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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양식

조상들의 여름나기 물건

 

조상에게 배우는 여름나기 지혜

조상들의 여름나기 물건
자연의 바람이 몸에 전해질 수 있도록 만든 물건들입니다.

 

1. 등등거리, 등토시

선조들의 여름나기 -등
등나무 덩굴을 가늘게 해 윗옷 모양처럼 만든 것으로 이를 옷 안의 등에 걸쳐 옷이 살갗에 닿지 않게 하고 바람이 옷 속으로 잘 통하게 하여 시원하게 해 줍니다. 등토시는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 팔에 끼는 것입니다.

 

2. 부채

한국 전통 부채 | 전통
한자어로는 ‘선’이라고도 하는 부채는 순수한 우리나라 말로 손으로 부쳐 바람을 일으킨다는 '부'자와 가는대나무'채'자가 어우러진 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기원전 3, 4세기경부터 쓰기 시작했으며 조선 시대에는 중국이나 일본에 본격적으로 수출하기도 했습니다.

외국인선물추천 한국전

더위가 시작되는 날로 보는 단오날에 부채를 선물로 주고받던 풍속이 고려 중엽 경부터 조선말까지 유행하였습니다. 전통 부채는 크게 네 종류로 구분되는데 깃털로 만든 우선, 자루 달린 둥근 부채인 단선, 접었다 폈다가 가능한 접선, 모양이나 용도가 다른 별선 등입니다.

 

3. 죽부인

선조들의 여름나기 -등

우리나라의 여름밤은 기온이 높을 뿐만 아니라 공기 중에 습기를 많이 머금고 있어 후덥지근합니다. 죽부인은 대나무 줄기를 엮어 만든 침구로 안거나 팔다리를 걸치기에 아주 편합니다. 삼베홑이불 하나를 덮고 안에 죽부인을 안고 자면 대나무의 차가운 감촉과 죽부인 공간을 지나 스며드는 시원한 바람이 땀이 나거나 끈적이는 것을 방지해주어 숙면을 취할 수 있습니다. 크기는 사람의 키만 하기도 합니다.
주로 집안의 남자 웃어른만이 죽부인을 사용할 수 있었고 웃어른이 돌아가시면 사용하던 죽부인을 함께 태울 만큼 귀하게 다뤘던 물건입니다.

왕골 - 화문석 제작

재래 산업 - 강화도의
이밖에도 통발, 왕골돗자리인 화문석, 이동식 툇마루인 평상 등이 더위를 피하기 위한 조상들의 지혜가 스며있는 물건들입니다.   


>>여름철 한복에 사용된 옷감
조상들의 여름옷은 몸과 옷 사이를 헐렁하게 지어 바람이 잘 통하도록 했고  웃옷과 아래옷이 분리해 평상시에는 웃옷을 벗고 있거나 웃옷 안에 등등거리를 만들어 천이 살에 달라붙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또 옷을 여며 보온하는 고름이나 대님 대신 바지를 무릎까지 접어 입었습니다.

또한 여름에는 흰 옷이나 삼베, 모시옷을 즐겨 입었습니다. 흰 옷은 햇빛의 반사가 잘 되며 삼베와 모시는 통풍이 잘 되어 삼복더위를 이겨내기 위한 여름 옷감으로 적당했습니다. 삼베와 모시는 무역품이나 조공으로도 사용되었습니다.

1. 삼베 : 삼베는 식물성 섬유로 옷감이 성글고 바람이 잘 통해 여름철 옷감으로 적합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기후와 토양, 강수량 등은 삼베의 생육 조건에 적합해 서민들이 많이 사용한 옷감입니다.

곡성의 돌실나이 _김점

2. 모시 : 모시는 가볍고 시원한 옷감으로 삼베와 달리 생육 조건이 까다로워 일부 지역에서만 자랐기 때문에 귀한 옷감이었습니다. 한산 모시가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산모시짜기_방연옥

>>여름철 세시풍속과 더위를 쫒기 위한 보양식
여름은 음력 4, 5, 6월로 농경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바쁜 때입니다. 그래서 봄철이나 가을에 비해 세시풍속 행사는 적은 편입니다. 이 시기의 세시풍속은 여름철 건강에 유의하는 의미로 여름철 건강과 관계되는 관습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1. 단오: 더위의 시작과 함께 부채 선물
음력으로 5월 5일 단오날은 천중절(天中節), 중오절(重五節), 수릿날 등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때입니다.
앞서 단오날에 부채를 선물하는 것이 고려 때부터 조선 때까지 유행했다고 했는데,  임금님이 높은 벼슬아치나 시중들에게 공방(工房)에서 만든 부채를 하사하는 것(단오선)이 민간에까지 전해져 크게 퍼지면서 지금까지 여름이 오면 가까운 이들에게 부채를 선물하는 흐뭇한 풍습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단오날

