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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사와 청류동천

새소리·물소리 들으며 마음껏 책 읽을 수 있는 곳

새소리·물소리 들으며 마음껏 책 읽을 수 있는 곳

 

[부산] 차가운 계곡물이 흐르는 백양산 운수천은 한여름 가족 단위의 휴양객들이 더위를 피해 자주 찾는 명소 중 하나이다. 깨끗하고 시원한 물과 푸른 나무로 이뤄진 숲은 최상의 휴가 공간을 제공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이곳은 첨벙첨벙 헤엄치고 노는 재미 외에 또 다른 즐거움이 숨어 있어 더욱 인기가 높다. 바로 물놀이가 지겨워졌을 때쯤 재미있는 책을 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기 곳이기 때문이다.

계곡 한가운데에서 책을 볼 수 있게 된 건 백양산 운수천 조성된 ‘숲속도서관’ 덕분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책부터 어른들이 즐길 수 있는 소설책까지 장르별로 책장에 나란히 자리 잡고 있어 호기심에라도 한번쯤 들르게 된다.
 




백양산 운수천 일대의 모습. 울창한 숲과 계곡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뽐낸다.
 
부산 모라역에서 백양산 운수사로 올라가는 등산로를 따라 20분 남짓 올라가면 ‘운수천’이라는 계곡이 나타난다. 울창한 숲과 길게 이어진 계곡이 있는 산 속에 과연 도서관이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다가가 내려가다보면 계곡 옆에는 잔디로 깔끔하게 정돈돼 있는공간이 나타난다. 이곳에는 벤치와 책을 읽을 수 있는 책상, 두런두런 앉아 노닐 수 있는 정자가 있는데 한쪽에 갈색 전화부스 형태로 된 ‘숲속도서관’이 마련돼 있다.

‘숲속도서관’은 부산 사상구가 녹지공원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한 공간으로, 지난 3월 학장중학교 인근 체육공원에 ‘숲속도서관 1호점’이 설치됐다. 이후 숲속도서관에 대한 반응이 좋아 시민들이 잘 찾는 쉼터인 모라동 백양산 운수천과 주례동 건강공원, 엄궁동 엄궁2호 공원에 연이어 설치하며, 현재 총 4개의 숲속도서관이 조성돼 있다. 
 

 

 
예전에는 산이나 공원, 계곡과 같은 자연 속에서 독서를 하기 위해서는 집에서 직접 책을 가지고 오거나 인근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와서 읽어야 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하지만 숲속도서관의 등장으로 무겁게 책을 가방에 넣어 들고 오지 않아도 다양한 종류의 도서를 자유롭게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됐다.

가족과 함께 운수천 계곡을 찾은 김은영(37)씨는 “날씨가 더워 아이들이 물놀이를 할 수 있도록 운수천을 찾았다.”며 “물놀이를 너무 오래하면 감기가 걸릴 수 있고 몸도 지쳐서 중간중간 쉬어줘야 되는데 그때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게 하면 심심해 하지도 않고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다만 “초등학생 아이들이 볼 만한 책이 조금 부족한 것 같다. 운수천은 가족 단위로 많이 찾는 만큼 어린이들이 즐겨볼 수 있는 책 종류가 조금 더 보완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숲속도서관 주변으로는 벤치와 책상이 구비돼 있어 책을 편하게 앉아서 읽을 수 있다

 
숲속도서관은 부산시에서는 사상구가 최초로 설치한 것이지만, 서울과 인천, 대구, 경기도 일대에서는 이미 좋은 반응을 얻으며 운영되고 있는 새로운 도서관의 형태이다.

숲속도서관은 전화기 부스 만한 규모로 약 300여 권의 책을 갖추고 있다. 책을 따로 대여하는 절차나 자격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고 남녀노소 누구나 자유롭게 24시간 내내 보고 싶은 책을 꺼내서 보고 다시 제자리에 꽂아놓으면 된다.

숲속도서관 책은 사상구에서 구매하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주민과 사회단체에 의해 기증받은 책들이다. 기증 또한 주민 누구나 할 수 있으며, 사상구청 녹지공원과를 통해 할 수 있다. 
 
숲속도서관은 기증된 책들로 구성돼 있다.

백양산 숲속길을 가끔씩 산책한다는 양미자(57)씨는 “운수천 주변이 옛날에 비해 많이 변했다. 예전에는 계곡에 접근하는 것이 어려웠는데 이제 계곡 일대가 정비돼 쉼터와 정자가 마련돼 있어 한층 편리해졌다.”며 “무엇보다 숲속도서관도 설치돼 자연 속에서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해준 것에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 씨는 “처음에는 책을 감독하는 사람도 없이 이게 잘 유지될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는데 매번 비어있는 책장 없이 깨끗하게 정돈돼 있는 걸 보니 이용자들 간의 배려와 신뢰의 문화가 잘 정착되고 있는 것 같아 보기 좋다.”고 덧붙였다.

부산시 사상구 녹지공원과 관계자는 “숲속도서관은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과 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목적으로 설치됐다. 이를 통해 주민들의 건강과 정서함양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독서를 함에 있어 공간적 제약을 주지 않아 ‘독서의 해’인 올해 1년에 12권의 책을 읽는 운동을 실천하는 데에도 좋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숲속도서관은 24시간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하다.

도서관 하면 흔히 깔끔하게 지어진 큰 건물에 사서가 관리하는 조용한 공간을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숲속도서관은 조용한 독서분위기가 아닌 새소리와 물이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자유롭게 책을 빌리고 반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이뤄진 새로운 도서관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건물 밖을 벗어나 형식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곳이란 점에서도 숲속도서관이 갖는 의미는 크다. 도서관 회원증도 필요없고 대출권수의 제약도 없다. 시민들의 양심과 배려로 운영되는 친근한 도서관이다. 숲속도서관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독서 문화가 독서의 해인 올해 더욱더 빛을 발하길 기대해본다.

정책기자 정무송(직장인) mussovv@hanmail.net

https://news.naver.com/main/read.nhn?oid=298&aid=0000089057

 

새소리·물소리 들으며 마음껏 책 읽을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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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기>>

숲속도서관은 2018년부터 산불진화 장비보관함으로 그 기능을 변경되었다. 숲속도서관에 보관 도서는 대부분 오래되어 시민들로 하여금 관심을 받지 못함에 따라 이용율이 낮은점이 가장 큰 이유로 산불방지가 시급함에 따른 조치였다.

종래 숲속도서관에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산불진화 장비보관과 응급구급함으로 기능이 변경된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