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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이야기

[스크랩] ① 정과정(鄭瓜亭)

 ① 정과정(鄭瓜亭)
고려향가 속 그 정자, 부산에 있군!
망미동 위치 소공원 새단장
오이밭 사라지고 노래 남아

발견의 손길을 짝사랑을 향한 기대처럼 기다리는 문화를 친구처럼 사귀어 봅시다. '아 그런 게 있었구나'하는 느낌표(!)까지 더해 보는 건 어떨까요?

"저기에 웬 정자가 있지?" 도시고속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수영천 망미램프 바로 옆,나지막한 동산에 느닷없다 싶게 정자 하나가 보인다. 자동차들은 쌩쌩 어지러이 내빼는데 정자는 저 홀로 모든 걸 묵묵히 흘려 보내고 있다. 2005년 말께 지었으니 1년은 더 지났다. 정과정(鄭瓜亭)! 고려시대 동래에 유배 왔다는 정서(鄭敍,1115?~1173?)가 지었다는 그 정자 이름 그대로다.

정서가 지은 것으로 더 유명한 것은 정과정곡(鄭瓜亭曲). '내님을 그리떹와 우니다니~'. 고려가요 중에서 가장 연대가 빠른 것이며,부산에서 만들어진 노래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신라 향가의 흔적도 있는데 경주와 부산이 가깝고,신라와 고려가 멀지 않으니 당연하고 반갑다.

알고 보니 동산 일대는 시도기념물(부산) 제54호. 지난 10일 오후 이곳을 찾으니 오는 2월 말 시한으로 정과정(사진) 소공원 조성 공사가 한창이다(원래 정과정 옛터는 바로 앞 도로 자리였다). '과정(瓜亭)'이란 정서가 오이(瓜)를 키운 데서 유래한 이름.

지금은 복개돼 흔적 없지만 이곳에 과정천(瓜亭川)이 흐르고,삼각주 오이밭도 있었다. 과정천에 '오옹건내'라는 징검다리가 있었다. "'오이 할아버지'가 건너던 내"라는 게 김무조 파전한국학당 원장의 풀이다. 김 원장은 정과정곡 중 '거츠르신 듗'을 '거친 땅','영웅의 땅','동래 땅'이라고 주장한다. 부산 정신이 새겨진 노래라는 것이다. 정서는 1170년 정중부 쿠데타 덕으로 19년여를 귀향 살고 복권됐다. 그는 개성으로 돌아가 죽었지만 그의 노래는 아직까지 남아 있다. 역시 예술이 길기는 긴 모양이다. 최학림기자 theos@busanilbo.com

출처 : hanlazzang-sieun
글쓴이 : 한라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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