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배기 부산 이야기를 찾아가는 여정"
이야기 할배·할매와 함께 걷는 부산 원도심 스토리 투어
부산은 두 얼굴을 가진 도시다. 화려한 마천루와 번화한 해운대가 떠오르는 세련된 이미지, 구불구불한 산복도로와 오래된 골목으로 대변되는 소박한 이미지다. 그만큼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여행자를 유혹하는 도시다. 그동안 부산의 겉모습 위주로 여행했다면, 이제 역사와 문화를 담은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부산의 속살을 느껴보자.
글 김수진, 사진 한국관광공사 DB, 부산관광공사
역사와 문화가 담긴 부산 여행을 시작하다
'이야기 할배‧할매와 함께 걷는 부산 원도심 스토리 투어'는 부산 원도심에 산재한 근대 역사·문화 자원을 기반으로 먹거리와 볼거리, 쇼핑을 연계한 관광 코스다. 부산을 좀 더 깊이, 특별하고 재미있게 여행하고 싶은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고, '2016 한국 관광의 별' 지역 전통 관광자원 부문에 선정됐다.
부산 원도심에 해당하는 중구·서구·동구·영도구 일대에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피란민의 이야기가 있다. 그 숨은 이야기를 따라 걷는 코스인데, 스토리텔러가 해당 지역에서 청춘을 보낸 어르신들이라 더 특별하다. 그 시절을 겪은 분들이기에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영도대교, 용두산, 초량이바구길, 국제시장, 흰여울문화마을, 부산공동어시장을 중심으로 6개 코스가 구성된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정기 투어를, 주중에는 수시 투어를 진행한다.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날짜와 코스를 신청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부산의 근현대사를 오롯이 담은 코스를 따라
6개 코스 모두 부산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다. '이바구길 걷다' 코스는 부산역에서 도보로 이동 가능한 곳에서 시작한다. 부산항 개항 시기부터 한국전쟁으로 피란민이 모여든 1950~1960년대, 산업부흥을 이룬 1970~1980년대 등 부산의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담아낸 초량이바구길을 중심으로 돌아보는 코스다. 우선 부산 최초의 근대식 개인 종합병원인 옛 백제병원과 부산 최초의 물류 창고인 남선창고 터를 돌아본다. 옛 백제병원은 폐업 후 중국집, 예식장 등으로 활용되다가 지금은 카페로 변신했다. 업사이클링 전문 디자인 회사 브라운핸즈가 옛 모습을 그대로 살려 빈티지한 카페 겸 문화 공간으로 꾸몄다.
부산 최초의 교회인 초량교회를 거쳐 168계단 앞에 선다. 가파른 168개 계단을 마주하니 '헉' 소리가 절로 난다. 이 계단을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락내리락했을 서민의 고단함이 그려진다. 다행히 올해 주민의 편의를 위해 8인승 모노레일이 설치되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168계단을 오르다 보면 김민부전망대를 만난다. 이 지역 출신 천재 시인 김민부를 기리는 뜻에서 조성된 곳으로, 부산항과 원도심이 어우러진 전망이 펼쳐진다. 잠시 쉬며 거친 숨을 고른다.
이제 부산 여행의 메카 남포동으로 가자. 이곳에서 부산 원도심 스토리 투어 두 코스가 운영된다. '국제시장 기웃거리다' 코스는 부산지하철 1호선 남포역 인근 부산종합관광안내소에서 시작한다. 여행자들이 좋아하는 국제시장과 부평깡통시장을 함께 돌아볼 수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상징인 BIFF광장을 거쳐 국제시장으로 향한다. 국제시장은 해방 후 자국으로 돌아가던 일본인들이 보따리를 내다 팔았다 하여 '도떼기시장'이라고도 불렸다. 비빔당면과 충무김밥, 떡볶이 등 주전부리가 많고, 최근 영화 〈국제시장〉으로 유명세를 탔다. 영화에 나온 '꽃분이네'는 국제시장 최고의 포토 존이다.
한국전쟁 이후 피란민이 많아지면서 함께 성장한 보수동책방골목을 돌아보고, 우리나라 1호 야시장으로 알려진 부평깡통시장으로 간다. 한국전쟁 이후 미군 부대에서 나온 보급품이나 통조림 등을 팔던 시장이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지금도 미국이나 일본 상품을 판매하는 가게가 있다. 부산어묵을 파는 곳이 즐비하고, 부평깡통시장의 대표 간식인 단팥죽과 팥빙수를 내는 집도 많다. 각종 별미가 가득해 무얼 먹을지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남포동에서 용두산과 광복로를 여행할 계획이라면, '용두산 올라 부산포를 바라보다' 코스가 좋다. 첫 목적지는 부산 최초의 주상 복합 아파트인 부산데파트다. 데파트는 백화점을 가리키는 일본어로, 가운데 중정을 둔 삼각형 구도의 건물 외관이 이색적이다. 영화 〈도둑들〉에 등장한 뒤 유명해졌다. 부산데파트에서 광복로가 지척이다. 상가가 밀집한 쇼핑 번화가 광복로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이 가장 많이 살던 곳이다. 해방 후 그 의미를 담아 광복동, 광복로라는 이름을 붙였으며, 지금도 일제강점기의 흔적이 있다. 초량왜관 책임자의 공관으로 사용된 관수가와 초량왜관 터를 돌아보고, 용두산공원에 오른다. 일제강점기에는 신사가, 한국전쟁 이후에는 피란민이 모여 산 판자촌이 있던 곳이다. 지금은 부산타워가 자리한 공원으로 변신했다. 부산타워에 오르면 부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부산의 근현대사를 알 수 있는 부산근대역사관과 최초의 일본 사찰이 세워진 대각사에 들러보는 것으로 코스가 마무리된다.
