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국가센터(https://hanokdb.kr/theology/sub_01)는 한옥 문화 진흥의 싱크탱크로서 한옥 지식 체계화를 위한 정보기반을 구축하고, 한옥건축 활성화를 위한 정책·산업 지원에 앞장서며, 한옥 문화의 세계화를 위한 네트워크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국가한옥센터는 국가건축정책위원회 등의 “국격향상을 위한 新한옥 플랜”대통령 보고('10.5.2)의 조치를 통해 대한민국 국무조정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 국토연구원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아래 설립된 연구기관이다.
한옥에 대한 기본 개념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옥국가센터에서 게시하고 있는 '한옥의 이론'을 아래와 같이 소개하고자 한다.
한옥의 이론
1. 한옥의 가치
1.1 가치의 개념
한옥이란 선사시대부터 우리나라에 우리 고유의 기술과 양식으로 지은 건축을 의미한다. 좁은 범위로는 ‘주거용 살림집’을 의미하며, 넓은 범위로는 ‘한국 전통건축 전체’를 포함한다. 한옥이라는 용어는 1907년부터 문헌에 등장하기 시작하였으며, 1975년 ‘삼성새우리말 큰사전’에 ‘우리나라 고유의 양식으로 지은 집을 양식 건물에 상대하여 부르는 말’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한옥의 기원은 기원전 6,000년경 신석기시대 전기의 움집이며, 조선시대 후기에 전통한옥이 완성된 것으로 본다. 이 시기에 한옥은 공간구성의 기본단위인 온돌, 마루, 부엌이 완전히 결합하여 각 마당과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되고 다양한 지역형으로 분화하게 되었다.
최근 한옥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재조명되어 아파트와 다세대주택 등 기존 주거의 대안으로 큰 관심을 얻고 있다.
- 자연과의조화
- 우리 조상들은 자연과의 조화를 최고의 이상으로 삼았으며, 따라서 한옥은 이를 반영하여 자연에 순응하여 계획되었다. 즉, 한옥은 주위의 환경과 어울리도록 집의 좌향을 잡고 그곳에서 나오는 재료를 사용하여 그곳의 지세에 맞는 형태로 지어졌다. 이를 통해 한옥은 자연과 그 안에서 생활하는 인간이 하나가 되었다.
- 온돌의 따스함
- 아파트가 보편화된 현재까지도 우리나라 주거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한옥의 건축요소는 온돌이다. 온돌은 공기가 아닌 바닥을 데우기 때문에 실내 환경이 쾌적하며, 요리와 난방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서 매우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시스템이었다. 나무를 때서 직접 열을 내던 전통 온돌은 보일러가 도입되면서 물을 끓여 순환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 친환경적인 건축
- 한옥에는 현대 건축에서 생기는 공해가 거의 없다. 한옥건물에 쓰인 재료들은 대부분 재활용이 가능하다. 돌과 나무는 인위적으로 가공하지 않은 자연상태 그대로 사용하였다. 또한 아파트 등 다른 재료의 건물에 비해 독성이 없어서 인간의 몸에 해롭지 않으며, 건물을 짓기 위해 터전을 훼손시키지 않는다.
- 곡선의 아름다움
- 한옥의 지붕은 한옥의 인상을 결정하는데, 지붕의 아름다움은 날렵한 곡선에서 비롯된다. 자연스럽게 끝을 올린 한옥의 곡선은 중국과 일본의 전통건축에서 볼 수 있는 직선적인 지붕 형태에 비해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지켜오고 있다.
- 열려있는 마루
- 온돌이 추위에 적응하기 위하여 발달된 건축요소라면, 마루는 더위에 적응하기 위하여 발달된 한옥의 건축요소이다. 마루는 바닥에서 떨어진 나무로 만든 공간이며, 바닥면의 습기가 닿지 않고 바람을 통하게 함으로써 쾌적한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한다. 또 마루는 여러 방을 연결하거나 물건을 보관하는 장소로도 이용된다.
1.2 역사
- 선사시대
- 한반도에는 구석기시대인 기원전 70만 년 전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 이후 기원전 신석기시대 전기인 6,000년경부터 정착생활 및 집단생활을 하면서 움집을 짓기 시작했다. 움집은 땅을 파서 사람이 머물 공간을 만들고 그 위를 나무와 풀로 덮은 원시적 형태의 집이다. 청동기시대에는 쌀농사가 시작되면서 움집의 내부공간이 분화되기 시작하였다. 초기철기시대에는 움집이 차츰 줄어들고, 기둥을 세워 벽을 만들고 지붕을 얹는 기술이 발달했으며, 마루바닥을 지면보다 올려 짓는 고상식(高床式) 건물도 세워지게 되었다.
- 삼국시대와 남북국시대
- 고구려, 백제, 신라 등 고대국가가 등장하면서, 궁궐, 사찰 등 다양한 유형의 건축물이 지어지기 시작하였다. 이들 국가의 건물에는 기와가 사용되었으며, 우진각지붕, 맞배지붕, 팔작지붕이 올려졌다. 또한 온돌을 사용했던 흔적이 나타난다.통일신라시대에는 불교의 융성과 더불어 목조건축기술이 크게 발전하여, 사찰의 건립이 많았으며 서민들의 집도 고급화되기 시작하였다.
