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상의 문화유적

사상팔경과 그 명성을 찾아서

 

사상팔경대(사상팔경)

=沙上八景臺

- Monument for Eight Scenic Views of Sasang

삼락생태공원의 연꽃단지

팔경대(八景臺)는 사천(沙川, 현 사상구)지역의 아름다운 경치를 이르는 것으로『사상팔경(沙上八景)』이라 하였다. 이곳의 경치가 중국 호남성(湖南省)의『소상팔경』과 같다하여 붙여진 말이다.


옛 문헌인『동래부지(東萊府誌, 1740)』고적조에는 “동래부에서 서쪽으로 30리 되는 사천촌(沙川村 ; 현 사상지역을 말함)의 낙동강변에 있는데 경색(景色)이 소상(瀟湘)과 같아 부른다”라고 하였다. 이러한 사상지역의 빼어난 자연경관과 아름다운 경치를『사상팔경』이라 불러왔다.

 

첫째는「구덕조무(九德朝霧)는」으로 구덕산에 서린 아침 안개가 일출의 햇살에 비추어져 산 전체가 붉게 물들은 황금빛으로 변화하는 광경.

 

둘째는「원포귀범(遠浦歸帆)」으로 멀리 포구(감전나루터나 삼락동 가포(價布) 나루터에 고기배가 돌아오는 광경으로 흰 돛단 배 위로 하얗게 갈매기가 나는 모습, 뱃전에 갈라지는 물결은 멀리 석양의 불그레한 노을 빛과 어우러져 황홀경을 이루었다.

 

셋째는「평사낙안(平沙落雁)」으로 석양을 받아 황금빛을 발하는 모래톱 위로 날아가던 기러기떼가 낙동강변에 내려앉는 운무.

 

넷째는「칠월해화(七月蟹火)」로 사상(沙上)은 모래가 퇴적된 저습지로 갈대숲을 이루었는데, 이곳에 밤이 되면 갈대밭 저습지에서 게를 잡기 위하여 횃불을 밝힌 광경이 불꽃놀이를 연상케 함.

 

다섯째는「팔월로화(八月蘆花)」로 사상 저습지의 갈대가 8월이 되면 휜 갈대꽃이 피는데 수만평에 펼쳐져 있는 넓은 습지는 온통 휜 가루를 뿌려 놓은 듯한 장관을 이루었다고 한다.


여섯째는「서산낙조(西山落照)」로 사상에서 바라보는 경치 가운데 가장 으뜸이 되는 해질녘의 강변풍경으로 갈대 숲에 역광선으로 되비치는 황금빛 햇살 너머 저 멀리 산자락은 음영의 묵화(墨畵)로 바뀌고 하늘의 저녁노을은 연분홍으로 물들어 간다.

 

일곱째는「운수모종(雲水暮鐘)」으로운수산 운수사에서 들려오는 저녁의 범종소리는 사바세계로 은은하게 울려 오욕칠정(五慾七情)을 잠재울 만했을 것이다.

 

여덞째는「금정명월(金井明月)」로 부산의 진산(鎭山) 금정산 위로 떠오르는 달은 바닷가에서 바라보는 것과 달리 금정산 자락에 걸쳐 있는 밝은 달과 낙동강 물위에 투영되어 비치는 절경으로, 달밤에 노를 젓는 뱃사공의 모습과 더불어 장관을 이루었다.

 

 

사상공단 조성시 복토용으로 사라진 회산

 

회산에 있었던 사상팔경을 기록해 놓은 팔경대자연석

 

이러한 사상팔경은 도시의 개발에 따른 자연 환경의 파괴로 원형을 훼손하고 말았다. 대표적으로 사상역 앞에 있었던 회산으로 1970년대초 사상공단을 조성 시 복토용으로 자취없이 깎아내었다. 위의 사진속의 사상팔경을 기록해 놓은 팔경대자연석도 사라지게 되었다.

