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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 이야기

전통한옥의 구조와 특징

 

 전통한옥의 구조와 특징

 

 

1. 한옥의 특징  

한옥은 다른 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는특징을 지니고있다.
그 대표적인 것으로 온돌방과 마루가 함께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온돌과 구들은 추운 북쪽 지방에서 시작되고, 마루는 따뜻하고 습기가 많은 남쪽 지방에서 구조와 특징을 갖고있다.
한옥의 양식은 좌식 생활에 기초하고 있는데 구조는 지방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대체로 한옥에 포함되는 시설은 다음과 같다.

 

 

- 온돌 : 북쪽 지방의 취위를 막기위해 구들을 놓은방, 굴뚝과 고래 사이 아궁이에

            불을 피워 방을 따뜻하게 했다.
- 마루 : 무더위를 식히는 휴식 공간으로 사용한다.
- 처마 : 추녀와 지붕이 내미는 서까래가 처마에 지붕의 멋을 용마루에서 처마끝

            까지 경사면 을 조절해야한다.(이것이 우리 전통의 한옥에 멋이다.)

        겹처마는 서까래를 이중으로 만드는 처마다. 한옥의 아름다움이 더욱더 하다.
- 담장 : 담은 여러가지의 담을 꾸미는 방법이 많이있다. 한옥의 아름다움을 더하기

            위해서이다.
- 안방 : 주인 여자가 거처하는 방
- 대청마루 : 안방과 건넌방 사이의 마루
- 건넌방 : 노인이나 자녀가 거처하는 방
- 사랑방 : 주인 남자가 사용하며 손님을 맞기도 한다.
- 정주간 : 부엌과 방사이에 벽이 없이 부뚜막과 방바닥이 잇닿은 곳.
- 바당 : 부엌
- 행랑채 : 머슴이 거처하는 곳
- 별당 : 사랑채와 안채에서 출입할 수 있는 별도의 집, 상류층 한옥에만 있다.

* 한옥을 통해 본 조상들의 멋과 지혜
* 지혜 : 한옥의 위치와 구조, 기능에서 찾을 수 있다.
- 위치 : 북쪽(뒤쪽)으로는 산이 막아 주고, 남쪽(앞쪽)으로는 들판이나 개천이

            흐른다.
- 구조 : 지방의 기후 특징에 따라 집의 구조가 달랐으며, 온돌과 마루가 이용되었

           
- 기능 : 마루와 방, 마당이 계절에 따라 알맞은 기능을 수행하고, 가족들이 편리한

            생활을 도왔다

*멋 : 지붕의 선과 담 그리고 문살의 무늬 등에서 민족의 은은한 마음씨와 정겨움,

        자연과의 이상적인 일치감을 느낄 수 있다.


 

2. 가구형식 

가구란 건물의 뼈대, 즉 골조(骨組)를 말한다. 이처럼 뼈대를 짜 맞추는 법식을 가구형식 또는 가구법이라 할 수 있다. 가구를 크게 나누면 벽체가구와 지붕가구로 크게 나눌 수 있고 마루․천장․계단가구 등이 있으나 보통 가구라면 지붕가구를 뜻한다.


지붕가구는 지붕을 이루는 골조부분으로 기둥 상부의 공포와 보(梁, 樑), 도리(道里), 장여(長舌), 대공(臺栱), 서까래 등이 포함되는데 목조건축 중에서 가장 복잡하게 결구되며 구조적으로나 의장적으로 중요시되는 부분이다. 건물바깥 처마 밑이나 내부에 노출되는 지붕가구에는 의장적 고안이 필요하며 건물규모나 공포양식에 따라 시대적으로도 변화가 많고 또 가장 복잡하고 아름답게 꾸민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목조건축의 가구는 일반적으로 건물의 종단면을 기준으로 하여 건물의 층수, 고주(高柱)의 수와 위치, 도리의 수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보통 2고주 5량 또는 2고주 7량 등으로 부르는데 이는 대체적인 건물의 규모와 구조를 알기 위해 사용하는 구분법이다.
 

일반적으로 층수와 고주의 수(數)는 건물의 규모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중층이 되거나 건물의 규모가 장대해지면 보의 길이가 상대적으로 길어지게 되고 목재의 한계 때문에 보의 경간(徑間)을 줄이고 구조를 더 안정되게 하기 위하여 고주의 도입은 필수적이게 된다. 이 경우 고주가 하나 있으면 1고주, 고주가 중심에 위치하면 심주(心柱), 2개이면 2고주 등으로 부른다.


