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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이야기

낙동강하구 장타령(場打令)

낙동강하구 장타령(場打令)

 

 

장터를 따라 돌며 구걸을 하였던 각설이들의 흥겨운 장타령은 장날이라면 어디서던지 들을 수 있었다.

낙동강 최남단 부산의 낙동강변에서 1985년 개최한 낙동민속예술제에 참가했던 <구포 장타령>은 좋은 자료로 보존되면서 노래를 불렀던 박복명 할머니는 예능보유자와 같은 대접을 받으면서 라디오, TV 등에 자주 출연해 왔다. 구포장타령을 불러 화제가 되었던 주인공 박복명 할머니는 지금의 삼락동(예전 가포)에서 오랫동안 거주하셨던 분으로 1980년대 초반까지 가포에 살았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수 있었던 다정한 이웃 할머니였다. 가포에 살면서 장날이면 구포장에 가서 듣고  기억하였던 장타령을 훗날 재현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갈채를 받을 줄은 누구도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아래 내용은 북구 낙동문화원에서 가져 온 것임을 밝힌다.

 

 

구포 장타령(場打令)       

    

 

<낙동민술예술제엔서 재현한 구포장터놀이>

 

낙동강 하류 지역에 위치한 구포(龜浦)에는 조선시대 정부에서 받아들인 조세(租稅), 곡물(穀物)등을 쌓아두는 남창(南倉)이 설치되어 공물선(貢物船), 상선(商船), 어선(漁船)들이 많이 드나들었고, 남창 근처의 강변일대에서 3일, 8일 닷새만에 섰던 구포장(場)은 낙동강 유역의 생활물자를 집산(集散)하는 교역지(交易地)로서 크게 번창 할 수 있었다. 장터가 서게 된 것은 17세기 무렵으로서 농어민들이 그들의 생산물인 곡물이나 가축, 생선, 소금, 수공업 제품등을 가지고 와서 물물교환이나 또는 미포(米布), 전화(錢貨)를 매개(媒介)로 하여 필요한 물자를 살수 있었다. 장터는 지방민이 하루 일을 쉬면서 물자조달을 위해 물건을 사고 파는 상업적인 기능과 함께 장날이 되면 서로 만나 교유(交遊)하고 정보를 입수 하는 등 백성들의 생활 원천으로서 축제적 분위기를 형성하였던 것이다.

 

 

구포의 장터는 현재 장이 있는 곳이 아니라 남창이 있던 강변 쪽에서 철도 건널목이 있는 구포파출소 앞의 넓직한 마당에서 장이 섰고, 부근의 골목마다 시장이 벌어 졌다고 한다.

강변쪽의 나루터에서부터 생선전, 젖갈전이 섰고 안쪽에서 짚신전, 포목전, 잡화점등이 진열하여 매매 하였으며 중국상인 골목도 있었고 쇠전(牛廛), 나무전 등이 있었다.

장날이 되면 상품을 가지고 장터를 돌면서 행상을 했던 등짐, 봇짐 장수들이 찾아왔고 또 하나 밥을 빌어 먹으면서 장바닥을 누비던 각설이들이 찾아와서 장타령을 부르면서 문전걸식(門前乞食)을 하였다.

각설이들은 시장의 점포를 돌면서 노래를 불러서 문안을 드리면 주인은 무엇이든 조금씩 베풀어 주었고 그러면 각설이들은 다음 집으로 찾아 나선다.

각설이타령은 서두에 ‘얼씨구 씨구 들어 간다’는 가사를 반복하면서 갖가지 타령을 부르는데 전국에 찾아 다닌 장(場)이름을 붙여 재미있는 사설(辭說)들을 늘어 놓는 장타령을 부르게 된다.

장타령은 서북(西北)지방, 강원도, 충청도 등지의 장타령이 있는데 구포장이 나오는 장타령은 경상도 특유의 사투리가 섞인 재미있는 내용이 담겨있다.

 

■ 구포 장타령 내용

 

 ● 문안인사와 신세타령

 

    어허허리고 들어간다 품바 좋다 각설아

    아래장에는 눈이 오고

    어제장에는 비 오고

    오늘 장에는 내가 왔소

    먼저번의 고령(高靈)장 고뿔 풀어 못 보고

    다음날의 현풍(玄風)장 바람 불어 못 보고

    아렛날 야로(冶爐)장 야단 맞아 못 보고

    어제날 성주(星州)장 성이 나서 못 보고

    이핑게 저핑게 못 보고 오늘 구포장을 찾아 왔소

 

이렇게 장터를 돌아 다니면서 어디 어디를 들렀다가 오늘 여기 찾아 왔노라고 이렇게 문안인사를 하는 것이다.  