- 고려시대
- 고려시대 역시 불교가 융성하여 사찰의 건립이 많았으며, 봉정사 극락전, 부석사 무량수전, 수덕사 대웅전 등 예술성이 높은 건축물이 지어졌다. 한편, 문화의 중심이 경주에서 개성으로 이동하면서 외국과의 접촉이 잦아졌고 이는 건축문화가 서로 합쳐지며 넓은 지역으로 퍼져나가는 계기가 되었다. 14세기 이후에는 온돌구조가 널리 보급되기 시작하였으며, 건물의 규모를 칸으로 세는 개념이 보편화 되고, 한 건물의 내부를 여러 가지 기능으로 나눠 쓰는 방식이 발달하게 되었다.
- 조선시대
- 조선시대에는 유교와 관련된 향교, 서원 등이 전국적으로 건립되었고 집집마다 조상의 신위를 모시는 사당이 지어졌다. 유교는 주거 형태에도 큰 영행을 미쳤는데, 신분에 따라 집 터의 규모, 집의 칸수, 나무 부재의 치수 등이 제한되었으며 남녀유별, 장유유서의 관념은 주거의 공간구분으로 이어졌다. 또한 북방에만 있던 온돌이 중부 지방까지 보급되었으며, 남방의 마루가 북쪽으로 전파되었다. 조선시대에는 온돌, 마루, 부엌이 한 건물 안에 완전히 결합하여, 각 지역의 기후와 조건에 맞는 다양한 평면형태가 발달하였다.
- 근대화시대 이후
- 조선시대에는 유교와 관련된 향교, 서원 등이 전국적으로 건립되었고 집집마다 조상의 신위를 모시는 사당이 지어졌다. 유교는 주거 형태에도 큰 영행을 미쳤는데, 신분에 따라 집 터의 규모, 집의 칸수, 나무 부재의 치수 등이 제한되었으며 남녀유별, 장유유서의 관념은 주거의 공간구분으로 이어졌다. 또한 북방에만 있던 온돌이 중부 지방까지 보급되었으며, 남방의 마루가 북쪽으로 전파되었다. 조선시대에는 온돌, 마루, 부엌이 한 건물 안에 완전히 결합하여, 각 지역의 기후와 조건에 맞는 다양한 평면형태가 발달하였다.
1.3 신한옥의 미래
- 한옥에 대한 관심증대
- 근대화 과정에서 아파트 등에 의하여 한옥의 맥은 거의 단절되었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환경 친화적이면서도, 우리나라 고유의 건축이자, 공간 구성이 아름다운 한옥의 가치가 재발견되기 시작하였다. 이에 따라 한옥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옥을 보전하고 현대화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 신한옥의 필요조건
- 현재 한옥이 널리 사용되지 않는 이유로는 ‘설비로 인한 생활의 불편’, ‘유지관리의 어려움’, ‘신축에 필요한 높은 비용’으로 조사된다. 따라서 현대의 새로운 한옥은 이를 반영하여 한옥의 설계 및 시공을 현대화,산업화, 대중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 신한옥의 가능성
- 최근에는 한옥을 살림집이 아닌, 새로운 용도로 이용하고 있는 경우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기존의 한옥을 음식점 및 카페 등의 상업시설, 건축 사사무소 등의 업무시설, 미술관 및 박물관 등의 문화시설 등으로 개축한 것을 들 수 있다. 또한 숙박시설 및 공공시설 등이 신한옥으로 계획되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더불어 신축 아파트에 한옥의 공간 구성과 장식 요소를 반영하여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신도시와 뉴타운에도 한옥마을을 건립하는 등 신한옥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신한옥이 기존의 한옥이 가진 장점을 살리면서 현대 생활에 필요한 요구를 계속 수용해 간다면, 신한옥에 대한 높은 관심과 좋은 반응은 앞으로 더욱 증대될 전망이다.
2. 한옥의 종류
2.1 한옥의 용도
조선시대의 한옥은 다음과 같은 용도로 많이 사용되었다.
- 주거건축
- 좁은 범위의 한옥이 가지는 주거용 건축을 의미하며, 크게 조선시대 서민들의 주택인 민가(民家)와 양반사대부들의 주택인 반가(班家)로 나눌 수 있다. 전국토의 2/3이 산으로 구성된 지형특성과 뚜렷한 사계절을 갖는 기후, 풍수지리설의 영향 등으로 인해, 한옥은 온돌과 마루시설을 기본으로, 다양한 성격의 실(室)들이 조합되어 있는 특색을 보여준다. 또, 건물과 마당으로 어우러진 배치가 다채롭다.
- 유교건축
- 유교가 조선시대에 이르러서 정치,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중심이념이 되면서 이를 위한 유교건축이 발달하였다. 크게 나누어 제사를 지내기 위한 '예제건축'과 학생들을 교육하는 '교학건축'이 있으며, 사직단과 종묘, 성균관, 향교, 서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에서도 향교와 서원은 공부하는 곳과 제사를 지내는 곳이 함께 구성되어 있고, 전국적으로 분포하기 때문에 한옥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일반적으로 유교건축은 성리학의 미학 즉 절제와 명분에 따라 축을 중심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장식을 줄여 검소하고 소박하게 지어졌다.