서까래를 받는 도리(종도리, 중도리…)의 총수에 따라 삼량(三樑)․오량(五樑)․칠량(七樑) 지붕틀 등으로 구분된다. 이때 중도리는 동자주 또는 고주가 직접 받게 되고 종도리(마루도리)는 대공이 받게 된다. 동자주는 쪼구미라고도 하며, 오량쪼구미, 칠량쪼구미라는 말도 있다.

 

 

                                               5량거 가구


지붕 가구형식의 종류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①삼량(三樑, 세마루) : 단칸집에 쓰이는 제일 간단한 가구형식으로 앞뒤의 주심도리(처마도리)와 종도리만으로 구성된 것이다. 보칸의 규모가 적은 회랑 등의 간단한 건물형식에만 볼 수 있다.
②사량(四樑), 평사량(平四樑) : 한칸사이에 전후중도리가 접근되어 있을 때 종도리 없이 서까래를 수평으로 걸고 그 위에 적심재나 보토(補土)로서 용마루를 꾸민 것이다. 비각(碑閣), 대문 등의 좁은 간사이에 쓰이는 형식이다.
③무고주 오량(無高柱 五樑) : 한칸 또는 두칸의 간사이에 전후중도리를 걸어 꾸민 지붕가구로서 일반 건물에 가장 많이 쓰인다. 이 경우 간사이는 넓으나 높은 기둥이 없이 결구된 것이 특징이다.
④반오량(半五樑) : 전면지붕은 오량으로 꾸미고 후면 지붕은 삼량로 된 것으로서 주택 등의 간소한 건물에 쓰인 예가 있다.
⑤일고주 오량(一高柱 五樑) : 툇마루 또는 복도 등이 있어 중간에 기둥이 설 때 이것을 높이하여 동자주를 겸하게 하고 전후에 지붕보(들보)를 받은 고주를 쓴 오량이다.
⑥심고주 오량(心高柱 五樑) : 건물 중심에 고주를 세운 오량으로 성문(城門) 등에서 볼 수 있다.
⑦이고주 오량(二高柱 五樑) : 건물의 앞과 뒤에 대칭을 이루며 고주와 평주로 짜이고 앞뒤에 퇴칸을 둔 형식으로 양반집에서 흔히 볼 수 있다.
⑧무고주 칠량(無高柱 七樑) : 두칸 이상의 긴보를 쓰는 가구에서 전후에 상하 중도리를 각각 써서 도리의 합계가 일곱이 되는 지붕틀이다. 이 경우 넓은 간사이에 고주가 없이 동자주와 중보, 종보 등 상부구조를 이루기 때문에 상부하중을 지탱하기에는 무리가 되는 구조로 그 예가 드물다.
⑨일고주 칠량(一高柱 七樑) : 동자주를 겸하여 중간에 고주를 세운 것이고 작은 불전 등에서 뒤쪽에 복도를 둘 때에 흔히 쓰인다.
⑩심고주 칠량(心高柱 七樑) : 간사이의 중간에 고주를 세우고 전후로 지붕보(들보)를 받게 되며 위는 중종보나 종보를 받게 된다. 이 기법은 성곽의 문루처럼 측면이 두칸으로 될 때 흔히 쓰인다.
⑪이고주 칠량(二高柱 七樑) : 전후에 고주를 세우고 고주 위에는 오량으로 하고 퇴칸을 달은 형식의 지붕가구로서 중앙은 큰 간사이가 되고, 전후에 복도를 두는 등의 대청이나 큰방에 쓰인다.
⑫무고주 구량(九樑) : 3칸(18자) 내지 4칸(24자)되는 지붕가구로서 도리의 합계가 아홉이 되는 가구로서 단일재의 보로서는 최대형이고 재의 단면높이도 2자 또는 2자반이상이 되어야 한다.
⑬일고주 구량(一高柱 九樑) : 구량각 내부에 고주를 하나 세워서 보의 간사이를 작게 하고 고주 뒤는 툇마루, 복도 또는 다른 용도로 쓰일 때에 유리한 것이다.
⑭이고주 구량(二高柱 九樑) : 내부에 고주 두 개를 세운 큰 간사이의 건물에서 중앙에 대청을 두고 앞에 툇마루․ 복도, 뒤에 고방이나 부속방을 둘 때에 쓰이며 구조적이며 고주 위에는 오량이 되고 평주와의 사이는 삼량형식의 가구로 되는 것이다.

