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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이야기

자동차 - 지금은 8년째 세계5위 생산국

 

만약 車산업이 없었다면…국내 일자리 175만개 실종…年 세금 38조 날아가는 셈
Updated 2013.05.10.
110년만에 차량등록 1902만대
2015년 상반기 2000만대 예상

1955년 ‘시발’이 첫 국산자동차
지금은 8년째 세계5위 생산국




지난 1903년 고종황제의 ‘어차(御車)’로 자동차가 처음 한반도에 모습을 드러낸 지 불과 110년 만에 우리나라의 자동차 등록 대수가 2000만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195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자동차 산업 역시 눈부시게 발전해, 현재 대한민국은 최근 8년 연속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에 오른 선진 자동차 국가로도 분류된다. 이미 자동차 산업은 직ㆍ간접 고용 175만명(2010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13.1%(2012년 기준)와 국가 전체 무역흑자의 2.2배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한국경제의 주요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부품 산업을 포함한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이 세계 자동차 시장의 변방에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車 2000만대 등록 코앞…2.68명당 1대꼴=최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현재 자동차 등록 대수는 1902만869대로 1900만대를 돌파했다.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66년(5만대)과 비교하면 380배나 등록 대수가 증가한 것이다. 남한의 인구가 5094만8272명(안전행정부 홈페이지 1월 1일 기준)인 만큼 2.68명당 1대 꼴이다. 연간 약 50만대가 새롭게 등록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오는 2015년 상반기께 2000만대 돌파가 예상된다.

우리나라 첫차는 의견이 분분하나 고종황제의 즉위 40주년을 맞아 미국공사가 들여온 포드(추정)의 오픈카 라는 것이 정설이다. 이는 1886년 독일의 다임러와 벤츠가 세계 최초의 가솔린 자동차 제작에 성공한 지 17년 뒤의 일이다. 이어 다임러의 리무진 1대와 GM의 캐딜락 리무진 1대가 고종황제와 순종황제용으로 사용됐다. 민간인으로 해외에 나가서 자동차를 맨 처음 탄 사람은 제3대 천도교 교주였던 손병희 선생으로 알려져 있다.

1912년에는 국내 최초로 자동차 운송사업이 시작됐다. 요금은 마산~진주 간이 3원80전, 진주~삼천포 간이 1원30전. 당시 쌀 한 가마니 값은 3∼4원이었다.

이후 국내 자동차 등록 대수는 지난 1969년 11만대로 10만대를, 1985년(111만대)엔 100만대를 돌파했다.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204만대를 기록하고서 매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이후로도 꾸준히 늘어 2005년 1540만대, 2010년 1794만대, 2011년 1844만대 등 이제 2000만대를 코앞에 두고 있다.

 

약 4m의 자동차 안에는 무려 3만여개의 부품이 들어간다. 부품이 많다 보니 산업 연관 효과도 크다. 사진은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에 들어가는 부품을 하나씩 나열한모습.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질곡의 국산차…지금은 8년째 세계 5위 車 생산국=국산 자동차는 1955년 ‘시발(始發)’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했다. 드럼통에 부서진 미군 지프의 부품을 끼워 넣어 제작한 차량이었다. 1960년대 들어선 부산의 신진공업사, 새나라자동차 등 속속 자동차 회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새나라자동차는 얼마 못 가서 몰락, 신진공업사에서 출발한 신진자동차에 인수된다. 신진자동차의 히트작이 1966년 나온 ‘코로나’였다.

이후 현대자동차, 아세아자동차 등 경쟁사가 등장하면서 신진의 독주시대는 마감된다. 현대자동차는 1967년 설립돼 1976년에 국내 첫 고유 모델 ‘포니’를 만들었다. 1998년에는 기아자동차를, 1999년에는 현대자동차서비스를 합병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세계 5위, 연간 712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 신진자동차는 GM코리아, 새한자동차, 대우자동차, GM대우 등을 거쳐 현재 한국지엠으로 이어졌다.

자전거를 만들던 기아산업은 1960년대부터 삼륜트럭을 제작했고, 1976년 아세아자동차공업, 기아기공 등을 인수했다. 1990년에는 기아자동차로 개칭했다. 하지만 1998년 모기업 기아그룹의 경영난으로 현대자동차에 인수됐다. 쌍용자동차는 1962년 세워진 하동환자동차공업이 전신이다. 1977년 동아자동차로 상호를 변경하고, 1988년 쌍용자동차로 다시 사명을 바꿨다. 이후 대우, 중국 상하이차, 법정관리, 인도 마힌드라 등을 거쳐 최근 다시 부활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1995년 삼성그룹이 세운 삼성자동차에서 출발한다. SM5 등의 히트작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기 등의 여파로 1999년 법정관리를 신청, 이듬해 4월 프랑스 르노가 6200억원에 인수했다.

이처럼 국내 자동차 역사는 반세기 정도의 짧은 세월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지난해에는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 대수가 456만대(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해외생산은 현지국가에 포함)로 8년째 세계 5위를 기록했다. 중국(1927대)과 미국(1033만대), 일본(994만대), 독일(565만대) 바로 다음이다. 우리나라의 글로벌 생산 비중은 5.4%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7가구당 1가구가 車 산업 종사…稅收의 16% 차지=자동차 산업은 특유의 연관 효과 때문에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엄청나다. 한국 자동차 산업은 지난해 자동차와 부품을 합해 718억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무역수지에서도 전년보다 5.8% 늘어난 617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흑자 규모에서 최초로 600억달러를 넘어섰다. 자동차 산업의 무역흑자는 한국 전체 무역흑자의 2.2배에 달했다. 특히 7개국 10개 해외 생산기지를 갖고 있는 현대ㆍ기아차는 지금까지 170여개국에 5000만대 이상의 자동차를 수출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일자리 창출, 제조업 내 생산액, 부가가치 창출 등에서도 효자 산업이다. 직ㆍ간접 고용인원이 175만여명(2010년 기준)으로 147만여명이었던 2001년보다 19%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총 고용인원은 2157만명에서 2383만명으로 10% 가량 늘어나는데 그쳤다. 직ㆍ간접 일자리 175만개, 4인 가구, 남한 인구를 감안하면 국내 7가구 중 한 가구가 직ㆍ간접적으로 자동차와 관련되어 있다는계산이 나온다. 또한 2010년 우리나라 제조업 전체 생산액 1502조4000억원 중 11.4%에 달하는 170조8000억원, 부가가치 역시 제조업 전체 480조2000억원 중 10.6%를 웃도는 50조7000억원이 자동차 산업에서 발생했다.

국가 운영의 기반이 되는 세수 측면에서도 기여도가 높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국세청 자료를 인용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2011년 자동차 관련 세금은 38조1830억원으로, 같은 해 우리나라 전체 세수(238조원)의 16%를 차지했다. 전 세계 국가들이 자국의 자동차 산업 보호와 육성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모두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김대연 기자/sonamu@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