- 불교건축
- 불교건축은 우리나라에 불교가 들어온 4세기 이후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인 생명력을 가진 건축유형이다. 따라서 시대별, 지역별, 사상별로 다양한 유형이 발전되었고, 현재에도 많은 수가 남아있다. 우리나라의 불교건축은 산악숭배 신앙, 풍수지리, 조선시대의 억불정책 등에 의하여 산지에 위치한 경우가 많다는 특징을 갖는다. 불교건축은 고려시대에 융성하였고, 조선시대 중기에는 종합적인 사찰 형식으로 변모하게 되었으며 후기에는 건물의 장식이 화려해지기 시작하였다. 불교건축을 대표하는 사찰건축은 산문(일주문, 왕문 등), 법당(대웅전, 극락전, 무량수전, 명부전, 산신각 등), 승당, 탑 등으로 구성된다. 이들의 구성과 배치는 불교의 세계관이 표현되어 있어 다양하고 체계적이다.
- 궁궐건축 및 관아건축
- 고대국가의 성립과 함께 형성된 궁궐건축은 왕의 통치시설과 왕실 일가족의 주거를 결합한 형식이다. 따라서 궁궐에는 절대 권력인 왕권이 시각적, 공간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통치시설은 직접 통치행위를 하는 영역이 중심에 자리 잡고, 왕권을 보좌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관청 시설은 그 앞쪽에 마련되었다. 왕실의 생활 터전은 통치시설의 후면에 배치되어 있다. 관아건축은 백성들을 다스리는 관직을 위한 집무수행시설이며, 행정구역별로 나뉘어 도시의 중심부나 큰 길 주변에 입지하였으나 근대화과정을 거치면서 현재는 대부분 멸실되었다.
2.2 지붕재료와 형식
지붕은 한옥의 형태와 위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한옥지붕은 다양한 재료와 형태로 지어진다.
- 기와집
- 흙으로 구은 기와를 지붕에 올린 집으로 중상류 계층의 주택에서 많이 보인다. 보통 참흙으로 만든 검은색 기와를 많이 썼으나, 신분이 높은 사람이 거주하는 집은 푸른 유약을 발라 만든 청기와로 지붕을 잇기도 하였다.
- 초가집볏짚, 밀짚 등으로 지붕을 이은 집으로, 단열이 잘 되기 때문에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하지만 썩기 쉬워 한두 해마다 바꿔주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초가는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한국의 대표적인 서민 주택이었다.
- 너와집산간에서 구하기 쉬운 나무나 돌을 판재로 쪼개 차곡차곡 지붕에 깔아놓은 집으로, 나무를 구하기 용이한 산간 지방에서 볼 수 있다. 너와집은 맑은 날에는 지붕재료가 수축하여 통풍이 잘되고, 비오는 날은 습기를 빨아들여 빗물이 새는 것을 막는 장점이 있다.
지붕형태로 구분
맞배집지붕구조가 제일 간단한 형태로, 마주보는 두 개의 지붕면이 있고 측면에는 지붕이 없는 대신, 박공이라는 삼각형의 벽이 있다. 보통 행랑, 곳간 등의 간단한 건물 혹은 사당 건물에서 많이 보인다.
팔작이란 우진각집의 양쪽 측면 지붕 윗부분을 수직으로 잘라낸 모양의 지붕을 말한다. 이 경우, 수직처리 된 부분의 삼각형 모양을 합각이라고 한다. 맞배지붕의 특징이 엄숙하고 경건한 느낌이라면 팔작지붕은 화려한 느낌을 준다. 이렇듯이 가장 화려하고 장식적이기 때문에 궁궐과 불교건축의 중요한건물에서, 살림집에서는 안채,사랑채 등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마주보는 지붕 전후와 좌우, 네 면 모두가 경사지붕으로 이루어져 있는 집이다. 지붕 앞뒤에서 보면 사다리꼴 형태이고, 측면에서는 삼각형 형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격식을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민가나 초가에서 많이 사용되었다.
2.3 지역과 형태
한옥은 지역에 따라 그 지방의 기후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하여 서로 다른 평면 형태로 계획되었다.
한옥을 몸채 형태와 평면 형식에 따라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몸체형태로 구분
- 'ㅡ'자형집
- 부엌, 마루, 방 등의 각 실이 좌우방향으로 길게 배치되어 있다. 단순하고 간단한 구조이기 때문에, 가장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집의 형태로 여겨지며 주로 기후가 따뜻한 전남과 경남 등 남부지방에서 많이 볼 수 있다.
- 'ㅡ' 자형을 기본으로, 양쪽에 비슷한 길이의 돌출부를 직각으로 배치한 형태를 말한다. 영남 북부지방의 반가에서 볼 수 있다.
- 'ㄱ'자형집
- 'ㅡ' 자형의 변형으로, 나란히 배치된 실이 직각으로 꺾여 배치되는 유형이다. 주로 중부지방에서 많이 보이며, 'ㅡ' 자형에 비해 작은 마당에 지어질 수 있다.
- 'ㅁ' 자형은 중앙에 위치한 작은 마당을 중심으로 사방에 모두 실들이 들어선 형태로, 추운 겨울을 지내기 위해 바람이 잘 통하지 않도록, 폐쇄적인 모습을 보인다. 안동지역에서 많이 볼 수 있다.
평면형식으로 구분
- 홑집실들이 한 줄로 배열된 집이다.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며 민가의 대표적인 형태이다. 특히 따뜻한 남부지방의 민가에서는 중간부에 마루를 배치한 형식으로 많이 볼 수 있다. 환기가 용이하고 개방적인 특성을 지닌다.