이어서 각설이가 된 신세타령을 늘어 놓는다.

 

  우리야 부모님이 날 낳어(아)서 어이 고이나 길렀네

  독서감내 앉햐(혀)서공자맹자 다 늘쳐

  물려 줄 것이 없어서  튀전 한 벌을 물렸네

  품바나 얼시구 좋훗네 거들거리게도 생겼다.

 

●각설이 숫자 풀이

 

1자, 2자, 3자, ····9자, 10자까지 들먹이며 숫자에 맞는 사설을 늘어 놓는다.

 

 일자나 한자 들고보니 일월이송송 해송송

 밤중에 샛별이 완연하네.     

 하늘 빠딱(번쩍) 쳐다보니 북두칠성이 돌아갔네

 

(후렴) 어절시구 잘한다    품바나 품바나 자리한다

 이자 한장 들고보니 진주기생 의암이는

 우리나라를 섬길라꼬 왜장청청 목을 안고

 진주 남강에 떨어졌네

 (후렴)

 삼자 한장 들고보니 삼동가리 늘어졌는데

 팔도어사 오신다고  등촉 밝히기가 바빴네

  (후렴)

 사자 한장 들고보니 사시청풍 가는 길에

 외나무 다리 친구만나 인사하기 바빴네

 (후렴)

 오자 한장 들고보니 오관참장 관운장은

 적토마를 집어 타고 제갈선생을 찾아간다

 (후렴)

 육자 한장 들고보니 육지장지는 대장지

 대국서 나왔다 집사장 대국사신 드나들때

 편지 전하기 바빴네

        

 (후렴)

 칠자 한자 들고보니 칠년대한 가뭄날에

 앞뒤뜰에 비가 묻어 방울방울 빗방울

 줄기줄기 빗줄기 만인간이 춤을 춘다

 (후렴)

 팔자 한자 들고보니 아들형제 팔형제

 한서당에 글을 읽고 경주 서울 첫서울

 과거하기를 힘쓰다

 (후렴)

 구자 한자 들고보니 구실구실 늙은중

 백팔염주 목에 걸고 마을동냥 하느라고

 밥술 놓기가 바빴네

 (후렴)

 장자 한자 들고보니 서울이라 장안에

 범이 한마리 있는데 그 범한마리 잡으려고

 일등포수가 다모여  그 범한마리 못잡고

 제물에 살큼넘겼네

 (후렴)

 

● 신세타령과 고리타령

 

  우리 부모가 날 길러 영화도 보렸더니

  전생의 팔자가 기 막혀

  몹실(쓸)년의 병이 들어

  요러나(이러한) 종사를 하고 있네

  품바나 얼시구 좋훗네 거들거리게도 생겼다

  생겼다가 병 나면 곁에 약국은 판 나고

  먼데 약국은 씨(쓰)러 진다.

  오르릉 부르릉 물레질 청사도복에 바느질

  뒷집 큰 애기 노루개라.

  이어 품바 좋 -- 다

 

  품바품바 각설이      

  고자나 한장 들고 보니

  골골에서 모인 장꾼

  나의 행색 거동 바라본다

  입는 고리는 저고리  

  나는고리는 꾀꼬리

  뛰는 고리는 개고리  

  여는 고리는 문고리

  거는 고리는 귀고리  

  골골마다 다녀도

  우리 구포장이 제일일세

 

이렇게 슬쩍 찾아간 고장을 인심이 좋다고 찬사를 늘어놓는다.