 

 

 

 

3. 한옥의 특징과 장점

한옥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낡은 것’, ‘오래된 것’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실제 한옥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때까지 몰랐던 ‘아름다움’과 ‘조상들의 슬기로움’을 느낄 수 있다. 몇 가지 부분에서 멋스러움과 실용적인 부분을 살펴보기로 하자.

(1) 한옥의 문
문에는 사람과 물건이 출입하는 실질적 기능에 상징하는 의미가 깊이 반영되어 있다. 문을 통하여 사람과 물건 뿐 만 아니라 모든 복과 악한 기운 역시 이 문을 통하여 출입한다고 여겨졌다. 그래서 입춘이 되면 입춘대길 이라는 글을 써 붙이기도 하고, 집안에 필요한 글귀 등을 써 붙이기도 하는 것이다.


대문은 용도와 사용위치에 따라 여러 가지 유형이 있고 그에 따른 격식을 지닌다. 가장 격식을 갖춘 성대한 문은 성과 궁궐의 문이라 할 수 있다. 성이나 궁궐의 대문은 중층이나 단층 지붕으로 격식을 갖추어 위엄 있게 꾸민다. 이들 대문의 지붕은 우진각 지붕으로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같은 궁궐 안에도 용도에 따라 문의 격식이 다르다. 주택에서도 문의 형식은 집주인의 신분과 부에 따라 그리고 문이 놓이는 위치에 따라 다양한 형식을 지닌다. 주택의 대문 중 가장 격식을 갖춘 형식이 『솟을대문』이다. 길게 이어진 담벼락이나 행랑채의 지붕보다 높이 솟은 지붕이 있는 대문으로 지붕이 높이 솟아 있다고 하여 솟을대문이라 부른다. 솟을 대문의 지붕 형태은 맞배 지붕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 마루의 발전과 구조
마루는 남방의 따뜻한 지방으로부터 발전하여 북쪽으로 전파되어 구들과 만나게 되었다. 마루는 한옥에 있어서 남방적인 특성으로 주로 여름에 사용하는 공간이 된다. 마루의 종류는 대청(마루), 툇마루, 쪽마루, 뜰마루로 나눌 수 있다. 대청 마루는 집의 중심이면서 모든 동선의 중심이기도 하다. 대청 마루는 향의 기준이 되며 2칸 내지 3칸으로 만들어진다. 툇마루는 아마도 쪽마루, 뜰마루와 같이 혼용해 사용되는 폭넓은 개념으로 일반인에게 알려져 있는 것 같은데 사실상은 다르다. 툇마루는 툇기둥이 나와있어야 형성되며 툇기둥과 안기둥 사이에 놓이는 폭이 좁은 마루로 처마 안쪽에 위치하여 실내에 속하게 된다. 쪽마루와 뜰마루는 놓이는 위치는 같으나 단지 구조적으로 마루가 기둥에 끼게 되어 고정된 것이 쪽마루,기둥에 고정됨 없이 이동이 자유로운 것이 뜰마루라 각기 부른다.


마루짜임은 장귀틀과 동귀틀은 폭이 큰 부재를 사용하되 네 모서리로만 보내게 되는데 내구성이 좋아 오래 간다. 귀틀맞춤은 장귀틀에 통장부를 만들어 동귀틀에 내다지로 맞추며 이 부분에 마루 동바리 장부 혹은 촉꽂이로 꿰맞춰 귀틀이 꽉 물려있도록 한다. 마루널은 장귀틀에 턱솔로 맞춰지는데 한쪽 끝의 홈턱을 변탕함 없이 마루널을 그냥 옆으로 밀어넣고 마지막 동귀틀을 맞춰 마감한다. 다른 방법으로는 동귀틀을 눕히지 않고 세로로 길게 세워 쓰며 마루면 보다 튀어나오도록 동귀틀을 장귀틀에 맞춰넣는다. 장귀틀 장부는 내다지 뺄목으로 빼내고 메뚜기 산지를 끼워 고정시킨다. 혹은 벌림쐐기로 고정시켜서 뺄목을 잘라내기도 하는데 동바리는 장귀틀에 맞추어 세우게 된다. 이렇게 장귀틀, 동귀틀이 짜이면 그 사이에 두툼한 널판(혹은 청판이라고도 한다)을 끼우게 되는 과정이 남아 있다.

