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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이야기

[스크랩] 석면에 노출 가능한 직종 또는 환경

 

석면에 노출 가능한 직종 또는 환경


한국산업안전공단 산업보건국

 


석면에 의한 건강장해가 알려지면서 근로자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도 석면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공포감을 느끼는 것 같다. 석면은 일반 환경 중에도 아주 낮은 농도로 존재한다. 흔히 악성중피종은 소량의 석면 노출로도 발생할 수 있음을 들어 석면에 소량이라도 노출되면 건강장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그렇다. 소량의 석면에 노출되어도 악성중피종이나 폐암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이론적인 가능성일 뿐이다. 석면광산 주변의 주민에게 폐암이나 악성중피종의 발생률이 높기는 하지만, 일반 환경에서 아주 낮은 농도의 석면에 노출되어 건강장해가 발생할 확률은 매우 낮다. 소량으로 생길 수는 있지만 결국 석면노출량이 많아야 건강장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반인이 지나치게 석면에 의한 건강장해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석면에 의해 건강장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석면이나 석면제품을 취급하는 근로자들이다. 석면에 의한 직업성암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영국이나 미국에서도 과거에 석면을 많이 사용했던 지역의 근로자에게 악성중피종의 발생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므로 석면을 어떠한 업종에서 어떠한 용도로 사용했는가를 보면 어떤 근로자들에게 석면에 의한 질병이 많이 생길 수 있는지를 추정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30여 년 전까지 충남 홍성에서 석면을 생산하였는데 해방 전에는 아시아에서 최대 석면 생산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에 일반 산업용으로 사용된 것은 주로 캐나다에서 수입한 백석면이다. 석면 수입은 매년 증가하여 1992년에 9만 5천톤으로 최대량을 수입하였다. 이후 석면 수입량은 점차 줄어들어 2005년에 수입된 양은 1만톤을 넘지 않는다.

석면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근로자는 석면 방직공이다. 석면으로 실을 짜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석면분진에 노출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90년대 초반까지 석면방직공장이 있었고 1993년에 국내 최초로 발생한 악성중피종도 이 방직공장의 근로자에게 발생하였다.

석면은 건축자재로 가장 많이 사용되었다. 건축용의 비율은 1990년에는 85% 정도이었으나 1998년에는 95% 이상이 증가하였다. 건축에서는 석면이 20% 함유되는 슬레이트 제조에 가장 많이 사용되었다. 1970년대부터 주택개량 사업으로 석면 수입량이 크게 증가하였다. 슬레이트를 제조하기 위해 석면과 시멘트를 혼합하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양의 석면 분진이 발생하였다. 슬레이트 제조공장에서는 이미 석면에 의한 폐암이 발생하여 직업성 폐암으로 인정된 사례가 있다. 건설근로자들이 슬레이트를 설치하기 위해 가공하는 과정에서 유리된 석면에 노출될 수 있다. 석면 슬레이크를 폐기하기 위해 부수는 과정에서도 석면에 노출될 수 있다. 슬레이트에 삼겹살을 구워먹는 경험이 있어 석면에 의한 건강장해를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과정에서 석면에 노출될 가능성은 거의 없고 노출농도도 무시할 정도로 낮다.

석면은 석고보드, 석면 시멘트판, 단열재 등 건축자재의 일부에도 사용되었다. 처음에는 단열목적으로 석면이 많이 사용되었지만 점차 비석면재료로 교체되어 2-3년 전부터는 대부분 비석면제품으로 생산되고 있다. 산업안전공단의 조사에 의하면 건물에 사용된 시멘트판의 20-50% 내외에서 석면이 검출되었는데 검출률은 수도권에서 낮았고 최근 건물에서 낮았다. 현재는 비석면 제품을 사용하여 시공하는 작업자는 석면 노출이 없으나, 과거 석면이 함유된 자재를 폐기하는 작업자는 석면에 노출될 수 있다.

