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인간, 이야기와 생명이 어우러진 '명상의 길'
'낙동강 하구 생태길' 내달 탄생
- 국제신문
- 박창희 선임기자 chpark@kookje.co.kr
- 2012-09-25 20:4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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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하구에 을숙도~맥도생태공원~구포나루를 잇는 길이 약 22㎞의 문화생태탐방로가 곧 개설된다. 맥도생태공원의 흙길과 탐방 덱이 도보꾼들을 기다리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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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22㎞로 도보 6시간 소요
- 동물 통행하는 '생태통로'
- 을숙도 상·하단 연결 역할
- 맥도생태공원 강둑 인근
- '메타세쿼이아 길' 조성중
- 낙동대교 이용 강 건너면
- 구포나루가 옛 영화 전해
낙동강 하구에 '명품 생태길'이 곧 탄생한다. (사)걷고싶은부산은 25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의 하나로 '낙동강 하구 생태길' 조성 사업을 진행 중이며, 다음달 말께 완료된다고 밝혔다.
낙동강 하구 생태길은 을숙도 에코센터~을숙도 문화회관~맥도생태공원~낙동대교~삼락강변공원~구포역~구포나루까지 약 22㎞이며, 도보로 약 6시간이 소요된다. 포장이 된 도심길과 달리 흙길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사)걷고싶은부산의 조사에 따르면 이 생태길은 수변 흙길(13㎞) 59%, 고수부지길(5㎞) 23%, 인도(4㎞) 18%로 구성되어 있다. 사업이 완료되면 구간별 테마가 설정되고 걷기 안내판과 생태지도, 체험 프로그램 등이 만들어져 자연과 문화, 이야기와 생태가 어우러진 걷기 명소로 거듭난다.
■을숙도 생태통로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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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하구 생태길은 '인공 생태통로'를 통해 을숙도 하단부와 상단부가 이어진다. 지금까지 을숙도 상·하단부는 하굿둑 횡단도로에 의해 단절되다시피 했는데, 생태통로가 들어서면 인위적 연결이 가능해진다. 인간과 동물의 공생·공존을 위한 조치다.
부산시 낙동강사업본부는 국토해양부의 지원을 받아 낙동강 하굿둑 횡단도로에 의해 차단된 을숙도 상·하단부를 연결하는 '생태통로' 설치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생태통로는 길이 50m, 폭 23m의 아치형으로, 통로 중간에 방음벽이 설치돼 동물 길과 인도가 구분된다. 예산 50억 원은 국비로 충당된다.
부산시 자료에 따르면 을숙도 상·하단부에는 고라니 수달 살모사 거북 두더지 족제비 멧돼지 살쾡이 등 동물 28종 56개체가 서식하고 있다. 하지만 차량통행이 많은 도로에 지하 통로가 아닌 육교형 통로를 설치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도 있다. 향후 운영에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맥도생태공원을 걷는 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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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위), 고라니. |
맥도생태공원으로 내려가 둔치길을 걷는 재미를 즐길 수도 있다. 대저어촌계의 선착장 쪽으로 들어가면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수생식물원과 탐방덱, 연꽃습지, 생태학습원을 연이어 만난다. 강둑길 아래에 조성되고 있는 메타세쿼이아 길도 운치가 있다. 습지 중간에 만들어져 있는 '낙동강 버들길'(폭 2m, 길이 6.5㎞)은 매력 만점이다. 온전한 흙길에다 연도에 갈대와 억새가 군무를 펼치며 길손을 맞는다. 4대강 사업으로 농경지가 사라진 것이 아쉽지만, 자연과 함께 하는 생태길로서 이만큼 좋은 조건을 갖춘 곳은 찾기 어렵다.
보행용 덱이 설치돼 있는 연꽃단지 역시 볼거리다. 이곳의 가시연꽃 군락지는 낙동강의 둘도 없을 선물이다. 7~8월 꽃이 피면 맥도생태공원 전체가 연꽃향에 빠져든다.
■삼락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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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점인 낙동강 에코센터.(위), 원래 자리에서 쫓겨나 덕천교 인근에 자리잡은 구포나루(감동진나루). |
다리를 건너면 삼락생태공원이다. 이곳은 472만 ㎡(약 140만 평)로, 하천 둔치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자연습지와 철새, 잔디밭, 체육시설, 산책로 등이 어우러져 놀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 공항이 가깝고 도시철도가 멀지 않아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삼락생태공원 내에는 아기자기한 오솔길이 조성돼 있어 사색을 하거나 이웃 또는 친구끼리 걷기에 더없이 좋다. 낙동강 하구 생태길이 열리면 '삼락'에 숨은 길들이 많은 이야깃거리를 제공해 줄 수 있다. '삼락'이란 지명은 맹자가 말한 '군자삼락'(君子三樂·가족 무고하고, 부끄러움이 없으며, 교육하는 즐거움)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구포나루 이야기 되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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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숙도 상·하단부를 연결하는 생태통로 공사 현장. 4대 강 사업의 일환이며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
전문가들은 낙동강 하구 생태길이 구포나루의 문화적 지역적 맥을 되살리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사)걷고싶은부산 공동식 상임이사는 "낙동강 하구 생태길은 역동적인 생태자원과 더불어 도도하게 흐르는 낙동강을 바라보며 여유로움과 명상에 잠길 수 있는 길"이라며 "안내체계와 지도, 체험 프로그램 등이 엮어지면 국내 최고의 강변 명품길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문화생태탐방로 사업은
- 역사·문화 자원 뛰어난 길 지원
- 올 낙동강 생태길 등 10곳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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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 생태공원. |
문화부는 올해도 다양한 근대 역사·문화 자원 및 우수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테마 여행길 등 네 가지 주제로 구분해 문화생태탐방로 10곳을 선정, 발표했다.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낙동강 하구 생태길이 여기에 포함됐다. 나머지 9곳은 내포 안개길(홍주성 천년 여행길), 함양 선비문화 탐방로, 태백산맥 문학기행길, 흥부길, 하남 위례길, 중원문화길, 금강 생태 탐방길(익산 둘레길), 무안 갯벌 낙지길 등이다.
문화부 관계자는 "문화생태탐방로로 지정되면, 탐방로 조성 및 안내 체계 구축, 홍보 등의 사업을 지원받게 된다"면서 "시설물 설치를 최소화 하고 가급적 길을 원형을 유지토록 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전했다.
탐방로 조성과 함께 문화부는 길 전문가 및 이용자 등을 중심으로 '탐방로 자문단'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자문단은 탐방로 조성 및 유지 관리에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탐방로별 특화된 주제를 발굴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입히는 역할을 한다.
탐방로별 상세 노선 및 정보는 '녹색관광홈페이지'(www.녹색관광.kr)나 웹 사이트 '두발로'에서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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