- 겹집실들이 상하로 두 줄을 이루고 있는 집이다. 폐쇄적인 형태로 인해, 보온적인 측면에서 우수하며, 추운 북부지방 및 산간지방에서 볼 수 있다. 조선후기 주거공간이 복잡해지면서 평지에서도 널리 지어졌고, 이로 인해 한옥의 평면형은 더욱 다양하고 자유로워지게 되었다.
3. 한옥의 감상
3.1 입지와 풍수
한옥이 모여 있는 한옥마을을 살펴보면 주변의 지세와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즉 마을이 기존의 산이나 강 등을 훼손하지 않고 이에 순응하여 놓여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집이 지어지는 장소는 땅이 기름지고, 교통이 편리하며, 아름다운 풍광이 있는 곳인데, 한옥의 입지는 이에 더해 자연의 힘이 모이는 곳을 찾으려 했다. 이러한 점을 바탕으로 한옥 및 한옥마을을 감상해보면 새로운 재미와 지식을 얻을 수 있다.
한옥의 입지를 정하는 가장 대표적인 이론은 풍수(風水)이다. 풍수에서는 특정 조건을 이룬 지역에는 땅의 생명력이 특히 더 많이 모여있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땅의 축복을 받은 장소를 명당이라고 한다.
풍수 이론에는 크게 3가지의 요소가 있다. 이는 넓게 보아 산맥의 산세를 보는 형세론(形勢論), 집이 앉을 자리의 형태를 살피는 형국론(形局論), 집이 바라보는 방향을 잡는 좌향론(坐向論)이다. 영동의 부석사와 경주 양동마을에서처럼 건축물에서 바라보는 자연의 보습이 아름다운 이유는 이처럼 풍수이론에 근거해 건물이 앉혀졌기 때문이다.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배산임수의 자리는 풍수에서 명당이 되는 곳으로 건물을 지을 때 이상적으로 여기는 장소이다.
3.2 마을과 골목
근대화시기 이전의 마을은 자연경계를 바탕으로 가족생활과 농업생산이 모두 이루어지는 공동체였다.
마을은 신석기 시대부터 있었지만, 같은 성씨를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사는 씨족마을은 조선시대에 크게 증가했다.
씨족마을과 골목
- 씨족마을의 주거지는 논과 밭의 경계 지점, 즉 지형적으로는 평탄지가 끝나고 경사지가 시작하는 산기슭, 일조를 위한 남경사면에 위치한다. 씨족마을에서는 풍수지리와 성리학의 영향으로 인해, 산의 기운이 내려오는 마을의 후면 가장 높은 자리에 종가와 사당을 배치하고, 이를 중심으로 마을을 형성하였다. 씨족마을의 길은 외부에서도 마을이 바로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인공으로 숲을 조성하거나 자연지형을 이용하여 돌아서 진입하도록 구획되었다. 씨족마을 내 골목은 대개 입구에서 종가에 이르는 중심도로를 두고 자유롭게 각 집으로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이러한 골목길은 유기적인 형태를 갖고, 각 건물의 담장들로 구획되어 매우 아늑하여, 한옥마을의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요소로 손꼽힌다. 씨족마을의 사례로는 아산 외암마을, 고성 왕곡마을, 안동 하회마을 등을 들 수 있다. 씨족마을과 구분되는 읍성마을은 해당 군, 현의 중심을 이루는 객사(客舍), 동헌과 성벽, 제사시설, 주변의 농촌마을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도시화와 함께 대부분 멸실되었다. 읍성마을의 사례로는 수원 화성, 경주 읍성, 해미 읍성 등이 있다.
도시한옥마을과 골목
- 1930년대에는 급격한 도시화에 의한 주택부족으로 건설이 쉽고, 저렴하면서 보다 넓은 면적을 갖는 주택이 요구되기 시작하였다. 이로 인해 주택을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주택경영업자들이 등장하였다. 주택경영업자들은 큰 대지를 구입해서 한옥을 여러 채씩 지어 공급하였으며, 유리와 타일 등의 새로운 재료를 사용하는 등 상품성을 높였다. 이때, 조금씩 개발된 지역은 비정형적인 가지형의 골목을 가지고, 한 번에 개발된 지역은 정형적인 격자형 골목을 가지는데, 북촌의 가회동 과 성북구의 보문동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도시한옥마을의 사례로는 서울 북촌, 전주 한옥마을 등이 있다.
3.3 채와 마당
한옥의 살림집에서는 기능별로 채를 분리하고, 채와 채 사이에는 마당을 구성함으로써 공간을 효과적으로 이용하였다. 즉 각각의 채와 마당은 기능과 성격에 따라 구분되어 사용되었고, 서로 다른 건축적 특성을 갖는다.
반가에서는 여성들의 거주공간인 안채, 남성들의 공간인 사랑채를 중심으로, 부속 시설인 행랑채, 별당, 사당 등이 계획 되었다. 마당은 한옥 살림집의 특징적인 외부공간이 되며, 기능과 성격에 따라 안마당, 사랑마당, 행랑마당, 별당마당, 사당 마당 등으로 구분된다.
- 안채여주인의 일상 거처이자 침실로 주택의 가장 안쪽에 위치하며 안방, 건넌방, 안대청과 부엌, 곳간 등으로 구성된다. 안마당은 안살림이 이루어지고 안채에 채광 및 통풍을 위한 공간으로서, 밖에서 들여다보이지 않게 계획되었다.
