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상의 문화유적

장노래

 

장노래

 

셋바람 반지 하단장

너무 추어서 못보고

꼴목 꼴목 부산장

길 못 찾아 못보고

꾸벅꾸벅 남창장

허리가 아파 못보고

고개 넘어 동래장

다리가 아파 못보고

넘기 싫다 배고개야

 

<조정래(작고), 사상문화, 2000>

 

 

제목없는 노래

 

뺑뺑도는 장돌뺑이 굼지푸다 엄광동네

평실대다 주례동네 뒤도리다 모래두리

파동대다 감동동네 수풀수풀 창날동네

배실배실 모라동네 남창북창 더러가니

노죽장이 중에로다 거미같은 우러메야

명도같은 나를잃고 자미나마 올가보냐

나래마나 돗치시면 홀홀나라 가고 싶고

 

<조정래(작고), 사상문화 2000>

 

이에 비하여 노랫소리를 들려주는 분이 있었으니 바로 옛날 가포에 살았던 박복명 할머니다.

박 할머니는 남구 출생이나 가포로 시집와 오랫동안 부추농사를 지으셨는데

말년에 구포로 이사를 간 뒤에 낙동문화원에서 구포장타령' 발굴에서 두각을 보였다. 가포에서 가끔 구포장날 장터에 들렸을 때 각설이들로부터 불렀던 장타령을 외워놓았다가 실력을 발휘하였다니 타고난 기억술이 엄청 좋았던 것 같다.

 

 

박복명20001.jpg

                    박복명 할머니(출처: 낙동강사람들 제6호/1991.6)

장터를 따라 돌며 구걸을 하였던 가설이들의 장타령은 낙동강 하류지역에 와서 좀더 체계적으로 정리가 되어 있다. 낙동강 최남단 부산의 낙동강변에서 1985년 개최한 낙동민속예술제에 참가했던 <구포 장타령>은 좋은 자료로 보존되면서 노래를 불렀던 박복명 할머니는 예능보유자와 같은 대접을 받으면서 라디오, TV 등에 자주 출연해 왔다.


샛바람 반지 하단(下端)장 엉덩이가 시러버(워)서 몬뽀고(못 보고)

골목골목 부산(釜山)장 질(길) 못 찾아 몬뽀고

나리(나루) 건너 맹호(鳴湖-명지)장 선개(船價)-뱃삯) 없어 몬뽀고

벌판같은 김해(金海)장 여빗돈이 없어 몬뽀고

강건너 떡돌(德斗)장 나릿(룻)배가 없어 몬뽀고

꾸벅꾸벅 구포(龜浦)장 허리가 아파 몬뽀고
고개 너머 동래(東萊) 다리가 아파 몬뽀고
미지기 짠다 밀양(密陽)장 싸게를 묵(먹)어서 몬뽀고
아가라(아가리) 크다 대구(大邱)장 너무 넓어서 몬뽀고
이산 저산 양산(梁山)장 산이 가리어서 몬뽀고

울루루(우루루)갔다 울산(蔚山)장 하도 바빠 몬뽀고

언제 볼까 언양(彦陽)장 어정어정 몬뽀고
남실남실 남창(南昌)장 물이 짚(깊)어서 몬뽀고
들락날락 입실(入室)장 문이 닫혀 몬뽀고
코 풀었다 흥해(興海)장 미끄럽어서(러워서) 몬뽀고
똥 샀다 구례(求禮)장 구린내가 나서 몬뽀고
깎아 말린 감포(甘浦)장 딱딱해서 몬뽀고
이리저리 못 보고 장꾼 신세가 말 아니네
이장 저장 못 보고 장타령만 하는구나
품 - 품 - 각설아
이장 저장 다 다녀도 우리 구포장이 제일일세


가시나 머슴아 합천(陜川)장

노인들의 잔치 고령(高靈)장

바람이 세어 풍기(豊基)장 먼지가 날려 몬뽀고
초상났다 상주(尙州)장 눈물이 가리워 몬뽀고
눈 빠져졌다 명태(明太)장 어두워서 몬뽄다(못본다)
희떡퍼떡 갈치장 눈이 부셔 몬뽄다
서가(서서) 봐도 좌천상 아이고 추워서 몬 뽀겠다(못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