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신앙의 공간-당산
#가장 원초적인 민간신앙의 대상, 당산
옛 사람들은 자연에 대해 외경심을 갖고 있었다. 특히 자기가 사는 마을 근처의 산과 강, 언덕에는 마을을 지켜주는 신령스러운 힘이 있다고 믿었다. 무당을 앞세워 마을 사람들이 그 신령을 숭배하고 제사 지냈던 장소가 바로 당산이다.
지역에 따라 사당의 형태를 갖거나, 아예 바위나 나무 자체가 그 역할을 맡기도 하는 당산은 전래 무속의 발현처로서, 또 마을의 풍요와 평안을 원초적 신앙의 대상으로서 오랫동안 우리 가까이 존재해 왔다.
애초에 당산신은 여성신격(할매)이었지만, 가부장제를 중시하는 유교문화가 습합된 이후 남성신격(할배)도 숭배의 대상이 됐다. 또 굿 등 무속의 제례 행위에 유교나 불교식 제의, 혹은 마을 특유의 전래 제의 형식이 가미되기도 했다.
#당산제가 가장 활발했던 곳, 부산
부산은 예로부터 당산제가 많았다.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지리적 특성 탓에 산신이나 바다신에 대한 숭배 의식이 다른 지역과는 유달랐던 것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절영도신사, 모등변신사, 고지도신사 등이 동래현에 있었다고 등재돼 있음은 부산에서의 당산제가 활발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근대 이후 기독교 등 외래 종교의 유입과 산업화 과정으로 인한 도시문명의 유입 탓에 그 흔적이 희미해졌지만, 아직도 부산 곳곳에서는 당산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대한경신연합회 부산시본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부산 지역에는 모두 288곳의 당산이 있어 제를 올리고 있다. 가장 많은 곳은 기장군으로 기장읍에 27곳, 장안읍에 23곳, 일광면에 19곳, 정관면에 12곳, 철마면에 13곳 등 모두 94곳의 당산이 있다. 다음으로는 강서구로 53곳이 현존하고 있으며, 금정구, 해운대구, 북구, 사하구 등의 순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당산에서의 제사는 대부분 음력 정월 14일 또는 15일에 치러진다. 288곳 중 중구 동광동5가 논치 당산이나 구포동 대리 당산 등 전체의 70%가 그때 당산제를 치른다. 그밖에 구평동 천지할배당과 천지할매당처럼 음력 10월 14일 자정께 제를 올리는 경우와, 당리동 제석할매당처럼 삼짇날인 음력 3월 3일에 올리는 경우 등이 있다.
1년에 한번 제를 올리는 당산이 256곳으로 89% 정도인 반면, 정월과 10월 두 차례 제를 지내는 민락동 산신할배당과 골매기할매당처럼 1년에 여러 차례 올리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다
#생생지생의 정신, 보존하고 이어가야
세상의 생명들이 서로를 아끼고 사랑해 모두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생생지생(生生之生)'의 도를 무(巫)는 중하게 여긴다. 조상과 후손이, 이웃과 이웃이, 남성과 여성이, 나아가 인간과 자연이 화해동심(和解同心) 해원상생(解寃相生)하라는 것이다.
당산제는 그런 정신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행위다. 마을의 안녕과 흥성을 기원하는 제의일 뿐만 아니라, 각 가정에서 경비를 갹출하고 제를 함께 올리고 제물을 음복하고 정을 나눔으로써 마을 구성원을 하나로 묶는 의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실례로, 민락동 산신할배당과 골매기할매당의 경우 제주(祭主)를 마을 청년회가 주관해 선정하며, 제의 절차도 청년회원들이 중심이 돼 유교식과 무속제례의식을 병행한다. 경비는 매번 제를 올릴 때마다 청년회에서 100여 만원을 내고 나머지는 할매당 당주 이미자씨가 부담하고 있다. 제를 마치고 나서는 마을 어른들이 경로당에 모여 음복하며, 제를 지내기 3일 전부터 제를 마친 후 7일간 마을 사람들이 몸과 마음을 삼가야 하는 금기 기간으로 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무속인과 민속학자들은 당산제가 문화재적 가치가 있음을 학술적으로 연구하고, 당산과 당산제를 보존하고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당국의 행정적·재정적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주경업 부산민학회장은 당부했다."우리 겨레는 전통적으로 마을 단위로 제사를 지내면서 나만이 아닌 모두가 탈없이 잘 살기를 소망했습니다. 당산제는 그렇게 공동체가 모두 하나되는 화합의 장이었습니다. 혼자가 아니라 더불어 함께 살라는 조상들의 소중한 지혜가 어떻게 미신 따위로 치부될 수 있습니까. 그 가치는 제대로 알려지고 보존돼야 합니다."