- 사랑채남자들의 일상거처로서, 손님의 접대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대청과 누마루, 침방과 서고 등이 이에 포함된다. 사랑마당은 대문과 직접 연결되어 개방적이며, 자연과 조화된 아름다운 정원을 감상할 수 있다.
- 마당작은 민가에서 마당은 일반적으로 안마당과 뒷마당으로 구분된다. 안마당은 작업을 위한 공간이자, 사람을 접대하고 의례를 행하는 장소이며, 뒷마당은 가사작업과 여성들의 휴식을 위한 공간이다.
- 행랑채대문간을 포함하여 대문 좌우에 위치한다. 하인들이 거주하는 행랑방과 곳간, 광, 마구간, 가마고 등으로 구성되며, 행랑마당은 작업을 위한 마당이다.
- 사당조상의 신주를 모신 건물로 안채의 동북쪽에 위치하는 것이 원칙이었으며 별도의 담장과 문으로 보호하는 경우도 많다.
- 별당자녀와 노모의 거처로 이용되는 등 다목적인 용도로 쓰였다.
3.4 방과 마루
한옥에서 마루는 방과 방을 이어주면서, 한정된 내부 공간을 외부로 확장하거나 외부공간이 내부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한옥을 감상할 때 방과 마루의 다양한 결합방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안채의 방과 마루
- 안방안채의 중심공간이자, 안주인의 일상 공간으로 대부분의 생활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대개 주택의 가장 안쪽에 자리 잡고 있으며, 외부인들의 출입이 금지된다. 안방 옆에는 부엌이나 마루 고방, 윗방 등이 연결된다. 또, 안방과 부엌 사이에는 다락문이 있어서 부엌 위 다락으로 통한다.윗방(작은방)안방의 위에 인접한 방으로 창호를 통해 평상시에는 열어놓는 공간이다. 주로 장과 농 등의 가구를 놓아둔 공간이다.대청안방과 건넌방 사이에 있는 넓은 마루 이다. 안마당으로 나갈 수 있는 가장 개방 적인 공간으로 결혼이나, 제사 등의 집안 대소사가 주로 이곳에서 이루어진다.부엌조리공간이자, 온돌에 열을 공급하는 아궁이가 있어서, 난방과 취사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 건넌방대청을 사이에 두고 안방과 마주보며 배치된다. 건넌방 앞에는 누마루를 만들기도 한다.
사랑채의 방과 마루
- 사랑방남자주인의 거처이자 손님의 접대 및 교류를 위한 공간이다. 주로 일상적인 거처로 독서, 사색, 접객, 휴식, 예술행위가 이루어진다.침방사랑방 옆에 위치하며 주인의 일상 취침 공간이다. 민가에서는 사랑방이 침방을 겸하였고, 중상류주택에서는 침방을 따로 마련하였다.작은 사랑방맏아들이 거처하는 공간으로, 사랑대청을 중심으로 대개 큰 사랑방과 마주보며 배치된다.
- 사랑대청(마루)사랑채에 있는 대청마루는 가장 개방적인 공간으로, 집회와 교류의 장소로 많이 사용된다.누마루마루높이를 높이고 둘레에 난간을 달아 바깥의 풍경을 잘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든 마루로서 건물에서 바깥으로 돌출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서고서책을 보관하거나 독서를 행하는 공간이다.
3.4 가구와 장식
한옥의 가구
한옥의 가구에는 이동이 가능한 장, 농, 반닫이, 책장, 찬장 등과 더불어 이동이 불가능한 벽장, 반침, 선반 등이 있다. 한옥 가구는 간결한 선, 단아한 비례와 짜임새 있는 구조로 앉아서 생활하는 좌식문화에 어울리도록 만들어졌다.
- 안방안방에는 의복과 침구류 보관을 위한 수납용가구와 안주인의 생활을 위한 가구가 위치한다. 수납용가구로는 농, 장과 책, 의복 등을 보관하는 반닫이 등이 있다. 농과 장은 신부들이 시집갈 때 친정에서 가져가는 것으로서 정성들여 만들어졌고, 농은 층층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장과 차이가 있다. 안주인의 생활을 위한 가구로는 머리를 빗거나 화장을 할 때 사용하는 좌경(座鏡), 바느질 도구를 담는 반짇고리 등이 있다.벽장벽장은 벽의 일부 또는 전체를 돌출시키고 안쪽으로 개구부를 만들어 내부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건물에 내장된 수납공간이다. 방에 부속된 벽장은 이불, 요, 방석 등의 침구나 자주 사용되는 생활도구를 보관하고, 대청에서는 제기나 계절용 생활도구를 넣어 두었다.사랑방사랑방은 유교의 영향으로 매우 간소하게 꾸며져 사방탁자, 문갑, 책장, 문방소품, 몇 개의 방석 등을 비롯하여 팔걸이, 목침, 장 등의 가구가 놓여있다. 책장은 소박한 것을 격이 높은 것으로 여겨 재질이 조촐한 것으로 만들었고, 머릿장은 머리맡에 놓아 두어, 중요하거나 자주 사용되는 소품들을 넣어두었다.
