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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락생태공원

삼락생태공원 20만㎡ 부지 잔디광장 조성

부산 사상구 낙동강변 삼락생태공원 일대 습지와 수풀이 최근 시작된 대규모 잔디광장 조성사업으로 파헤쳐진 모습. 장병진 기자

부산 사상구 낙동강변 삼락생태공원에 생태학적으로 가치가 높은 맹꽁이 집단서식지가 잔디광장으로 개발될 위기에 처해 환경훼손 논란을 빚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자연상태로 보존 중인 공간을 생태에 대한 고려 없이 잔디광장으로 개발할 경우 삼락생태공원 내 맹꽁이 서식지의 파괴 및 분리가 심각해진다며 개발을 멈출 것을 촉구하고 있다.

14일 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오는 2019년 4월까지 삼락생태공원 내 20만㎡ 부지를 잔디광장으로 바꿀 계획이다. 올해 사업예산은 10억 원이 책정됐고, 지난달 말 일부 공사에 들어갔다.

20만㎡ 부지 잔디광장 조성
2019년 완공 목표 공사 돌입
습지 파괴·수풀 훼손 논란
환경단체 "철새 서식도 곤란"


잔디광장이 조성될 장소는 요트 등 배를 접안하는 삼락계류장과 국궁장, 파크골프장 사이로 현재 자연상태의 수풀과 습지가 형성돼 있어 맹꽁이가 많이 서식하는 곳이다.

환경단체들은 삼락생태공원이 맹꽁이의 국내 최대 서식지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맹꽁이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2급 야생동물로, 2012년 6월 삼락생태공원 등 사상구 삼락동 일대 낙동강 둔치에서 집단서식지가 발견돼 많은 관심을 모았다. 당시 맹꽁이들이 많이 발견된 서식지와 잔디광장 개발예정지 간 거리는 불과 1~2㎞ 정도로 매우 가깝다. 잔디광장 개발예정지도 맹꽁이 서식지에 속한다는 게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생명그물 최대현 사무국장은 "잔디가 심어져 잘 관리된 잔디광장은 보기에는 좋지만 생태학적으로는 무가치하다"며 "습하고 그늘진 곳에서 살아가는 맹꽁이의 서식지는 새로 조성될 잔디광장 면적 만큼 사라지는 셈이다"고 말했다.

습지와 수풀 대신 잔디광장이 생기면 맹꽁이뿐만 아니라 철새 등 다른 생물들도 몸을 숨길 공간이 없어져 서식이 어렵다. 삼락생태공원은 천연기념물 제179호 낙동강철새도래지에 포함된다.

환경단체들은 낙동강변을 따라 길게 형성된 맹꽁이 서식지가 한가운데 설치될 잔디광장으로 인해 남·북으로 분리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삼락생태공원은 동·식물의 서식지가 분리되지 않도록 강변에 자연상태의 완충구간을 두고 편의시설이 개발되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오는 17일 맹꽁이 서식지 한가운데에 개장하는 부산 최초의 오토캠핑장에 이어 인근에 잔디광장까지 개발되면 삼락생태공원 거의 전역에서 발견되는 맹꽁이의 서식지는 캠핑장과 잔디광장 때문에 상·하로 나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맹꽁이 습성을 고려하지 않고 진행하는 개발도 문제다. 맹꽁이는 장마철을 전후한 6~7월 사이 웅덩이에 알을 놓는다. 하지만 지난달 말 맹꽁이의 산란이 한창이었으나 낙동강관리본부는 대형 차량 등을 동원해 맹꽁이 서식지의 수풀을 제거했다.

최 국장은 "맹꽁이 산란으로 민감한 6월 말에 공사를 진행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맹꽁이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개발사업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낙동강관리본부 관계자는 "이미 생태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진행하는 사업"이라며 "환경단체와 함께 현장을 방문해 미처 예상하지 못한 문제점이 있으면 사업계획을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