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암의 산정약수
극락암은 양산통도사 소속의 암자로 통도사 뒤편으로 4km떨어진 영취산아래에 있다.
극락암은 본래 염불만일회의 근본도량이던 것을 1953년 경봉대종사가 극락암 호국선원의 조실로 추대되면서 선원도량으로 자리잡았다.
출가와 재가가 함께 정진하는 선원으로 운영되다가 점차 스님들만의 선원과 재가자 선원으로 나누어 운영되었다. 입적하신 전 종정 한암스님, 월하스님, 벽안스님, 보안스님, 혜암스님을 비롯하여 수덕사 방장 원담스님, 은해사 전 조실 일타스님, 해인사 원로 도견스님, 화엄사 전주지 도광스님 등 제방의 조실스님들이 경봉대종사와 함께 모두 이곳에서 정진했으며, 한강 이남의 제일가는 선원으로 이름이 높다.
극락암을 찾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영축8경중 하나인 무풍한송(舞風寒松). 바람결에 춤추는듯 자란 노송들과 경봉대선사가 주석한 이 곳. 지난 7월이 경봉대선사 탄생 130주년, 열반 30주년이었다.
본전(本殿)인 극락전의 현판 처마 밑에는 극락암, 안쪽 문 위에는 무량수각(無量壽閣). 무량수각은 '노완'이라는 쓴 호에서 알아볼 수 있듯 추사 김정희의 글씨지만 모각인듯하다
삼소굴 뒤에 금강송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다.
삼소굴. 방장
1982년 7월 17일이었다. 임종이 가까워왔음을 느낀 시자 명정(明正) 스님이 여쭈었다.
"스님 가시고 나면 스님의 모습을 어떻게 뵙겠습니까?"
잠시 침묵이 흐른 뒤 경봉(鏡峯) 스님은 좌우로 돌아보고 입을 열었다.
“'야반삼경(夜半三更)에 대문 빗장을 만져 보거라.”
경봉대선사
산정약수(山精藥水)
이 약수는 령축산의 산정기로 돤 약수이다.
나쁜 마음을 버리고 청청한 마음으로 먹어야 모든 병이 낫는다.
물에 배울 일
사람과 만물을 길러 주는 것은 물이다
갈 길을 찾아 쉬지 않고 나아가는 것은 물이다
어려운 굽이를 만날수록 더욱 힘을 내는 것은 물이다
맑고 깨끗하며 모든 더러움을 씻어주는 것은 물이다
넓고 깊은 바다를 이루어 많은 고기와 식물을 살리고 되돌아 이슬비...
사람도 이 물과 같이 우주 만물에 이익을 주어야 한다
靈鷲山 深雲影冷 洛東江 闊水光靑
영축산이 깊으니 구름 그림자가 찹고
낙동강 물이 넓으니 물빛이 푸르도다 미소할뿐
경봉대선사께서는 사람들을 약수터로 데려가 이글을 직접 읽어주시면서,
'되돌아 이슬비' 다음의 말줄임표(...)와
'미소할 뿐'에 깊은 의미가 깃들어 있다고 하셨다.
끊임없는 순환을 나타내는 ....와 미소 속에 진리를 묻어두셨던 것이다.
물 한모금의 소중함을 전해주며 내 마음을 부끄럽게 해준는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