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배'가 김해시 봉황동 유적에서 최초로 출토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김해시와 재단법인 동양문물연구원은 시내 봉황동 119-1 일원에서 가야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배 본체 일부인 '선박 부재(구조물의 재료)'를 발굴했다고 25일 밝혔다.

시는 "최근 진영 여래리 일원에서 배 모양 토기를 비롯한 여러 토기는 출토됐지만 가야시대의 선박이 일부라도 실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선박 부재는 전체 길이가 3m 40cm, 폭은 약 60cm로 구조선의 한쪽 격벽인 것으로 보고 있다.

   
 
  배 본체 일부.  

선박 부재를 토대로 할 때 배 전체적인 규모는 대략 길이가 30m이며, 폭은 10m 이상 되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번 선박 부재 발굴은 신석기 시대 비봉리 유적에서 배가 발견된 이후 국내 두 번째로 오래된 배로 추정된다.

시는 "이번 배 일부 구조물 발굴로 가야국이 우수한 선박제조 기술을 가졌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며 "가야국이 명실 공히 해상왕국이었음을 증명할 획기적인 자료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배 운항에 필요한 '노'와 닻으로 추정되는 돌도 각각 1점씩 출토됐으며, 패총과 고상건물지, Y자형 목책시설, 토제방울 등도 발견됐다.

시는 "지난 2000년 발굴된 봉황동 유적 서편 일대에서 가야시대 대규모 창고유적이 발굴된 점을 고려할 때 봉황동 일원이 가야의 주요 항구이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이번 배 선체 일부를 발굴함으로써 봉황동 유적 북쪽 옛 봉황초등학교 운동장에 가야시대 선박 부재와 항구 시설 등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배 본체와 함께 발굴된 노. /김해시  

발굴한 선박 부재는 보존처리 과정을 거쳐 정밀 실측 등을 통해 선박 전체 규모와 구조를 복원할 예정이며, 앞으로 이를 토대로 봉황동 유적 남서쪽 일대를 가야시대 대규모 항구유적으로 정비 복원하기로 했다.

삼국유사와 가락국기에는 가야국 김수로왕비 허황옥이 인도 아유타국에서 타고 온 배의 사공이 15명이며, 총 탑승자는 35명 정도라고 기록돼 있다.

시 관계자는 "삼국유사와 가락국기 기록을 바탕으로 가야시대 배 복원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