 

대개 청판은 마주한 두 장귀틀의 파인 홈을 따라 청판은 양팔을 벌리고 쭉쭉 밀려 끼어 들어가는데 언제나 맨 마지막 청판은 한팔이 장귀틀 표면에 걸쳐진 채로 마감된다. 이는 청판 보수를 손쉽도록 해준다. 못에 의해 부재들이 고정이 되는 것이 아니라 목구조의 짜임에 의해 설치와 보수 시에도 간편히 할 수 있도록 배려한 조상의 슬기에 놀라울 뿐이다. 마루의 전면 기둥을 잇는 장귀틀 앞에 때로 덧대어지는 얇은 널판이 있는데 이를 여모판 또는 여모중방이라 한다. 이는 마루의 속보임을 줄이고 디딤돌에 놓여진 신발들이 마루 밑으로 떨어짐을 방지함에 있다. 흔히 우물마루라면 위에서 말한 장귀틀과 동귀틀 사이에 청판이 깔려 형성되는 것이고, 장마루라면 이 사이를 긴널판이 장마루 방향으로 놓이는 것을 말한다.


(3) 부엌살림 및 화덕
부엌의 화덕은 구들의 발생과 함께 생겨나서 난방과 취사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화덕은 고구려 고분벽화에도 많이 등장한다. 이러한 화덕의 모양은 조선시대 서민의 주택에서도 나타난다. 화덕이 구들과 연결되어 난방과 취사를 겸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남쪽 지방에서는 취사와 난방을 분리한 아궁이가 있다. 제주도 살림집에서는 취사용 구들을 부엌 외벽 쪽에 따로 마련한다. 고구려의 독립된 화덕과 같은 유의 화덕이라고 보여진다.


조선시대의 일반서민들은 화덕이 구들과 붙으면서 난방과 취사를 겸하게 했다. 그러므로 화덕은 크게 독립된 화덕과 구들과 붙어있는 화덕이 있다. 부엌에는 방에서 튀어나온 다락이 있고 조리를 하는 부뚜막이 있다. 그릇을 넣을 수 있는 찬장이나 찬방이 따로 마련되기도 한다. 한쪽에는 물항아리가 있다. 부엌 옆에는 따로 곡식간이 마련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부엌은 신성시되어 조앙신을 모시는 시설을 하기도 한다. 부엌에서 발생된 연기의 그을음은 목재표면을 검게 감싸지만 표면의 탄소로 인해 목재에 해충이 침입하는 것을 막을 뿐만 아니라 썩는 것도 방지해 준다.



(4) 장독대
우리의 자연환경은 잘 썩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음식을 보관할 때도 발효시키는 방법이 가장 좋았다. 그런 만큼 젖갈류를 비롯한 발효음식이 매우 잘 발달되었다. 고추장, 된장, 간장, 김치, 젖갈류 등을 보관할 장독대는 실생활과 어울려 중요한 요소이다. 발효음식은 햇빛이 잘 들고 통풍이 잘되는 양지바른 곳에 두기 마련이다. 통풍을 위해서 장독대는 지표에서 일정한 높이로 시설된다. 장독 하나 하나에도 돌로 동아리를 해서 받치기도 한다.


장독은 조리를 하는 부엌이나 우물과도 가까워야하기 때문에 대부분 반빗간 뒤에 설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조선시대 후기에는 안채로 반빗간이 합쳐짐에 따라서 안채 부엌과 가까운 곳에 장독을 설치한다. 주로 안채의 후원이나 옆에 설치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부엌 앞마당에 두는 경우도 있다.


장독대의 모양과 장독의 배치도 여러 가지여서 생활의 지혜와 멋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낮은 담장을 쳐서 일곽을 형성하기도 하고 샛문을 다는 경우도 있다. 또 장독에는 찬광과 연결되어 여러 부식물을 보관할 수 있을 정도의 여유공간이 있고 항아리를 둔다.