 

● 전국장타령

 

  뚤울뚤울 돌아 왔소       각설이라 멱서리라

  동서리를 짊어지고        뚤뚤몰아 장타령

  서서본다 서울장           다리가 아파 못보고

  앉아본다 안성장           궁댕이 아파 못보고

  설설긴다 기계장           무릎 아파 못보고

  황금빛에 구리장은        눈이 비취어 못보고

  해 넘어간다 서산장       어둠침침 못보고

  술 취한다 청주장          어지럽어 못보고

  예산없는 예산장           너무 비싸서 못보고

  껑충뛴다 제천장          신발없어 못보고

  바람분다 청풍장          선선해서 못본다

  얼었다 녹았다 논산장  나막신이 없어 못보고

  마음순한 순천장          너무 히퍼서 못보고

  거래 찔긴 여수장         인정이 없어 못보고

  동서남북 사방장          왔다 갔다 못본다

 

  화강장을 보잣드니      영감많아 못보고

  온양장을 보잣드니      건달많아 못보고

  아산에는 둔포장         큰 애기술장사 제일이라

  보은청산 대추장은     처녀장꾼 제일이요

  엄병주천 충주장은     황색연초 제일이요

  천안이라 옛장터는     능수버들 척늘어졌다

 

● 강원도 장타령

 

 춘천이라 샘발장      신발이젖어 못보고

 흥천이라 구만리장   길이멀어 못보고

 이귀저귀 양귀장      당귀많아 못보고

 한자두자 삼척장      배가 많아 못보고

 명주바꿔 원주장      값이비싸 못보고

 횡설횡설 횡성장      에누리많아 못보고

 값많은 강릉장         값이비싸 못보고

 이통저통 통천장      알것많아 못보고

 엉성듬옷 고성장      심심해서 못보고

 이천저천 이천장      개천많아 못보고

 철턱철턱 철원장      길이질어 못보고

 영넘어라 영월장      담배많아 못보고

 어화저화 금화장      놀기좋아 못보고

 희희층층 희양장      길이험해 못보고

 이강저강 평강장      강물없어 못보고

 정들었다 정선장      갈보많아 못보고

 화목많은 화천장      길이막혀 못보고

 양식팔아라 양양장   쌀이많아 못보고

 즉금왔다 인제장      일이바빠 못보고

 울퉁불퉁 울진장      울화나서 못보고

 안창곱창 평창장      술국좋아 못보고

 태산같은 태백장      너무 높아서 못보고

 

● 각설이 서리타령 - 먹자타령

 

 어절시구시구 들어간다

 저절시구시구 들어간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왔네

 품바나 품바나 들어간다

 

 7, 8월에는 홍서리

 타작 마당은 콩서리

 빌어먹을 서리는 각설이

 품바나 품바나 들어간다

 

비록 거지 행세를 하지만 나도 인간으로 태어나서 할말이 많다고 늘어 놓는다

 

 이놈의 각설이 이래도 정승판서 자제로서

 팔도 감사 마다하고 노랑이 돈에 팔려서

 각설이로 나섰네

 지리구 지리구 잘한다 품바하고 잘 한다

 찬물동이나 먹었는지      시원시원 잘 한다

 기름동이나 먹었는지      미끈미끈 잘 한다

 뜨물동이나 먹었는지      걸직걸직 잘 한다

 새끼사리나 먹었는지      설 - 설이 잘 한다

 논어맹자를 읽었는지      유식하게도 잘 한다

 사서삼경을 읽었는지      대문대문 잘 한다

 네 선생이 누구인지        날보다도 잘 한다

 

이처럼 각설이들은 걸식을 하면서도 애교가 있는 말로서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들인다

 

● 바지 각설이

 

 내리(려)가면 이바지        올라가면 막바지

 여름바지는 홑바지          겨울바지는 합바지

 얼시구나 들어간다          품바나 품바나 들어간다

 여름바지는 흩지고          겨울바지는 툭지고

 이바지 저바지 막바지      진짜바지는 아바(버)지

 얼시구나 들어간다          품바나 품바나 들어간다

 

  ● 낙동강하류지역 장타령

장터를 따라 돌며 구걸을 하였던 가설이들의 장타령은 낙동강 하류지역에 와서 좀더 체계적으로 정리가 되어 있다.

낙동강 최남단 부산의 낙동강변에서 1985년 개최한 낙동민속예술제에 참가했던 <구포 장타령>은 좋은 자료로 보존되면서 노래를 불렀던 박복명 할머니는 예능보유자와 같은 대접을 받으면서 라디오, TV 등에 자주 출연해 왔다.