 

그나마 사상팔경의 자취를 찾아 볼 수 있는 것은 구덕조무, 서산낙조, 금정명월, 팔월로화, 평사낙안 등 자연의 원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외 원포귀범은 장인도와 엄궁 등 나루터가 복원이 되면, 운수모종은 운수사의 종각에 범종이 걸리는 날로 가장 쉽게 해결될 전망이며, 칠월해화는 세월이 변한 탓에 그대로 재현은 어렵겠지만 그대신에 장인도선착장 일대의 갈대밭 사이의 수로에 생태탐방선이 뜨고, 데크길이 연결된다면 복원되리라 믿는다. 하루 아침에야 힘들겠지만 단계별로 하나씩 복원하여 간다면 가능할 것이다.

 

 

 

 

 

 

<참고>

아래와 같이 사상팔경인 팔경대는 부산의 각종 문헌에 소개되어 있는 것을 볼 때 부산팔대(釜山八臺)로써 경승지였음을 알 수 있다.

각종 문헌에 소개된 경승지

『동래부지(東萊府誌) (1740)』
  • 해운대(海雲臺), 몰운대(沒雲臺), 겸효대(謙孝臺), 영가대(永嘉臺), 태종대(太宗臺), 동대(東臺), 삼성대(三姓臺), 팔경대(八景臺), 오륜대(五倫臺), 의상대(義湘臺), 백록대(白鹿臺), 죽연대(竹淵臺)

『동래부읍지(東萊府邑誌) (1759)』

  • 해운대(海雲臺), 겸효대(謙孝臺), 태종대(太宗臺), 몰운대(沒雲臺), 영가대(永嘉臺), 동대(東臺), 삼성대(三姓臺), 오륜대(五倫臺), 의상대(義湘臺)

『동래부읍지(東萊府邑誌) (1832)』

  • 해운대(海雲臺), 겸효대(謙孝臺), 태종대(太宗臺), 몰운대(沒雲臺), 영가대(永嘉臺), 동대(東臺), 삼성대(三姓臺), 의상대(義湘臺), 팔경대(八景臺)

『동래부읍지(東萊府邑誌) (1871)』

  • 해운대(海雲臺), 겸효대(謙孝臺), 태종대(太宗臺), 몰운대(沒雲臺), 영가대(永嘉臺), 학소대(鶴巢臺), 동대(東臺), 삼성대(三姓臺), 오륜대(五倫臺), 의상대(義相臺), 팔경대(八景臺)

『동래부읍지(東萊府邑誌) (1899)』

  • 해운대(海雲臺), 겸효대(謙孝臺), 태종대(太宗臺), 몰운대(沒雲臺), 동대(東臺), 삼성대(三姓臺), 오륜대(五倫臺), 의상대(義相臺), 팔경대(八景臺)

『동래군지(東萊郡誌) (1937)』

  • 학소대(鶴巢臺), 만년대(萬年臺), 해운대(海雲臺), 서장대(西將臺), 동장대(東將臺), 영가대(永嘉臺), 몰운대(沒雲臺), 태종대(太宗臺), 자성대(子城臺), 삼성대(三姓臺), 오륜대(五倫臺), 동대(東臺), 의상대(義湘臺), 겸효대(謙孝臺), 백록대(白鹿臺), 죽연대(竹淵臺), 신선대(神仙臺), 팔경대(八景臺), 시랑대(侍郞臺), 삼성대(三聖臺)

『래영지(萊營誌) (1850)』

  • 이기대(二妓臺), 첨이대(瞻夷臺), 망경대(望鏡臺)

『기장현읍지(機張縣邑誌) (1899)』

  • 원앙대(鴛鴦臺), 삼성대(三聖臺), 적선대(謫仙臺), 용두대(龍頭臺), 태정대(太停臺)

『차성가(車城歌) (1860)』

  • 팔경대(八卿臺), 소학대(巢鶴臺), 황학대(黃鶴臺)

기타(其他) 기록(記錄)

  • 강선대(降仙臺), 범방대(凡方臺)

 

사상팔경대의 표기

영어 : Monument for Eight Scenic Views of Sasang

한자 : 沙上八景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