업이 그렇듯 정부가 지원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정부에서도 양잠산업인들이 한마음 되어 산업을 발전시키는 노력으로 그 결과물이 나올 때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되어줄 것이다. 오늘 이 자리가 양잠산업인들이 앞으로 100년을 설계하고 힘차게 나아가는 전환점이 되어 함께 그 길을 내딛길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임석종 대한잠사회 회장의 개회사 ©농림축산식품부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정부는 양잠산업이 산업구조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2009년 기능성 양잠산업 육성법을 제정하여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최근 생명공학기술과 결합하여 기능성 식품, 의약품 분야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며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대한잠사회는 올해를 계기로 미래의 고부가가치 그린 바이오산업으로서 새로운 100년을 향한 힘찬 도전에 나서주길 바란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어서 대한잠사회는 잠업 유공자들을 표창하고, 대한잠사회 창립 100주년 기념집 발간을 발표했습니다.
전문가들과 함께 한 양잠산업발전 심포지엄
2부 양잠산업발전 심포지엄은 각 전문가들이 나와 양잠산업 발전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먼저, 정민국 박사(한국농촌경제연구원)가 기능성 양잠산업 현황 실태조사를 보고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지난 13일에 발표한 ‘기능성 양잠산업 현황 실태조사’에 의하면 국내 양잠 기술 수준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높습니다. 고치당 명주실 생산량이 한국은 1300~1500mm, 중국은 1000mm, 베트남은 600mm을 기록해 큰 차이를 나타냈습니다.
양잠산업 현황에 대해 발표하는 정민국 박사 ©농림축산식품부
하지만 국내 누에 사육농가 수는 2018년 기준 611가구로 2013년 이후 연평균 9.4% 감소했습니다. 누에용 뽕밭 재배 면적은 2018년 446ha이지만 2013년 이후 연평균 4.5% 하락했습니다. 누에 사육량도 같은 기간 연평균 8.3% 줄었습니다.
양잠농가 소득도 변변치 않았습니다. 2018년 기준으로 연 소득 1000만 원 이하인 가구가 전체 56.7%(2224가구), 1000~3000만 원 1393가구(35.5%), 3000만 원 미만 3617가구(92.2%)를 기록했습니다.
양잠산업하는 농가 ©경상북도 상주시
정민국 박사는 우리나라 양잠산업 과제로 양잠시설 현대화 및 신기술 도입, 실크 수요 창출 및 품질 인증제 도입, 양잠산업 6차 산업화를 통한 부가가치 제고, 자조금 조성을 토한 소비기반 확충, 스토리텔링을 겸비한 브랜드 육성 등 다양한 해결책들을 제시했습니다.
정 박사는 “양잠업 육성을 위해서는 실크의 수요 확대는 물론 고급화를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다양한 제품 개발은 물론 양잠 전문 연구소 및 전문 유통센터 설립 등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전했습니다.
다음으로 류강선 박사(대한잠사회 이사)가 제3차 기능성 양잠산업 육성 종합 계획 수립을 위해 양잠산업물의 생산 및 가공 분야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류강선 박사는 누에고치 생산에만 그치던 양잠산업을 기능성 양잠산업으로 대전환을 이끈 인물입니다. 부가가치가 높은 5령 3일의 동결 누에를 이용한 ‘누에 분말 혈당 강하제’를 개발한 그는 기능성 식품 소재로의 양잠산업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또 그는 동결 건조누에를 무허가 식품에서 일반식품과 건강 기능식품으로 업그레이드해 양잠산업이 나아가야 할 미래에 대해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양잠산업의 생산과 가공 분야를 설명하는 류강선 박사 ©농림축산식품부
류강선 박사는 “우리나라 신규 양잠농가 유치를 위해 양잠 인턴생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청년들이 양잠산업에 더 발을 들일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했으면 한다. 그리고 현재 전통보존사업지원으로 경북 상주시에 함창명주단지가 있다. 양잠산업과 명주산업이 함께 있는 이곳에 세계농업문화유산 지정사업을 추진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습니다.
유관기관에 협력하여 실정에 맞는 지원 정책이 이루어지길
해외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 양잠산업 발전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이정민 박사(한국농촌경제연구원)는 “일본은 적극적인 전문 인력 및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자체 재원으로 누에고치 가격 보전 등 지원 사업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도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 도입, 우리 실정에 맞는 지원 정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외에 강석우 박사(대한잠사회)가 양잠산업 연구개발 분야(R&D) 현황과 성과, 연구과제에 대해, 임석종 대한잠사회 회장이 미래 100년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약 30분간 전문가 5명이 토론회로 의견을 내보냈다 ©농림축산식품부
마지막으로 5명의 전문가들이 약 30분간 토론회를 펼쳤습니다.
토론회는 비대면 화상채팅 프로그램(Zoom)을 통해 실시간으로 진행했습니다.
엄인철 경북대 교수는 “누에만 신경 쓰는 경향이 있다. 누에로부터 나온 실크도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누에 전문가뿐만 아니라 실크 전문가들도 동참해 서로 의논해야 우리나라 양잠산업이 고부가가치로서 나아갈 수 있는 옳은 방향이 제시될 수 있다. 뽕나무, 누에, 실크 세 가지를 이용해 시너지 효과를 이뤄 더 많은 상품들을 개발할 수 있고 시장을 더 키울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라면서 실크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윤상영 팀장은 누에를 포함한 한국 기능성 식품의 해외 수출을 위해 보안할 점을 언급했습니다.