주례동의 당산
주례당산1-주례 양지어린이집에서 건강공원으로 오르는 계곡 오른쪽 산속에 위치하고 있어 찾기가 어려운 주례당산
주례당산2-오른쪽 측면 아렛쪽에서 본 당산모습
주례당산3-주례당산의 정면
주례당산
주례에는 당산이 두 곳에 있다 한 곳은 주례당산이라 하여 주례1동 산 8 번지에 있고, 또 한 곳은 냉정 당산이라 하여 주례동 166ㅡ21 번지에 있다. 주례당산은 그 역사가 깊다. 확실한 연대는 알수없으나 지금의 부산은행 사상지점 후문앞 사상로 건너 편에 독산이 있엇다 이독산에는 바위와 느티나무와 팽나무및 대숲이 우거져 당시 마을 사람들은 이언덕 독산을 강선대 즉 주례 강선대라 하였다고 한다.
당시에는 강선대 앞에 사목포(司牧浦)강이 있고 동남쪽에 나룻터가 있었으며 나룻터 뒤에는 푸른솔 밭이있어 경관이 수려 하였다고 한다
이강선대 위에 사당을 세우고 주례 강선당산이라 하여 매년 음력 12월 14일 자정에 제사를 지냈다. 이날12월 14일 주례마을 수호신인 산신령이 이곳에 하강하여 강물에 목욕하며 쉬어 간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세월이 지나 사목포는 미나리 밭으로 변하고 사상로 개설로 당산이 깎이고 언덕 강선대가 개인소유가 되면서 도시 개발에 밀려 백양산 남쪽 주감초등학교 서쪽 불광사로 오르는 좌측 송림속으로 이건하였으나 그곳도 아파트 부지로 개발되어 마침내 현위치에 이전하여 주례산림계에서 매년 10월 1일 낮 12시에 제사를 지내고있다. 다만 언제 이전하였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이 당산은 산속에 있어 찾기 신경쓰지 않으면 찾기 어렵다.
1) 양지어린이집 왼쪽으로 오르며 용문사를 지나 100여미터 올라간다.
2) 오른쪽 개울가에 있는 시멘트로 지어진 간이수도 탱크쪽으로 내려온다.
3) 개울을 건너 왼쪽으로 올라가면 산림계에서 소나무에 부착한 경작불가 경고판을 지나 70~80걸음 오른다
냉정당산1
냉정당산2
냉정당산
주례2동의 냉정당산도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냉정 당산에는 원래 할배신당과 할매신당이 있었다. 할배사당은 이곳 166ㅡ21번지에 있었고 할매사당은 현재의 주례아파트 근처에 있었으나 사당이 낡고 부지가 개인 소유로 주위가 개발되면서 없어졌다. 냉정 당산도 주산신령(主山神靈)을 모시고 옛날에는 음력 1월 15일 자정에 제사를 지냈으나 바쁜 일상에 불편하다는 주민들의 뜻에따라 요즘에는 4월 초파일 정오에 지내고있다. 신당 당산목으로 소나무 5그루가 있다. 그 중 3그루는 수령 350 년으로 추정되며 소나무 껍질이 마치 거북이 등껍질처럼 무늬가 새겨져 있어 희귀한 소나무로 평가되고 있다.
이 당산은 최근 감전할매당산과 함께 쌈지공원으로 정비하여 한층 더 주례2동민들의 품으로 다가왔다. 주변을 정비하고 목제데크로 계단과 바닥을 만들면서 쉼터와 간단한 운동을 겸할 수 있도록 꾸몄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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