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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이야기

[스크랩] 소상팔경(瀟湘八景)


조선 16세기
중국 호남성 동정호 아래 소수와 상강이 만나는 곳은 천하절경으로 문인들에 의해 일찍부터 회자되기 시작하여, 이를 읊은 시문이 한 둘이 아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고려시대에 소상팔경을 소재로 한 서화가 있었음이 문헌으로 확인된다. 그러나 현존하는 그림은 대개 조선시대 16세기이후의 것이며, 후기에는 민화뿐만 아니라 도자기에도 채용된다. 이 그림은 현재 낱폭씩 8폭의 족자로 되어있는데 원래는 병풍이었으리라 생각된다. 8폭의 그림들은 두 폭씩 대칭을 이루는 구도로 각기 좌우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각 화면에는 계절의 변화 등을 농담의 대조와 용묵법에 의해 잘 나타내고 있다. 현존하는 소상팔경도들과 비교해보면 일본 대원사 소장품이 연관이 많으며 본래의 순서는 불확실하나 각 폭이 둘씩 조화를 이루므로 ①산시청람 ②연사모종③어촌석조④원포귀범⑤소상야우⑥동정추월⑦평사낙안⑧강천모설의 순서가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김득신(金得臣: 1754∼1822)
이 그림의 작자인 김득신은 조선후기 화단에서 여러 명의 화원을 배출한 개성 김씨 가문 출신이다. 부친은 김홍도의 스승으로 알려진 김응환이며, 아들은 순조어진제작에 참여한 김하종이다.
김득신의 유작 중에 산수화가 없는 바는 아니지만 주로 김홍도의 영향이 감지되는 풍속화와 신선도 등이 그의 대표작으로 공개되곤 하였다. 이것은 영모화라고 하나 새와 동물은 작게 등장하고 오히려 배경인 산수가 비중있게 다뤄지고 있어, 김득신 산수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그림이다. 수지법이나 바위처리, 화면 구성 등에서 김홍도와의 관련이 강하게 보여진다.
쌍을 이룬 토끼와 꿩을 그린 것과, 보다 너른 수면을 두어 여러 종류의 새들을 무리지어 나타낸 두 폭 모두 깔끔한 화면 구성과 영모와 배경의 조화 등이 돋보인다. 상단 여백에는 문장과 글씨에서 일가를 이룬 이재학의 팔언절구 찬문이 있다.
 
소상팔경(瀟湘八景)
 
소상팔경(瀟湘八景)이란 중국의 후난(湖南)성 동정호 남쪽 소수(瀟水)와 상강(湘江)이라는 두 강이 합류하는 곳에서 연출하는 경승 8가지를 말한다.
   
1경 : 山市晴嵐 산시청람-산간 마을의 맑은 기운이 감도는 풍경
2경 : 煙寺暮鐘  연사모종-연무에 쌓인 산사의 저녁 종소리
3경 : 瀟湘夜雨 소상야우-소상강에 밤비 내리는 풍경
4경 : 遠浦歸帆 원포귀범-멀리 포구로 돌아오는 돛단 배들
5경 : 平沙落雁 평사낙안-모래밭에 내려앉는 기러기 떼
6경 : 洞庭秋月 동정추월-동정호에 비치는 가을 달
7경 : 漁村夕照 어촌석조-저녁 노을 물든 어촌 풍경
8경 : 江天暮雪 강천모설-저녁 때 강변에 눈 내리는 풍경

그것이 조선시대 한반도 문화에도 얼마나 영향을 미쳤던지, 춘향전이며 심청전, 흥부전, 수심가, 김시습의 만복사저포기와 같은 저명한 작품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김만중의 구운몽은 아예 소상팔경을 공간으로 설정했다.
판소리에서 소상팔경을 묘사하는 대목은 대략 아래와 같다.
  
소상강 들어가니… 소상팔경이 눈앞에 벌여 있어 찬찬히 둘러보니 물결이 아득한데, 주루룩 주루룩 내리는 비… [소상강 밤비]가 이 아니냐(소상야우-瀟湘夜雨). 칠백 평 호수 맑은 물에 가을달이 돋아오니 하늘의 푸른 빛이 물 위에 어리었다. 어부는 잠을 자고 소쩍새만 날아드니 [동정호 가을 달]이 이 아니며(동정추월-洞庭秋月), 오나라 초나라 너른 물에 오고가는 장삿배는 순풍에 돛을 달아 북을 둥둥 울리면서, 어기야, 어기야, 어야. 소리하니 [먼 포구에 돌아오는 돛단배]가 이 아니냐(원포귀범-遠浦歸帆). 강 언덕 두서 너 집에 밥짓는 연기 나고, 강 건너 절벽 위에 저녁노을 비쳐오니 [무산의 저녁노을]이 이아니냐(어촌석조-漁村夕照). …푸른 물 하얀 모래 이끼 낀 양쪽 언덕에 시름을 못 이기어 날아오는 기러기는 갈대 하나 입에 물고 점점이 날아들며 끼룩끼룩 소리하니 [모래밭에 내려앉는 기러기]가 이아니냐(평사낙안-平沙落雁).  …새벽 종 큰 소리에 경쇠 소리 뎅뎅 섞여 나니 배타고 온 먼 길손의 깊이 든 잠 놀래 깨우고, 탁자 앞의 늙은 중은 아미타불 염불하니 [한산사 저녁 종]이 이아닌가(연사만종-煙寺晩鍾). …
 
소상팔경 만큼이나 이를 소재로 한 소상팔경도(瀟湘八景圖)라는 그림 또한 유명하다.
아래의 소상팔경도는 조선 전기의 화가 안견(安堅)이 그렸다고 알려져 있는 여덟 폭의 산수화이다. 가로 31.1cm, 세로 35.4cm 크기로 비단 바탕에 수묵을 사용하여 그린 이 그림은 화첩의 형태로 꾸며져 있으며,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山市晴嵐 산시청람


煙寺暮鐘  연사모종


瀟湘夜雨 소상야우


遠浦歸帆 원포귀범


平沙落雁 평사낙안


洞庭秋月 동정추월


漁村夕照 어촌석조

江天暮雪 강천모설
출처 : 남기고 싶은것들..
글쓴이 : 가시장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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