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억 들이고 외면받는 낙동강변 5개 생태공원
1100억 들이고 외면받는 낙동강변 5개 생태공원
4대강 사업으로 급조해…즐길거리 없고 접근성도↓
- 국제신문
-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 2015-03-05 22:33:13
- / 본지 1면
총사업비 1000억 원 이상이 투입된 부산지역 낙동강 둔치 생태공원 5곳이 개장 3년을 넘겼지만 시민의 외면을 받고 있다.
5일 오후 북구 화명생태공원. 축구장 180배 면적인 1.41㎢의 광활한 부지는 텅 비어 있어 을씨년스러웠다. 취재진이 2시간 동안 지켜봤지만 공원을 찾는 사람은 손꼽을 정도였다. 그늘을 만들어주는 나무와 쉬어가는 의자도 턱없이 부족했다. 한참 지나 만난 인근 주민 이승민(35) 씨는 "명색이 공원인데 앉아서 쉴 그늘 공간은 넉넉하게 만들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화명생태공원은 접근성마저 현저히 떨어진다. 이 공원은 금곡동에서 화명동을 지나 구포동 인근까지 길이가 7.74㎞나 되지만 철로와 강변도로에 막혀 진입로는 5곳에 불과하다.
낙동강 둔치를 따라 화명생태공원과 같은 '쌍둥이 공원'은 삼락 을숙도 대저 맥도생태공원 등 총 4곳이 더 있다. 5개 생태공원의 총면적은 14.85㎢. 사직야구장 그라운드의 1000배 정도 크기인 이들 공원을 조성하는 데 총 1137억 원이 투입됐다. 매년 운영비만 184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오토캠핑장·축구장·야구장 등을 운영하면서 얻은 수익금은 지난 한 해 6억5000만 원에 불과하다. 생태공원이라고 습지와 철새 모이터 등을 조성했지만 조망 시설이 부족해 제대로 관찰하기 어렵고 철새도래지라서 접근이 제한된다.
낙동강 5대 생태공원은 2007년 화명생태공원부터 착공해 2012년 5월 대저생태공원이 마지막으로 완공됐다. 낙동강 생태계를 살리고 친수공간을 만들겠다는 명분으로 조성됐지만 시민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무총리실 소속 4대강 사업 조사평가위원회는 4대강의 생태하천과 생태공원을 조사 평가해 "생태계 복원을 고려하지 않고 조성된 것으로 판단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규모 개발로 생태계가 망가져 볼거리를 잃었다는 지적이다.
경성대 강동진(도시공학과) 교수는 "곤충 관찰을 하고 식물채집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4대강 사업 때문에 급하게 조성하다 보니 전혀 생태적이지 않은 무미건조한 공원이 돼버렸다"며 "망가진 생태계를 살려 낙동강 본연의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야 시민의 발길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