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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이야기

[스크랩] 알람브라의 향기

 

 

 

이슬람 장식미의 결정체 나스르 궁전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서서 그라나다의 역사를 지켜본 알람브라 궁전 이슬람 문화와 예술의 결정체이다. 기록에 의하면 알람브라 궁전은 9세기에 건설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나스르 왕조 초대 왕인 무하마드 1세에 의해 그라나다 왕국이 건국되자 왕은 알람브라 터에 자리을 잡았고 역대 왕들에 의해 성 안에 궁전이 세워지고 7대 왕인 유수프 1세 시대에 지금의 나스르 왕조 궁전이 완성되었다. 이 시대가 그라다나 왕국의 절정기였고 내분에 의해 국력이 쇠퇴하기 시작한 1492년, 레콩키스타에 의해 무혈로  카톨릭 왕 부처에게 고스란히 양도된다. 그 후 알람브라는 세인들에게 잊혀졌다가 워싱턴 어빙의 <알람브라 이야기>로 다시 주목을 받게 되어 오늘에 이른다.

 

알람브라에는 현재 나스르 왕조 궁전과 요새인 알카사바, 카를로스 5세 궁전, 여름 별궁이었던 헤네랄리페 정원이 남아 이슬람 문화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외관은 소박하지만 그 내부에는 놀랄 만큼의 정교하고 화려한 장식미의 세계가 펼쳐짐으로써 보는 이들을 기함하게 만든다.

 

성수기에는 표를 예매하지 않으면 당일날 새벽에 나서야 겨우 볼 수 있다는 알람브라이다. 나스르 왕조 궁전이 30분 간격으로 입장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입장권에 명시되어 있는 시간 안에 입장하지 않으면 무효가 되는 데 나스르 왕조 궁전 외에는 입장 시간 제한이 없다.

비수기에 여행을 하면 다소 여유롭게 그 곳의 자연 및 인문환경을 즐길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녹색빛의 향연을 볼 수 없음이 다소 아쉽지만 스페인은 지중해를 접한 남녘땅 태양의 선물을 받아서 겨울에도 여름만큼은 아니지만 어디서나 자연빛을 넉넉히 볼 수 있었다.

 

알람브라로 가는 30번 미니버스, 얽히고 좁은 골목길을 잘도 빠져나간다.

 

이사벨 라 카토리카 광장에서 30번 버스를 타고 9시반에 알람브라 입구에 도착하니 띄엄띄엄 사람들이 오간다. 10시표를 예매하고 헤네랄리페 정원을 지나 나스르 궁전으로 향했다. 스페인 겨울 여행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을 본 날이다. 삼삼오오 정담을 나누며 나스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있어 카를로스 5세 궁전을 볼 까 망설였으나 알람브라의 백미인 나스르 궁전을 보기 전에는 아무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 같아 애꿎은 시간만 탓하고 있었다. 어찌 그리 시간이 더디 흐르던 지. 정원 여기저기에서는 인부들이 꽃단장으로 한창이었다.

 

정확히 10시 표를 점검하고 입장을 시킨다. 쉼호흡을 한다. 시험 보러 가는 수험생도 아니건만 입안이 바짝 마르고 심장이 방망이치는 것은 무엇이란 말이더냐!

나스르 왕조의 역대 왕이 살았던 나스르 왕조 궁전은 예전에는 7개의 궁이 있었다고 하지만 지금 남아있는 것은 메수아르 궁, 코마레스 궁, 라이온 궁뿐이며 이 세 군데를 묶어 나스르 왕조 궁전이라고 한다. 왕궁의 입구는 메수아르 궁에 있다.

 

 나스르 왕조로 들어가는 문. 아주아주 소박한 이 문을 지나면 당신은 눈을 의심하게 된다.  

 

메수아르 궁의 방은 나무를 짜서 만든 천장이 매우 인상적인 곳이다.

 

 

 못하나 대지 않고 짜서 만든 천장. 우리 한옥 건축과 닮았다

 

 

 

메수아르 궁의 나무 천장과 천장을 바친 기둥의 정교한 캘리그래피르 비롯한 장식들

 

 메수아르 궁 황금의 방에서는 알바이신 지구가 한가득 들어온다

 

우상숭배를 금지했던 이슬람교에서는 선과 형, 그리고 색으로 표현되는 추상적이고 평면적인 문양으로 건물을 장식하는 장식 기술이 발달했는 데 알람브라에서도 여러 가지 문양을 볼 수 있다. 이슬람 건축의 장식 중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것이 '아라비야 문양'인데 주로 담장이나 꽃이 묘사된 식물 문양, 기하학 문양, 코란이 새겨진 캘리그래피(문자)로 나눌 수 있다. 특히 알함브라 궁전에 남아 있는 아라비야 문양 즉 아라베스크 문양은 이슬람 걸작의 최고로 불리어진다. 알함브라를 건설한 무어인들은 벽돌과 목재, 석고 등과 같은 건축 재료 위에 '스투코'라 불리는 회반죽을 바르고 놀랄 만큼의 정교한 세공을 가했다. 또한 파랑, 빨강, 노랑, 초록을 기조로 한 모자이크 타일이 장식으로 사용되었되기도 했다. 알람브라 궁전에서는 캘리그래피와 추상적 혹은 구체적으로 표현된 식물 문양의 회반죽 세공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장식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아라베스크로 촘촘히 새긴 장식미. 인간이 창조할 수 있는 한계의 끝은 어디일까

 

 파랑을 기조로 한 모자이크 타일

 

이슬람 건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캘리그래피는 아랍 장식서체라고도 불리는 데 회반죽과 타일, 석재 등 여러 가지 소재에 새겨져 있다. 이슬람교에서는 이 독특한 서체를 신의 말씀에 형태를 부여한 것이라고 여긴다. 나스르 왕궁에는 식물 문양 위에 새겨진 캘리그래피가 많은 데 '신만이 승리자다'라는 문구를 즐겨 사용했다고 한다.

 

 당초 무늬 위에 새겨진 캘리그래피

출처 : 별을 가꾸며
글쓴이 : 호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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