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부산민속문화의 해' 주제별 조사 보고서와 민속조사 보고서 발간
부산광역시와 국립민속박물관은 ‘2021년 부산민속문화의 해’를 맞아 부산의 특색있는 문화를 조명한 주제별 조사 보고서(총 5권)와 부산 영도의 민속문화를 탐구한 민속조사 보고서(총 5권)를 지난 8월 말경 발간했다.
지역 민속문화를 활성화하고자 부산시와 국립민속박물관이 함께 추진하는 ‘부산민속문화의 해’ 사업은 체계적 현장조사와 연구, 특별전, 학술대회 등을 통한 민속문화 자원화와 국내외 홍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부산광역시의 보도자료에 의해 다음과 같이 세부적인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보고서는 '길이 만든 부산'(차철욱), '국제시장'(오세길), '좌천동 가구거리와 자개골목: 사람과 공예기술'(이현주), '낙동강 하구 재첩마을과 재첩잡이'(황경숙). '아미동 이야기: 포개진 삶, 겹쳐진 공간'(우신구) 등 총 5권이다.
『길이 만든 부산』(차철욱)은 부산과 외부로 통하는‘길’을 매개로 부산의 변화를 바라본 보고서이다. 부산은 한반도의 끝이기도 하지만, 유라시아 대륙의 시작이기도 하다. 경계로서의 부산은 다방면과 소통하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이 책은 시공간적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길’을 통해 사람, 물건, 문화가 이동하고 교류하면서 유기적으로 변화해온 부산의 모습을 담았다.
『국제시장』(오세길)은 부산을 대표하는 시장인 국제시장을 탐구한 보고서이다. 75년 역사를 가진 국제시장의 역사, 시장을 이끄는 상인조직인 번영회를 살펴보고, 10개 점포를 중심으로 국제시장 상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또 국제시장에 인접한 부평깡통시장, 만물의 거리, 아리랑거리, 신창상가(케네디 시장)를 소개하였다.
『좌천동 가구거리와 자개골목: 사람과 공예 기술』(이현주)은 부산의 공예산업을 부흥시켰던 본산지인 좌천동 자개골목의 역사와 흔적을 찾아 탐구한 보고서이다. 이 자개골목을 지키고 있는 마지막 공방인 ‘일호공예’와 평생을 자개와 함께 살아온 절삭공 이일환 등 자개골목의 화려했던 명성을 간직한 채 아직도 그 명맥을 잇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보았다.
『낙동강 하구 재첩마을과 재첩잡이』(황경숙)는 부산의 젖줄 낙동강에서 어획되는 식생활 재료인 재첩, 그리고 재첩을 둘러싼 사람들을 주제로 살펴본 본격적인 ‘재첩문화’ 연구서이다. 저자는 낙동강 강변마을을 직접 발로 뛰며 추적해서 1940년대부터 지금까지 80년간 진행된 낙동강 하구 재첩마을과 재첩잡이의 변화에 관해 탐구하였다.
『아미동 이야기: 포개진 삶, 겹쳐진 공간』(우신구)은 부산 서구 산복도로 자락에 있는 아미동 비석마을을 탐구한 보고서이다. 저자는 부산의 역사와 부산의 공간이라는 양면을 조감하기 위해서는 부산의 변두리이자 동전의 뒷면과도 같은 아미동을 살펴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부산의 개항 초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부산에 살았던 사람들, 부산에서 일어났던 크고 작은 사건들, 부산을 둘러싼 우리나라와 동아시아 그리고 세계의 시대적 변화가 켜켜이 쌓여 있는 곳이 아미동 비석마을이고, 그 기억과 장소를 후손들에게 들려주고 남겨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영도 민속조사는 부산의 민속문화를 특징적으로 보여주는 영도 지역에 대한 종합적 민속조사를 진행했다. 보기
‘영도 민속조사 보고서’는 지난해부터 국립민속박물관 직원 5명과 외부 전문가 1명이 ▲영도 대평동(깡깡이 마을) ▲영도 해안가의 해양민속 ▲영도 사람들의 삶과 이주 등 세 가지 주제에 대해 조사한 연구 결과물이다.
『영도 대평동 민속지(Ⅰ,Ⅱ)』(김호걸, 황무원, 윤일이)는 산업도시 영도 대평동의 민속문화를 역사, 생업, 의식주, 세시풍속과 민속신앙, 민속사회, 도시재생 등으로 나누어 살펴본 현장조사 보고서이다. 영도 대평동은 ‘일본’과 ‘수리조선업’, ‘어업’이란 세 가지 기반 위에 6.25 전쟁과 산업화에 기인한 다양한 출신지의 이주민으로 구성된 곳이다. 따라서 보고서는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여 대평동의 민속을 역사성과 지역성의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영도에 오다: 이주와 정착』, 『영도에 살다: 삶과 생활』(이현아, 황동이)은 영도 사람과 영도를 구술생애사 관점에서 살펴본 조사 보고서다. 『영도에 오다: 이주와 정착』은 18명의 제보자를 통해 이주민들이 영도로 이주하고 정착하는 과정과 아울러 그들의 정체성과 특수성을 고찰하고, 이를 토대로 영도의 시대성과 사회상을 파악하고자 했다. 『영도에 살다: 삶과 생활』에서는 영도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6가지 주제를 선정해 영도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영도의 관문이자 부산 사람들의 애환과 희망이 담긴 영도다리, 100년 역사의 봉래시장과 영도에서 가장 큰 남항시장, 영도 사람들의 발이 돼주었던 도선·통선·전차, 영도의 제조업과 조선업을 대표하는 두 기업인 대한도기회사와 대한조선공사, 관광 명소로 잘 알려진 태종대가 그것이다.
『영도에서 본 부산의 해양문화』(김창일)는 영도를 중심으로 부산의 해양문화를 살폈다. 해양도시 부산의 위상이 있기까지는 영도의 역할이 지대했다. 일제강점기 영도는 해조류 상인, 객주 등이 밀집되어 있었고, 매년 제주 해녀 수천 명이 전국의 해안으로 ‘원정 물질’을 가는 거점이 되었다. 보고서는 출향(出鄕) 해녀의 역사를 되짚어보고, 현재도 활발히 물질하는 영도 해녀의 모습을 담았다. 그리고 부산의 시어(市魚)인 고등어 어획과 유통, 부산시민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부산 고갈비 골목 등 고등어에 대한 부산시민의 기억과 애정, 영도의 연안어업과 해양신앙 등을 다루었다.
부산광역시는 이번 조사보고서 발간에 의해 부산의 민속문화를 홍보하고 민속자원과 문화관광 상품 개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