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은 곳곳에 아라가야의 유적과 유물들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산재하고 있는 유서 깊은 고장입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도항ㆍ말산리고분군(사적 제84ㆍ85호)입니다. 이 도항ㆍ말산리고분군의 북쪽 능선상에 위치한 한 공사장에서 우리나라 발굴사상 최초로 말갑옷의 원형을 간직한 '마갑총(馬甲塚)'이 발견되었습니다. 마갑총이란 유적명 자체도 "말의 갑옷이 묻힌(출토된) 무덤"이라는 것에서 연유한 것입니다. 고구려 고분벽화 속이나 도용(陶俑)으로만 모습이 남아 있던 고대 기마무사가 가야지역에 실제로 존재하였음을 증명해 주는 귀중한 자료로, 우리나라 발굴사상 말갑옷의 전체 원형이 모습을 드러낸 건 함안 마갑총이 최초였습니다.

   
 
 
마갑총은 1992년 6월, 함안 가야읍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주민의 신고로 우연히 발견되었습니다. 5세기대에 축조된 한 기의 대형덧널무덤(木槨墓)으로 규모가 9m에 이르는 단독분이었습니다. 내부는 길이 6.9m, 너비 2.8m, 깊이 1.1m의 긴 타원형의 묘광내에 목재로 짠 널(관)이 설치되었습니다. 바닥은 자갈돌 2~3겹을 깔아 시상(屍床)을 마련한 후, 목곽의 중앙에 다시 3~5겹을 깔아 관대를 만들었습니다. 발견 당시 비늘형태로 제작된 철판들이 흐트러지지 않은 채 형태를 유지한 비늘갑옷의 말갑옷 1벌과, 환두대도를 비롯한 여러 철기류, 토기류가 출토되었습니다.

말갑옷은 비늘의 크기와 구성형태에 따라 3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비늘모양의 철판을 서로 덧대어 겹치고, 뚫린 구멍을 서로 서로 가죽끈으로 연결하도록 제작되어 당시의 뛰어난 철기제작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발견신고를 받고 공사를 중지시켰지만, 아쉽게도 한쪽은(좌측) 공사과정에서 이미 심하게 파손된 상태였지만, 다행히 다른 한쪽은(우측) 완전한 형태를 보존하고 있었답니다.

/최희범(함안박물관 학예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