- 부엌부엌에는 찬장, 찬탁, 뒤주, 소반 등의 가구로 구성된다. 찬장은 그릇을 넣거나 음식을 담아 보관하는 가구이며, 찬탁은 찬방(饌房)에서 식기를 얹어 놓는 가구이다.반침반침은 큰 방 안벽에 붙어 있는 물건을 넣어 두게 된 작은 방이다. 여러 단의 선반을 매어 이불을 넣거나 옷장으로 사용한다.
한옥의 장식
- 한옥에서 장식은 건물의 용도에 따라서 큰 차이를 보이며, 이는 한옥감상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이다. 궁궐건축과 불교건축에서는 화려한 장식을 찾아 볼 수 있지만, 절제와 명분을 중시한 유교건축에서는 장식이 없는 간결한 모습이 발견된다. 또한 조선시대의 살림집도 가사제한에 의해 장식이 비교적 소박한 특징을 보인다. 조선시대에는 유교이념에 따라 신분별로 주택의 규모 및 장식을 제한하는 제도를 시행하였다. 그 결과 일반 살림집에는 잘 다듬은 돌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기둥 위에 공포를 올려 장식하지 않도록 하였으며, 단청을 칠하는 일도 금지했다.
- 단청단청은 궁궐과 사찰을 중심으로 건축물의 기념비성을 드러내고 세계관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되었으며, 목재의 내구성을 높이는 역할도 하였다.소란반자장식을 위한 천장 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소란반자이다. 이는 우물반자 중에서 소란대가 있는 반자이며, 궁궐과 법당 등 가장 중요한 건물에 설치되었다.창호한옥의 전면과 후면은 대부분 창호로 구성되기 때문에 창호는 한옥에서 중요한 장식요소가 된다. 창과 문은 형태가 비슷하지만 그 아래 머름의 유무로 구별할 수 있다. 창호지는 건물의 안쪽에서 붙이기 때문에 실내에서는 화사하고 밝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바깥에서는 창살의 무늬를 감상할 수 있다. 사찰 등에서는 창살을 꽃무늬로 장식하기도 한다.
3.5 정원과 조경
- 마당은 건물과 담을 이용하여 성격과 기능에 맞게 구성 되며 보통 행사를 위한 장소로 비워둔다. 일부 마당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기 위해 누정(樓亭) 등의 건축물, 담장과 문, 다리, 연못, 석물, 화단 등의 인공시설물을 배치한다. 우리나라 조경에는 도교의 신선사상, 음양오행사상, 풍수지리사상, 유교사상 등이 영향을 끼쳤다.
- 정원의 조경요소로는 꽃과 나무, 석축, 계단, 다리 등으로 구성된 산책로, 문, 담장, 굴뚝, 장독대 등의 건축시설, 연못과 폭포, 석물 등이 있다. 한옥은 전면이 낮고 후면이 높은 경사지를 다듬어 배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개 전면은 마당으로 비워두고 후면은 계단형으로 층차를 두고 다듬어 계단형정원이나 화계(花階)로 많이 꾸민다.
- 한옥의 후원에는 독립된 온돌 연통을 두고 담장을 장식하여 독특하고 내밀한 경관을 형성한다. 누정은 누각과 정자를 모두 의미한다. 궁궐에서는 후원의 자연이나 인위적으로 만든 자연에 누각을 도입하여 화려한 경관을 꾸몄고, 살림집에서는 누마루 주변에 연못과 수목을 장식하여 경관을 꾸몄다. 대표적인 궁궐 정원으로는 경주 계림과 안압지 및 창덕궁 후원이 있으며, 사대부의 정원으로는 담양 소쇄원이 있다.
4. 한옥의 시공
4.1 장인과 연장
한옥은 나무, 흙, 돌을 이용해서 정교하게 다듬어 집을 짓기 때문에 한옥의 시공에는 뛰어난 기술을 가진 여러 장인과 정교한 연장이 필요하다. 한옥에서 가장 중요한 장인은 목수이며, 목수는 대목수(大木手)와 소목수(小木手)로 구분된다. 목수 이외에도 기와공, 흙벽공, 단청장(丹靑匠), 석수(石手) 등의 다양한 장인이 필요하다.
- 대목장(大木匠) 혹은 도편수라고도 한다. 목재를 다듬어 한옥의 구조체에 해당하는 기둥, 보, 도리, 공포를 짜고 추녀내기, 서까래걸기 등 지붕의 모양을 결정하는 일을 한다. 건물의 설계부터 공사의 감리까지 책임을 지기 때문에 지금의 건축가와도 역할이 비슷하다.
- 소목수소목수는 가구를 꾸미는 사람이며, 창, 창문살, 반자, 마루, 난간 등을 짠다.흙벽공흙벽공은 벽체를 채우는 일 및 기타 흙을 채우는 일을 담당한다.기와공기와공은 지붕 만들기 단계에서 기와 잇는 일을 수행한다.
- 단청장단청장은 한옥에서 중요한 장식요소인 단청을 그리는 일을 맡는다.석수석수는 주춧돌을 비롯한 석재를 다루는 일을 맡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석재를 사용한 건축이 많았기 때문에 석수의 기술이 매우 발달하였다.
