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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이야기

샤넬의 이름을 딴 향수, CHANEL N˚5 (No.5)

샤넬의 이름을 딴 향수, CHANEL N˚5 (No.5)


샤넬의 이름을 딴 향수, CHANEL N˚5 (No.5)

샤넬은 1921년 디자이너의 이름을딴 인류 최초의 향수인 ‘샤넬 N˚5(No. 5)’를 발표하였다. 이 향수는 디자이너 향수로는 최초로 자연성분과 합성성분을 조합해 탄생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몇 가지 플로랄 향의 조화로 만들어진 기존의 향수와는 달리, N˚5는 합성성분인 알데하이드를 포함한 83가지가 넘는 재료를 이용해 만들어졌고 이는 당시의 향수 업계에서 혁신적인 일이었다.

샤넬이 그녀의 향수 이름에 왜 번호를 부여했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추측이 있다. 혹자는 샤넬 N˚5가 샤넬에게 보내진 향수 샘플 중 다섯 번째였기 때문에 채택된 이름이라고도 하고, 혹자는 ‘5’가 샤넬의 행운의 숫자였기 때문에 주어진 이름이라고도 주장하였다.실버(Kenneth E. Silver)는 이러한 다양한 추측은 모두 신빙성이 없다고 일축하였다. 1910년대를 풍미하던 디자이너 폴 푸아레(Paul Poiret)의 의상과 향수는 ‘Au clair de la lune(달빛, Moonlight)’이나 그의 둘째 딸의 이름을 딴 ‘마르틴(Martine)’과 같은 드라마틱하고 의미있는 이름들을 달고 있었고, 샤넬은 이에 대한 반동으로 자신의 향수에 번호를 부여함으로써 기존 제품들과의 차별성을 나타내고자 하였다. 또한, 샤넬 N˚5가 발표될 당시 서구사회에서는 경제적이나 과학적 관점에서 숫자가 지니는 중요성과 효율성을 주시하고 있었고, 이러한 분위기는 입체파나 러시아 구성주의 작가들의 작품에 숫자가 등장하는 결과를 낳기도 하였다. 따라서 샤넬 N˚5란 이름은 기존 질서에 대한 도전인 동시에 효율성의 중요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샤넬의 기존 질서에 대한 도전과 효율성 추구는 샤넬 N˚5의 모던한 용기 디자인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네모진 투명 유리 용기에 장식성이 배제된 평범한 서체로 제작한 라벨은 기존의 화려한 향수 용기와는 전적으로 다른 것이었다. 샤넬은 그녀의 소비자들이 환상적인 이름이나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는 좀더 이성적이고 분명한 것을 원한다는 것을 간파하였다. 샤넬 N˚5의 용기 디자인은 모서리가 약간 둥글려진 것을 제외하고는 1921년 당시 모습 그대로 남아 오늘날까지 지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예영 | 고려대학교 교수
서울대학교 의류학과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하였으며, 미국 Iowa State University에서 의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고려대학교에 재직 중이다.
자료협조
샤넬 CHANEL

출처: 네이버캐스터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135&contents_id=60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