윤 팀장은 “첫 번째는 누에의 건강 기능성 연구가 보다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 누에만의 특, 장점을 설명하려면 기능성을 빼고는 얘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안정적인 공급이다. 판매할 때 중요한 것이 안정적인 물량 확보, 품질 유지, 가격 유지 등이다. 모든 바이어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오늘 여러 전문가들이 이 점에 대해 언급했던 만큼 농식품부, 농촌진흥청, 유통공사 등 모두가 힘을 합쳐 잘 진행됐으면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양잠산물 생산하는 농가 발굴 작업이 필요
양잠업을 하고 있는 현장의 목소리도 생생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농가 대표로 태양농장 김영칠 대표가 나와 의견을 전했습니다.
경북 영덕의 태양농장은 동충하초와 누에 번데기로 대박을 낸 강소농으로 양잠산업으로 연간 2억 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있습니다.
40년 이상 누에를 키운 태양농장 김영칠 대표는 “과거에는 누에고치와 실크만 생산하는 단순한 구조였지만 지금은 식품으로도 양잠산물이 생산되고 있다. 그런데 각 양잠조합 법인마다 품질 차이가 너무 크다.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전국 양잠산물을 하나로 집하해 대한민국 하나의 브랜드로 생산해 품질을 높이고 해외 수출로도 이어졌으면 한다. 아직 여러 농가들이 옛 시설들이 남아 있는 곳들이 있는데 현대적인 시설들로 개선하면서 정부에서는 좋은 양잠산물들을 생산하는 농가들을 발굴하는 작업이 같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라고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태양농장 김영칠 대표 ©농림축산식품부
2부 심포지엄과 토론회는 약 3시간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각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양잠산업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여러 방안들을 제시하면서 하나같이 많은 관심이 동반되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유튜브 채널로 시청하는 시민들 ©농림축산식품부
시민들은 농림축산식품부 유튜브 채널로 시청하며 채팅창으로 글을 남겼습니다.
이들은 대한잠사회 창립 100주년 축하 인사와 양잠산업과 관련된 생각하는 점들을 적어 지혜를 모았습니다.
양잠산업의 미래를 응원합니다
대한잠사회가 창립된 지 한 세기가 흘렀습니다.
한때 우리나라 대표 산업으로 꼽혔던 잠사업은 새로운 100년을 위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이 분야를 연구하고 종사한 사람들이 각자의 생각을 전하면서 의논했습니다.
이날 행사는 아쉽게도 한 방향 소통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앞으로는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피드백하는 쌍방향 소통이 이뤄진다면 더 나은 대화의 공론장이 될 것입니다.
올해 초, 말린 누에가 파킨슨병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는 사실이 우리나라 연구팀(한약자원연구센터 박건혁 박사 연구팀)에 의해 과학적으로 규명됐습니다. 동의보감에서도 언급된 누에 효능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셈이었습니다.
이처럼 누에는 바이오산업에서 더 각광받을 수 있는 잠재적 가치가 있고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앞으로도 시민과 전문가, 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는 시간이 많아져 원활한 소통으로 양잠산업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관련 영상>>
https://www.youtube.com/live/1CmjSh45_gE?si=EeucRkCRmXqjgLNz
*주제: 대한잠사회 100년의 가치 100년의 도약
*장소: 대한잠사회 잠업진흥원 - 온라인 비대면 화상 스튜디오
*일시: 2020년 10월 15일[목요일] 오전 11시 ~ 오후 4시 30분
*주최/주관: 대한잠사회, 후원: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진흥청, 충청북도
/ @mafrakorea ———————————————————————————
[일정별 순서 및 내용]
[기념식(오전 11시 ~ 오전 11시 30분)]
ㅇ 창립 100년 경과보고
ㅇ 홍보영상 상영
ㅇ 개회사
ㅇ 축사
ㅇ 유공자 시상
ㅇ 창립 100주년 기념집 발간 추진 경과 보고
ㅇ 양잠찬가
ㅇ 축하영상 ———————————————————————————
[잠사산업발전 심포지엄(오후 1시 30분 ~ 오후 4시 30분)]
*좌 장 : 홍수명 부장 (농촌진흥청 농업생물부장)
■ 개회사 - 임석종 회장 (대한잠사회)
■ 발표 세션
ㅇ 발표 1 : 양잠산업 실태조사 결과 - 정민국 박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ㅇ 발표 2 : 제3차 양잠산업 육성 발전방안 - 생산가공 분야 - 류강선 박사 (대한잠사회 이사)
ㅇ 발표 3 : 제3차 양잠산업 육성 발전방안 - 유통소비 분야 - 류강선 박사 (대한잠사회 이사)
ㅇ 발표 4 : 제3차 양잠산업 육성 발전방안 - 연구개발 분야(R&D) - 강석우 박사 (대한잠사회)
ㅇ 발표 5 : 제3차 양잠산업 육성 발전방안 - 정책 및 인력양성 분야 - 이정민 박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ㅇ 발표 6 : 대한잠사회 미래 100년 - 임석종 회장 (대한잠사회)
■ 전문가 토론 세션(지정 토론자)
- 홍수명 부장 (농촌진흥청 농업생물부/좌장)
- 이만영 과장 (농촌진흥청 잠사양봉소재과)
- 엄인철 교수 (경북대학교)
- 이범구 이사 (동성제약)
- 윤상영 차장 (aT센터)
- 김영칠 대표 (태양농장)
■ 종합토론 및 폐회식
- 홍수명 부장 (농촌진흥청 농업생물부/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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