바다가 있어 더욱 생동감 넘치는 길
부산 여행에서 바다가 빠지면 섭섭하다. 부산 원도심 스토리 투어에도 바다 향기 짙은 코스가 있다. 태종대가 있는 섬, 영도를 돌아보는 두 코스다. '영도다리 건너 깡깡이길을 걷다' 코스는 영도대교가 중심이다. 영도대교는 남포동과 영도를 잇는 국내 최초의 연륙교다. 1934년 준공 당시에는 부산대교였으나, 1980년 옆에 부산대교가 새로 건설되면서 이름이 영도대교로 바뀌었다. 사람들은 예전부터 영도다리라고 불러왔다. 항구를 오가는 배들이 지날 수 있도록 위로 열리는 도개교이며, 지금도 하루 한 차례(오후 2시) 열린다. 영도대교와 함께 인근의 영도담장갤러리, 영도도선장, 수리조선소길(일명 깡깡이길), 조선소 발상지인 대평동 일대, 용신당을 돌아본다.
'흰여울마을 만나다' 코스는 거친 바다를 끼고 걷는 길이다. 절영해안산책로 입구에 서니 바다 기운이 진하게 밀려온다. 바다를 옆에 끼고 굽이굽이 이어지는 3km 산책로를 걸어본다. 절영해안산책로에서 흰여울문화마을 쪽으로 걷다 보면 해녀촌 탈의실이 있다. 날이 좋으면 할머니들이 물질한 해산물로 즉석 좌판을 연다. 바다를 내다보며 해녀 할머니가 손질해준 해산물 한 점을 입에 쏙 넣는다. 이런 순간이 여행의 백미 아니겠는가. 영화 〈변호인〉 촬영지로 유명한 흰여울문화마을은 영도 절벽에 있어 독특한 풍광을 자아낸다. 바닷가 절벽에 좁은 골목을 따라 집이 옹기종기 들어선 모습이 이국적이다.
올해 부산 원도심 스토리 투어에 코스가 하나 추가됐다. 부산의 생생한 바다 냄새를 담은 '공동어시장 남항을 품다' 코스다. 국내 최대 어류 공판장인 부산공동어시장이 중심이다. 바다에서 갓 잡은 생선이 들어오면 시장에 활기가 넘친다. 새벽부터 경매가 벌어지고, 싱싱한 생선을 구하려는 소매상이 모여든다.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부산 사람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부산공동어시장과 자갈치시장 사이에 위치한 충무동새벽시장, 충무동해안시장 역시 다양한 수산물을 싸게 구입할 수 있다. 어시장과 함께 1930년대 지어 건축사적 의미가 있는 한국전력공사 중부산지점과 해방 후 일본인들이 물러가면서 남긴 적산 가옥도 방문한다. 마지막 코스는 영도구의 홍등대와 쌍을 이루는 서구의 백등대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하얀 등대를 사진에 담아보자. 부산 여행의 낭만적인 추억이 더해진다.
여행정보
주소 | 부산광역시 중구·서구·동구·영도구 일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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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 051-780-2175 (부산관광공사 관광마케팅팀) / https://bto.or.kr/renewal/06_visitor/z01.php (BTO 부산원도심스토리투어) |
참가방법 | 전화 혹은 온라인 사전 신청 후 참가. 부산광역시 문화관광 홈페이지(tour.busan.go.kr), 부산관광공사 홈페이지(www.bto.or.kr), 부산관광공사 마케팅팀(051-780-2175) 통해 신청 가능 |
운영방법 | 매주 토, 일요일 정기 투어 운영. 오후 1시(단, 영도다리 코스만 오후 1시 30분)에 시작해 2시간 정도 소요. 신청 인원 5인 미만일 경우 취소. 평일에는 최소 10인 이상 신청시 투어 운영. 투어 희망일 기준 2주 전까지 신청 필수 |
식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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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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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팁 | 근현대사 관련 장소를 주로 돌아보는 코스여서 좁고 가파른 계단이나 골목을 걸어야 한다. 좁은 도로에 차나 오토바이가 지나갈 때도 많으니, 항상 주의가 필요하다. 두 시간 정도 소요되므로 편한 신발과 복장을 갖추자. |
출처: 대한민국 구석구석>한국관광100선
http://korean.visitkorea.or.kr/kor/bz15/award/column/column_view35.j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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