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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이야기

[스크랩] 알람브라의 상징 아라야네스 정원

 

메수아르 궁에서 나오면 코마레스궁과 연결된다. 코마레스 궁은 나스르 궁전의 핵을 이루고 있는 곳으로 외교와 정치의 중심부였다. 왕은 이 곳에서 집무를 보았고  대사의 방에서 각국의 대사들을 접견 했다.

 

코마레스 궁의 중심에는 직사각형의 커다란 연못을 둘러싸고 있는 아라야네스(천일화) 안뜰이 펼쳐진다. 왕을 알현하기 위해 온 각국의 대사들은 대사의 방으로 가기 위해 아라야네스 안뜰을 거쳐야 했는 데 왕을 만나기도 전에 오금이 저렸다고 한다. 사막의 민족이 만든 물의 예술에 감동하고 물에 비친 코마레스탑의 거대함에 심장이 엇박자로 날뛰어 숨이 턱턱 막히었단다. 

먼 옛날 각국 대사들의 숨통을 조였던 아라야네스 정원은 깨질 듯 푸른 하늘을 연못 속에 그대로 집어넣어 자꾸만 그 속으로 우리를 침잠시키려 한다. 어느 것이 수면인 지, 어느 것이 지면인 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아라야네스 정원. 연못은 거대한 거울이 되어 코마레스 탑을 비춘다.

 

 

 

 

 

 

아라야네스 정원을 마구 누비고 다녔다. 반영의 미학을 거듭거듭 확인하며. 쪼르르 왼쪽도 가보고, 파다닥 오른쪽도 가보고, 연못 난간에 기대어 나도 풍경이 되어보고.  

 

 연못 안에 내가 있다. 아니 하늘 안에 내가 있다.

 

아라야네스 정원에서 반쯤 넋이 달아난 대사들은 서둘러 대사의 방으로 들어섰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천장 가까운 곳 벽에서는 빛들이 쏟아져 들어오건만. 눈을 비비고 또 비벼도 알현할 왕은 보이지 않는다. 그 때 들려오는 목소리 하나

"어느 나라에서 온 누구신가?"

맙소사. 왕은 빛을 등지고 앉아 허둥대며 들어온 대사의 일거수일투족을 담담하게 바라본 것이다. 협상을 할 때는 허점을 보이면 안 되는 데. 어둠 속의 왕, 대사에게는 왕이 보이지 않건만 왕은 대사의 미세한 얼굴 표정까지도 사그리 감지해낸다. 그 왕 앞에서 어느 누가 감히 거짓을 고할 수 있단 말인가? 

 

 대사의 방 장식들

 

 

대사의 방을 나서 아라야네스 정원과 이어진 왕의 사적인 공간 라이온 궁으로 들어선다.

 

           이 문을 들어서면 라이온 궁 사자의 안뜰이 있다.

 

 

라이온 궁 이야기는 조금 뒤에...

 

 

 

출처 : 별을 가꾸며
글쓴이 : 호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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