2. 유두(流頭): 조상들의 ‘물맞이 피서날’
음력 6월 15일인 유두를 신라 때의 이두식 표기로 보면 오늘날 유두의 다른 이름으로 쓰이는 '물맞이'로 그 어원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유두는 동류두목욕(東流頭沐浴)이란 말의 약자로 이날 조상들은 양기가 가장 강한 동쪽의 맑은 개울을 찾아가 목욕을 하고 머리를 감으며 하루를 맑고 깨끗하게 지냈습니다. 이렇게 하면 여름철의 질병과 더위를 물리치는 액막이의 기능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삼계탕, 구탕 등 자양식을 섭취하는 것만으로 이겨내기 부족할 듯한 한 여름더위를 쫓아내고자하는 의미가 숨어있습니다.

이 무렵에는 수박, 참외 등 여름철 과일이 나기 시작하므로 국수와 떡을 만들어 사당에 제사를 지내거나 농경지 곳곳에 부침개, 국수가락 등을 던지거나 묻어 풍년을 비는 행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의식(유두천신)을 마친 후 일가친지들이 맑은 시내나 산간 폭포에 가서 씻고, 가지고 간 햇과일과 여러 가지 음식을 먹으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이를 유두잔치라고 합니다.

요즘 족욕이나 반신욕이 주목받기도 했듯이 늘 격식을 차린 옷을 입었던 옛 선비들에게 시원한 계곡에 발을 담그는 탁족은 고상함을 지키면서도 쉽게 더위를 피하는 물놀이이기도 했습니다.

최남선의 <조선상식> 풍속 편에는 여인들의 물맞이 장소로 적합한 곳을 서울의 정릉 계곡, 광주 무등산의 물통폭포, 제주도 한라산의 성판봉 폭포 등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때 해 먹는 음식으로는 유두면, 수단, 건단, 연병 등이 있는데 유두에 국수를 먹으면 장수하고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하였으며 찹쌀가루를 쪄서 손으로 비벼 구슬처럼 만든 후, 찬물에 넣어 꿀을 타서 먹는 수단도 더위를 이기는 데 도움 되는 시원한 음식이었습니다. 

3. 삼복: 여름철 3대 보양식 ‘복날에서 유래하다.’
하지부터 셋째 경일을 초복, 넷째 경일을 중복, 입추부터 첫째 경일을 말복이라 하며 이를 통틀어 삼복(三伏)이라고 합니다. 삼복은 1년 중 더위가 가장 심한 때로 아예 ‘삼복더위’로 부르는 시기입니다.
 
삼복더위에는 땀을 많이 흘려 ‘복다림’이라고 하여 보신을 위해 남자들은 ‘개장국’ 즉 보신탕, 여자들은 삼계탕을 먹었습니다. 
또 복죽(伏粥)이라고하여 삼복에 팥죽을 먹기도 합니다. 팥죽은 주로 겨울, 동지에 먹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음기가 무척 강한 더운 날에는 지친 사람들에게 잡귀가 해를 입힐 수 있다고 생각하여 팥죽의 붉은 기운을 통해 잡귀를 물리치고자 했습니다.

복날을 전후해서 사람들은 약수터로 피서를 가거나 해안지방에서는 모래찜질을 하였습니다. 모래찜질은 이열치열의 한 방편으로 뜨겁게 달궈진 모래에 몸을 묻고 있는데 민간요법에 의하면 산후의 신경통에도 모래찜질이 좋다고 하였습니다.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더위에 상관없이 늘 의관을 갖추고 지내야하는 높은 벼슬아치들에게 빙표(氷票)를 주어 관의 장빙고에 가서 얼음을 타가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복날에 시내나 강에서 목욕을 하면 몸이 여윈다.'는 속신이 있어 복날에는 아무리 더워도 목욕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여름철 보양식
앞서 세시풍속과 함께 소개한 보양식 외에도 여름철 원기를 회복하기 위해 먹던 음식들이 있습니다.

영양덩어리 어죽(魚粥무더운 여름철 용봉탕

생선으로 만드는 보양식으로는 어죽(魚粥)과 용봉탕(龍鳳湯)이 있습니다. 
어죽은 흰살생선의 살을 삶아 으깨고, 그 뼈로 국물을 내어 만드는데 영양가도 높고 먹기에도 편해 환자나 노인, 어린이들에게 알맞은 보양식입니다.
용봉탕은 잉어와 닭은 넣어 끓인 국으로 잉어를 용에, 닭을 봉에 비유해 지어진 이름입니다. 용이 되고자하는 잉어의 강한 생명력, 봉황의 영원불멸의 기운을 합한 이름인 만큼 영양 만점의 보양식입니다.

그 외에도 서민들은 콩국수, 양반들은 깻국수를 많이 즐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