장독은 음식을 보관하는 곳이지만 정한수를 떠놓고 소원을 비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장독은 정신적인 공간이 되기도 한다.



(5) 환경과 한옥
한옥은 자연과 닮게 짓는다. 산자락에 의지해 지으면서 결코 산을 깍지 않는다. 정원에 쓰는 조경석도 원래 자연에 있었던 것처럼 천연덕스럽게 사용한다. 자연의 운행에 역행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한옥의 건축재로도 목재와 흙으로 헐어 넘어지면 환경의 오염 없이 바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재료들이다. 환경을 고려한 이러한 생각들은 환경보호의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자연환경을 잘 이용해 우리생활에 가장 적합하도록 일조와 통풍 및 조형계획을 해왔다.


한옥의 가장 큰 특징은 온돌과 마루가 공존한다는 것이며 처마를 깊숙이 뺀다는 것이다. 한옥의 평면에 온돌과 마루가 공존하게 된 것은 추운 지방의 평면과 따뜻한 지방의 평면이 결합하면서 생겨난 한옥만이 갖고 있는 특징이다. 사계절의 냉난방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방편이다. 현대건축법에는 처마가 1미터 이상 나오면 건축면적에 포함되기 때문에 많이 빼고 싶어도 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우리의 문화환경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법조문 중에 하나이다. 처마를 깊숙이 하는 것은 여름에 실내로 들어오는 태양광선을 막아 보자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서 보다 쾌적한 실내환경을 만들 수 있고 여름을 시원하게 날 수 있는 것이다.

 

자연에 대한 자연스러운 순응이고 요즘처럼 에어콘을 억지로 돌려 얻을 수 있는 냉방병도 막을 수 있다. 선조들이 오랜 기간동안 건축하면서 얻어진 지혜요, 조영철학 이었던 것이다. 한옥은 또한 울타리 안에 큰 나무를 심지 않았으며 마당에 잔디를 심지도 않았다. 큰 나무가 있으면 집안이 음침하며 벌레도 많아 위생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좋지 않기 때문이다.


집은 쾌적해야 함과 동시에 명랑하고 밝아야 한다. 쾌적하기 위해서는 온도와 습도 등의 신체적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고 명랑한 기분을 주기 위해서는 밝아야 한다. 쾌적한 온도조건을 만들기 위해 처마를 깊숙이 빼다 보면 자칫 집안이 어두울 수가 있다. 그래서 집안을 밝게 하는 방편으로 마당에 잔디를 심지 않고 마사토를 깔아 마당에 반사된 태양빛을 실내에 끌어 들였다. 대단히 고급스런 간접조명 방식이다. 설사 직사광이 들어온다 할지라도 한지를 투과하면서 순화된 부드러운 빛이 들어온다. 빛의 엄청난 조도차이에서 오는 시력의 감퇴를 막을 수 있는 지혜가 한옥에는 있다.

 

또 지붕의 비중이 크다보니까 너무 무거워 보이고 답답해 보인다. 그래서 자연에서 선을 하나 빌려와 지붕에 얹었다. 학이 막 날개를 접고 내려앉으려 할 때의 모양처럼 가볍고 율동적이고 생동감 있게 되었다. 기능을 만족시키면서도 충분히 아름다운 조형언어를 사용한 것이다. 그것은 천연의 아름다움이며 인공의 멋은 아니다. 한옥에는 이러한 물리적이고 환경적인 것 이외에도 사람의 심성을 도야할 수 있는 여러 가지의 배려가 있다는 것이 다른 어떤 주거유형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특징이다. 한옥은 기능과 사용에 따라 독립된 건물로 만든다. 각 건물을 놓을 때는 좌우대칭이 아닌 비정형적 배치를 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리고 각 채들은 마당을 사이에 두고 시원하게 배치된다. 대지가 경사지일 때는 깍지 않고 경사를 그대로 활용하거나 부토를 하여 수평을 잡은 다음 중요건물을 높은데 두고 부속건물은 낮은데 두어 공간의 위계성을 갖게 한다. 여기에 주전은 건물을 크게 하고 지붕도 높게 하여 조화로운 스카이라인을 갖게 한다. 같은 평면에서도 대칭적 구성을 하지 않는다. 또 방을 배치하여도 대청을 사이에 둔다던가 하여 독립성을 갖도록 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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