석면 노출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단열재에 대한 것이다. 석면에 의한 건강장해는 석면솜을 사용하던 절연공에서 악성중피종이 유난히 많이 발생하여 알려지게 되었다. 이 때문에 단열재로 사용되는 석면솜은 일찍이 유리섬유나 암면으로 대체되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과거의 기억과 석면 대체물질을 석면이라고 부르는 관습 때문에 많은 건축물에 사용되는 암면이나 유리솜을 석면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암면이나 유리솜은 석면과 유사한 성질을 가지는 인공섬유인데 아직은 발암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리섬유는 유리를 구성하는 물질을 이용하여 만드는 것으로 피부를 자극하여 자극성피부염을 일으키므로 피부에 닿으면 매우 가렵고 따갑다. 이것을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석면의 독성으로 오해하고 있다. 제품 설명서를 보면 유리섬유나 암면인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보일러나 열 공급용 온수파이프를 싸고 있는 단열재로 석면솜을 이용한 적이 있으나 지금은 암면이나 유리섬유가 사용되고 있다.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대형 보일러의 석면솜은 1990년대에  대부분 비석면으로 대체되었다. 1990년대 이전에 보일러를 제조하거나 수리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석면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가정용 보일러에는 대부분 비석면제품이 사용되었다. 보일러 이외에 열공급 파이프는 대부분 비석면제품이 사용되었다. 다만 사업장의 대형 보일러 파이프의 연결부위에는 아직도 석면테이프가 사용되고 있다. 기계의 연결부위에 내마모성과 단열성을 위해 석면 개스킷을 사용하는 경우도 발견된다.

석면은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용접포로 사용되었다. 용접을 하면서 불꽃이 튀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데, 석면 용접포를 사용하면 불꽃이 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현재는 대부분 비석면포로 사용하나 아직도 석면포를 사용하는 곳이 있다. 석면포는 가내 수공업에 하청을 주어 제작하기 때문에 추적도 어렵다.

일반 시민들도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석면 노출은 자동차 정비소에서 발생할 수 있었다. 과거에는 브레이크 패드를 석면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주택가의 정비소는 보통 브레이크 패드를 갈면서 호흡보호구도 착용하지 않고 에어건을 이용해서 먼지를 불어내면서 작업을 하였다. 다행히 1990년 초부터 승용차는 비석면 패드를 사용하여 현재는 석면에 노출될 가능성이 없어졌지만 아직도 일부 대형차에서는 석면제품의 브레이크 패드를 사용한다. 석면 사용에 규제가 없었던 1990년대 초 이전에 자동차 정비소에서 근무했던 사람은 석면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고 그로 인해 악성중피종이나 폐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설사 이들에게 직업성암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산재로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사업장은 과거에는 산재보험 대상 사업장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하철에도 석면이 발견되어 지하철의 직원들이나 이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걱정을 하고 있다. 지하철에는 대량으로 석면을 사용한 적은 없고 일부 건설 마감재에 함유되어 있거나 석면 가스켓 등을 사용하였다. 설비를 정비하는 근로자들이 짧은 시간이지만 가스켓을 교체하면서 석면에 노출될 수 있다. 현재 서울메트로에서는 대부분을 비석면제품으로 교체하였고 석면이 함유된 곳을 제거해 나가고 있으므로 정비부서 이외에 직원들이 석면에 노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2기 지하철을 운영하고 있는 도시철도공사나 부산 등 다른 도시의 지하철공사에서는 석면 함유제품을 사용하지 않았으므로 근로자나 이용 승객들이 석면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석면을 사용한지 수십 년이 지나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유럽 국가에서는 1980년대부터 시작하여 단계적으로 석면 사용을 전면 금지하였다. 영국은 1982년에 청석면 사용을 금지하였고 1999년에 백석면 사용을 금지하였다. 아이슬란드는 1983년에 세계에서 가장 처음으로 모든 종류의 석면 사용을 금지하였다. 스웨덴은 1986년에 석면은 물론 석면제품의 사용을 전면 금지하였다. 미국은 아직 석면을 사용하고 있는데 대신 작업장의 농도를 엄격하게 적용하여 실제적으로 금지한 것과 마찬가지로 관리하고 있다. 일본은 1995년에 청석면과 갈석면의 사용을 금지하였다. 2004년에 구보타사건이 발생하지 신축 건물에 백석면 사용을 금지하였고 2008년까지 단계적으로 모든 석면 사용을 중단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1997년에 청석면과 갈석면, 2003년에 백석면 이외의 모든 석면의 사용을 중단하였다. 2007년부터는 단계적으로 백석면과 그 제품의 수입, 제조, 사용을 중단하여 2009년부터는 모든 형태의 석면 사용을 중단할 예정이다.

 

 

 

 

출처 : (주)에이렉
글쓴이 : (주)에이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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