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80년대 사상주민 생활모습 생생하게!
주차장 공간 주민 참여로 생활사박물관 변신
기증자료 등 5천점 전시 … 주민, 해설사 참여
□ 사상생활사박물관
"재첩국 사이소∼, 재첩국." 전시관에 들어서자 부산의 아침을 깨우던 `재첩국 아지매'의 정겨운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벽면 한편으로는 부산경제의 맏형 노릇을 하던 사상공단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공단 내 신발공장에서 일하며 어린 동생의 학업 뒷바라지에서부터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어느 한 여공의 회고록이 가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한다. 사상구 삼락동에 자리한 `사상생활사박물관'의 풍경이다.
▲사상생활사박물관은 전국 최초의 주민 참여형 공공박물관이다. 1960∼80년대 당시 낙동강지역 주민의 생활상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사상지역 어르신들이 박물관 해설사로 활동하는 모습).
▲사상생활사박물관 전시실 모습.
지난달 6일 정식 개관한 `사상생활사박물관'(관장 서석환)은 1960∼80년대 당시 낙동강지역 주민의 생활상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지상 3층, 총면적 641.5㎡ 규모로 박물관이 들어서기 전에는 주차장이 자리했다.
사상구는 주차장 터를 상업시설로 개발하는 손쉬운 방법 대신 부산형 도시재생을 통해 지역주민이 옛 추억을 회상하고 지역의 역사를 이해하면서 세대 간 소통이 가능한 생활사박물관으로 탈바꿈시켰다.
주민 참여로 만든 소통 공간
전국 최초의 주민 참여형 공공박물관이면서 기초자치단체로는 처음 건립한 사상생활사박물관은 전시실을 비롯해 체험장·수장고·문화마당·주민쉼터·아트홀·주차장 등을 갖추고 있다. 20여년 동안 감전동에서 재첩국 장사를 한 할머니의 `재첩국 양동이'와 30여년 동안 갈대로 빗자루를 만든 장인의 `빗자루' 등 사상지역 주민이 기증 또는 기탁한 1천여점의 소중한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낙동강변 모래펄에서 나던 재첩을 삶아 새벽마다 부산 곳곳으로 장사를 떠났던 `자갈치 아지매'의 생생한 목소리부터 게잡이와 고기잡이, 폐수로 망가진 샛강과 재생활동, 사상공단의 활기찬 모습 등 사상지역 일대 주민의 삶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은 사진·동영상자료까지 포함하면 전시물은 5천여점이 넘는다. 모두 사상지역 주민들이 기증·기탁한 것들이다.
▲사상생활사박물관 전경.
▲박물관 건립 이전 공영주차장이던 당시 모습.
사상지역 옛 모습
물건·사진·영상·기록물로 전시
사상생활사박물관의 또 다른 특징은 `샛강 사람들'로 불리는 6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다. 주민 공동체 `샛강 사람들'은 박물관 운영에서부터 전시해설까지 큰 몫을 해내고 있다. 이들은 사상지역 역사를 알리는 `주말엔 박물관에서 놀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시니어 재능나눔사업의 하나로 6명의 어르신들은 박물관 전시장에서 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다.
사상생활사박물관은 개관 이후 지난 1일까지 3천여명 이상이 다녀갔다.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 대부분은 "어 우리 집에도 이런 거 있는데…"라는 반응을 보였다. 서석환 관장은 "박물관을 찾은 분들이 자신의 물건을 기증하겠다고 해 30년 이상 된 고무신 두 켤레가 네 켤레가 됐다"며 "사상생활사박물관은 지역주민들의 열정과 참여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사상생활사박물관은 오전 9시∼오후 6시 문을 연다. 주말에도 개관하지만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 및 추석 연휴 기간은 휴관이다. 상설 및 기획전시를 비롯해 다양한 문화행사가 연중 열리고 있으며 성인 및 청소년 대상 체험 프로그램도 알차다. 관람료는 무료, 단체관람의 경우 전문해설사가 친절한 설명을 해준다.
※문의:사상생활사박물관(310-5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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