 

 샛바람 반지 하단(下端)장              엉덩이가 시러버(워)서 못 보고

 골목골목 부산(釜山)장                  질(길) 못 찾아 못 보고

 나리(루) 건너 맹호(鳴湖-명지)장   선개(船價)-뱃삯) 없어 못 보고

 벌판같은 김해(金海)장                  여빗돈이 없어 못 보고

 강건너 떡돌(德斗)장                     나릿(룻)배가 없어 못 보고

 꾸벅꾸벅 구포(龜浦)장                 허리가 아파 못 보고

 고개 너머 동래(東萊)장                다리가 아파 못 보고

 미지기 짠다 밀양(密陽)장            싸게를 묵(먹)어서 못 보고

 아가라 크다 대구(大邱)장            너무 넓어서 못 보고

 이산 저산 양산(梁山)장               산이 가리어서 못 보고

 울루루 갔다 울산(蔚山)장           하도 바빠 못 보고

 언제 볼까 언양(彦陽)장              어정어정 못 보고

 남실남실 남창(南昌)장               물이 짚(깊)어서 못 보고

 

 들락날락 입실(入室)장              문이 닫혀 못보고

 코 풀었다 흥해(興海)장             미끄럽어서(러워서) 못 보고

 똥 샀다 구례(求禮)장                구린내가 나서 못 보고

 깎아 말린 감포(甘浦)장             딱딱해서 못 보고

 이리저리 못 보고 장꾼              신세가 말 아니네

 이장 저장 못 보고 장타령만 하는구나

 품 - 품 - 각설아

 이장 저장 다 다녀도 우리 구포장이 제일일세

 

 가시나 머슴아 합천(陜川)장

 노인들의 잔치 고령(高靈)장

 바람이 세어 풍기(豊基)장          먼지가 날려 못 보고

 초상났다 상주(尙州)장              눈물이 가리워 못 보고

 눈 빠져졌다 명태(明太)장          어두워서 못 본다

 희떡퍼떡 갈치장                       눈이 부셔 못 본다

 서가 봐도 좌천상                      아이고 추워서 못 보겠다

 

● 각설이 <길타령>

 

 길로 길로 가다가                     동전한닢주웠네

 주운 동전 남을 줄까                남을 주느니 내가 하지

 품바나 품바나 들어간다

 혼자가면 심심길                      둘이가면 담뱃길

 셋이가면 가레길                      품바나 품바나 들어간다

 넷이가면 투전길                      투전 끝에는 웃통길

 돈잃은 놈은 짜증길                  품바나 품바나 들어간다

 옆에 놈은 개평길 주먹              큰 놈은 무법길

 돈 딴 놈은 도망길                    어절시구나 잘도한다

 저절시구나 잘도한다               품바나 품바나 잘도간다

 

● 잡각설이 타령

 

 잡놈 한번 섬겨보자                물밑에 잡놈은 뱀장어

 땅밑에 잡놈은 뒤지기             어절시구 들어간다

 품바나 품바나 들어간다

 지상잡놈은 개자식                하늘의 잡놈은 조물성

 인간의 잡놈은 각설이            어절시구 들어간다

 품바나 품바나 들어간다

 

이처럼 각설이들은 온갖 타령을 늘어 놓으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동냥을 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 내차지 타령

 

 국전으로 찾어(아)가면         국물 차지는 내 차지

 떡전으로 찾어 가면              고물 차지는 내 차지

 담배전에 찾어 가면              뿌스레기 담배는 내 차지

 고기전에 찾어 가면              비늘 차지는 내 차지

 옷전으로 찾어 가면              헌두디기 차지는 내 차지

 쇠전(牛廛)으로 찾어 가면     소똥 차지는 내 차지

 이장 저장 다 다녀도             우리 구포장(龜浦場)이 제일일세.

 

● 구걸

 

그리고는 한푼달라고 본격적인 구걸을 하게 되는 것이다

 

 아주머니 보기는 반갑고

 술단지 보기 즐겁고

 소꼿밑을 보니 정 떨어진다

 (후렴)

 왔소 왔소 내가 왔소

 내가 왔어도 싫어하고

 술달라 해도 싫어하고

 만장판에 장꾼들요 이내 말을 들어보소

 어허 품바 각설이 온 장꾼이 몰려온다

 아지매 한푼 주이소 아제도 한푼 주이소

 오라는데는 없어도 볼 곳도 많으니

 날 좀 보내 주이소

 나는 이 짓이 농사이니 이 타령을 놓으면

 기집자슥(계집자식) 다 굶기고

 하리(루)장만 빠지면 할애비 손자 다 죽으니

 다음 장에 또 오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