조선시대 건축 장인들은 특별한 것을 제외하고는 한옥 시공에 필요한 연장을 직접 만들어 썼다. 연장들은 기능별로 세분되어 수많은 종류가 있지만 용도에 따라 터잡기 및 긋기 연장, 자르기 연장, 깎기 연장, 파기 및 쪼기 연장, 치기 및 다지기 연장, 갈기 연장, 운반 연장, 기타 연장 등으로 구별할 수 있다. 장인들은 한옥 시공시 다양한 기법을 사용하였다. 두 부재를 길이 방향으로 연결하는 이음, 두 부재가 직교하여 만나게 연결하는 맞춤 등이 대표적인 목공기술이며, 돌로 만든 초석 위에 기둥을 딱 맞게 올리기 위해 밑둥을 깎는 그랭이질도 눈여겨 볼만하다.
한옥의 시공 < 한옥이론 (국가한옥센터 : AURI NATIONAL HANOK CENTER) (hanokdb.kr)
4.2 공사의 순서와 의례
한옥 공사는 터잡기로 시작하여 집을 지은 후 주변 가꾸기로 마무리 된다. 공사의 중요한 단계마다 집이 안정되고 집주인이 복을 받을 수 있도록 각종의식을 행하는 것도 특징이다. 이중 종도리를 올리면서 지내는 상량식(上樑式)은 건축 공사에서 가장 중요한 의례로 집의 주요한 구조가 완성되었음을 알리고 고생한 장인들의 노고를 위로 하는 의례이다. 공사 및 의례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 ① 집터잡기 : 자연 지세에 따라 집의 규모와 좌향 등을 정한다. 복거(卜居), 좌향(坐向) 의례를 치른다.
- ② 설계하기 : 기필요한 용도와 주변 기후에 적합하도록 건물을 설계한다.
- ③ 기초공사 : 건물이 들어갈 자리를 다듬는다. 처음 땅을 팔 때 개기(開基) 의례를 치른다.
- ④ 초석놓기 : 기둥이 놓을 장소에 초석(礎石)을 놓는다. 열초(列礎) 의례를 치른다.
- ⑤ 치목 : 나무를 필요한 각 부재로 다듬는 작업이다. 치목(治木) 의례를 치른다.
- ⑥ 조립 : 기둥을 세우고, 들보와 도리를 얹은 다음 서까래, 개판 등의 지붕 부재를 조립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한옥의 기본 구조가 완성된다. 입주(入柱), 상량(上樑) 의례를 치른다.
- ⑦ 기와잇기 : 기와장이가 완성된 지붕 구조에 나무와 흙을 두텁게 쌓고 깐 후 암키와와 수키와를 깐다.
- ⑧ 수장들이기 : 모든 구조 부재가 안정된 후 벽선 등을 설치한다.
- ⑨ 흙벽치기 : 흙벽장이가 진흙, 백토, 생석회 등을 섞은 흙에 짚 등을 섞어 벽을 바른다.
- ⑩ 마감공사 : 온돌, 마루, 난간, 창호 공사 등을 시행한다.
- ⑪ 주변가꾸기 : 건물 주변에 화계(花階), 장독대, 담장, 대문 등을 설치하고 꾸민다.
- ⑫ 입택하기 : 풍수에 따라 정해진 날에 집에 들어간다. 입택(入宅) 의례를 치른다.
4.3 목구조의 조립
목구조를 조립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초 위에 기둥을 세우고, 기둥 상부에 창방을 짜 맞춤한다. 그 위에 주두를 놓고, 앞뒤 방향으로 보를 끼운 다음 직각방향으로 도리를 얹어서 완성한다. 포집이나 익공집에서는 주두를 놓은 후 포를 올린다.
- 기둥기둥은 단면 형태에 따라 원형기둥, 네모기둥, 다각형기둥으로 나뉘며, 입면 형태에 따라 원통형 기둥, 민흘림기둥, 배흘림기둥으로, 위치에 따라 외진주(外陣柱), 내진주(內陣柱)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창방은 기둥머리를 좌우 수평으로 연결시키는 부재이다.보보는 건물 앞뒤를 연결하는 수평 구조부재이며, 지붕의 무게를 받아주는 역할을 한다. 보는 그 위치와 쓰임에 따라서 명칭이 다양하다. 가장 크고 길이가 긴 대들보가 있고, 대들보 위에 놓이는 중보와 종보, 대들보 앞뒤의 짧은 보인 툇보가 있다.도리도리는 건물의 좌우를 연결하는 부재이며, 목구조 중에서 가장 위에 놓이면서 서까래를 받는다. 놓이는 위치에 따라 주심도리, 중도리, 종도리 등으로 구분하며 종도리가 가장 위에 놓인다. 도리는 단면 모양에 따라 둥글게 만든 굴도리, 네모난 모양의 납도리, 팔각도리로 구분된다.종도리종도리를 올린 후 상량식(上樑式)이라는 의례를 치룬다. 이는 집의 완성을 알리고 고생한 장인들의 노고를 위로 하는 의례이다.
- 공포공포는 기둥 위에 놓여 보와 도리를 지지하는 부재의 조합을 말한다. 대개 공포는 주두, 첨차, 살미, 소로로 이루어지고, 주심포, 다포, 익공형식으로 구분된다.
4.4 지붕과 기와
지붕 공사는 지붕 가구의 조립과 기와잇기로 진행된다.
- 추녀추녀는 지붕 공사 시 가장 먼저 거는 부재로 지붕 모퉁이에서 45도 방향으로 놓는 부재이다.서까래서까래는 도리 위를 건너지르는 부재로 경사진 지붕면을 만든다. 서까래 하나로 만드는 처마를 홑처마라 하고 이중으로 서까래를 뺀 큰 지붕을 겹처마라고 한다. 지붕의 곡선은 추녀의 곡선 및 길이 결정 → 서까래의 곡선 및 길이 결정 → 서까래와 평고대 고정 → 부연 걸기 → 합각부분 마무리로 결정된다.
