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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이야기

“이 아이의 이름은 ‘사랑스러운 소녀 보물’” 한국 전쟁고아 품은 파란 눈의 외국인

“이 아이의 이름은 ‘사랑스러운 소녀 보물’” 한국 전쟁고아 품은 파란 눈의 외국인

한국기독교역사문화재단, 20일 한국컴패션과 업무 협약
컴패션 설립자 에버렛 스완슨 목사가
전쟁고아 보살폈던 역사 자료 기탁 받아

입력 : 2024-06-20 15:47/수정 : 2024-06-2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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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패션 설립자 에버렛 스완슨 목사가 1964년 미국 동역자들에게 한국 전쟁고아 일대일 결연을 요청하는 편지의 일부. 한국컴패션 제공


한국전쟁이 끝나고 10여년 후, 한국에 머물던 미국 목회자가 고국의 동역자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이 젊은 민주주의 국가는 수 세기에 걸쳐 세계 어느 나라보다 더 많은 전쟁과 침략 행위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마음과 정신이 강합니다. 기독교의 씨앗이 심어졌고 수천 명이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았습니다.” 국제어린이양육기구 컴패션을 설립한 에버렛 스완슨(1913~1965) 목사가 당시 한국 전쟁고아들을 위한 후원을 요청하는 내용이다.

이처럼 한국전쟁 직후 기독교가 복음을 통한 전쟁고아 사역을 진행한 역사적 자료들이 공개됐다. 한국기독교역사문화재단(대표이사 이영훈 목사)과 한국컴패션(대표 서정인)은 20일 서울 용산구 컴패션 사옥에서 협약식을 맺고 관련 자료들을 오는 12월 개관할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에 전시하기로 했다. 재단은 컴패션의 자료를 문화관 수장고 및 디지털 아카이브 플랫폼을 통해 영구 보존·관리·활용할 예정이다.

1958~1964년 사이 미국 주요 기독교 매체에 실린 한국 전쟁고아 후원을 위한 광고. 한국컴패션 제공


한국컴패션이 위탁한 자료는 스완슨 목사의 편지를 비롯해 미국 기독교 언론에 게재된 후원 광고, 당시 보육원과 교회에서 사용했던 주일학교 학년별 교재 등 3000여점이다. 후원금을 통해 한국에 1500여개의 교회를 세우고 성경학교를 개최했으며 후원자들이 직접 한국을 방문하는 비전트립을 진행한 기록도 남아있다.

컴패션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어린이 일대일 결연을 독려하는 광고에서는 아이가 불쌍하게 보이지 않도록 깨끗한 옷을 입혀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사진을 찍었다. 어린이의 이름과 생년월일 등 간단한 소개도 함께 수록됐다. “이 아이의 이름은 ‘사랑스러운 소녀 보물’이라는 뜻입니다. 아이는 말합니다. ‘저는 불안함이 없어서 정말 행복해요.’” 결연한 후원자에게는 한국의 정서를 담은 꽃신 모형을 선물로 보냈다.

서정인(왼쪽) 한국컴패션 대표와 이영훈 한국기독교역사문화재단 대표이사가 20일 서울 용산구 한국컴패션 본사에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서정인 한국컴패션 대표는 협약식에서 “그 옛날 미국 교회 주보에 한국 어린이를 살리자는 내용이 담긴 것을 보면서 한국 사람으로서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며 “기독교가 한국 역사의 주인공으로 쓰임 받았던 자료들을 우리끼리만 보존하기엔 부담이 컸는데 재단을 통해 널리 알릴 수 있어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영훈 재단 대표이사는 “역사관은 한국사회에서 기독교가 활약했던 역사를 다시 조명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며 “이를 증명하는 자료를 전시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앞으로 기독교 역사 자료 보존 및 올바른 역사 기록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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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0020224316&code=61221111&cp=n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