지붕가구의 조립
팔작지붕에서는 네 모서리에 추녀를 차례로 걸고 서까래를 건 후 부연을 걸어서 완성한다.
기와잇기
기와잇기는 지붕의 골격이 이루어진 다음에 시작된다. 서까래 사이에 산자 엮기를 한 후 흙을 덮고, 적심 및 보토를 깐다. 이후 암키와를 깔고, 홍두깨흙을 채우고 수키와를 쌓은 후, 마루 기와를 쌓아서 완성한다.
- 산자산자는 서까래 위로 기와를 이을 수 있도록 나무 등을 새끼로 엮어 만든 것을 말한다.적심적심은 산자 위에 채우는 나뭇조각이나 껍질을 말한다. 흙 대신 적심을 채우는 이유는 지붕의 무게를 줄이고 서까래의 부식을 방지하며 단열효과를 높이기 위해서이다.마루기와지붕에서 하늘과 맞닿는 모서리 부분을 마루라고 한다. 마루는 가장 높은 곳부터 용마루, 내림마루, 추녀마루로 구분되는데, 마루기와는 이러한 마루에 놓는 기와이다.
- 보토보토는 적심이나 산자 위에 단열과 지붕 곡을 고르게 하기 위해 까는 흙이다.기와암키와는 젖혀 놓는 기와이며, 수키와는 이와 반대로 두 암키와 사이를 엎어 잇는 기와이다. 홍두깨흙은 수키와를 고정하기 위해 채워 넣는 흙이다.
4.5 온돌과 마루
온돌과 마루
우리나라에서는 추위에 적응하기 위하여 온돌이, 더위에 적응하기 위하여 마루가 발달하였다. 온돌은 한국에서 크게 발달한 난방법으로 우리 민족의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현재까지도 널리 사용된다.
온돌
온돌은 순우리말로 구들이라 하며, 구들은 신석기 유적에서도 확인될 정도로 유래가 깊은 난방방식이다. 구들의 원리는 기본적으로 열의 전도를 이용한 것이다. 즉 방바닥 밑에 깔린 넓적한 구들장에 열을 가하여, 온도가 높아진 돌이 방출하는 열로 난방하는 것이다. 구들의 구조는 부엌의 아궁이, 방의 구들장, 마당을 향해 있는 굴뚝으로 나눌 수 있다. 아궁이에서 불을 피우면 불길이 구들장을 따라 이동하면서 방바닥을 데우고 마지막에 굴뚝을 통해 연기가 빠져 나가게 된다. 구들은 간접적으로 난방하기 때문에 내부 환경이 쾌적하고, 요리와 난방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식이었기 때문에 한옥에 널리 사용되었다.
마루
- 마루는 판재를 깔아 마감한 바닥을 말하며, 귀틀은 마루의 기본 골격이 된다. 한옥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우물마루는 귀틀과 마루널이 만드는 모양이 한자의 우물정(井)처럼 생긴 마루이다. 우물마루는 장귀틀과 동귀틀로 골격을 먼저 맞춘 후 귀틀에 판 홈에 청판을 끝부분부터 차례대로 끼워서 완성한다. 장귀틀은 앞 기둥과 뒤 기둥 사이에 거는 긴 귀틀이며, 동귀틀은 장귀틀 사이에 직각으로 설치하는 짧은 귀틀이다.
4.6 창호와 천장
창호
창호는 한옥의 내외벽에 설치하는 출입, 환기 및 통풍을 위한 개폐장치이기 때문에 기능적인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한옥은 정면 및 후면 벽체의 대부분이 창호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창호는 장식적인 측면에서도 무척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건물에 출입하기 위하여 설치한 것을 호(戶)라고 하고, 빛을 받아들이고 조망하고 환기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한 것을 창(窓)이라 한다. 한옥의 시공에서 창호 재료로는 주로 목재를 사용하며, 소목이 담당한다. 창호 공사는 수장들이기 공사 이후 머름을 들인 후 시행한다. 머름은 창의 하부에 대체로 문갑 높이로 짜 넣은 시설이며 이 높이가 창의 높이가 된다. 창호의 종류로는 판문과 살문이 있다. 판문은 세로로 판자를 나란히 두고 가로로 엮은 것이며, 살문은 살을 엮고 그 뒷면에 창호지나 비단을 댄 문이다. 살문 중 대표적인 것은 세살문이며, 사찰건축 및 궁궐건축 등에서는 이 중 화려한 꽃살창 등을 사용하였다.
천장
천장은 지붕면을 가리기 위해 실내에 하는 마감이며, 연등천장과 의장천장으로 나뉜다.
- 연등천장연등천장은 구조체가 그대로 천장이 되는 것이며, 일반적으로 대청이나 누마루 등 개방적인 공간에 사용된다.
- 의장천장의장천장은 구조체와는 별도로 구성된 천장이며, 대표적인 것으로 우물천장이 있다. 우물천장은 우물마루를 만들 때와 같이 장귀틀과 동귀틀을 격자로 짜고 청판을 끼운 것이다. 궁궐이나 사찰 등에서 주로 사용하며 단청을 넣어 장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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