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락생태공원

외면받는 낙동강 생태공원

jaunyoung 2015. 3. 8. 09:33

 

낙동강 생태공원, 이용객보다 관리직원이 더 많아…'세금먹는 하마' 애물단지 전락

외면받는 낙동강 생태공원

   
5일 오후 축구장 180개 크기의 부산 북구 화명생태공원이 시민의 발길이 뜸하면서 을씨년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활용방안 제대로 마련 않고 추진
 
- 인공습지가 웅덩이로 변하는 등 
- 조성 후엔 방치 이름만 생태공원 

- 대표 콘텐츠인 수상레포츠 시설 
- 후속투자 없어 적자늪서 허우적 

- 생태체험공간 본래 기능 살리고 
- 시민 끌어들일 콘텐츠 고민해야 

부산지역 낙동강 5대 생태공원이 '혈세 먹는 하마' 신세가 된 것은 시민이나 관광객을 끌 만한 '킬러 콘텐츠'가 없는 데다 조성만 해놓고 활용 방안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사업을 급하게 추진하다 보니 생태공원의 제기능을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도 많다. 게다가 접근성마저 떨어져 주말이면 사회인야구 등 일부 스포츠동아리 회원들만 찾는 곳으로 전락했다.  

■ 적자 , 개선될 조짐 안보여 

생태공원의 대표 콘텐츠 중 하나는 낙동강을 활용한 수상레포츠시설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골병을 앓고 있다. 55억 예산이 들어간 화명수상레포츠타운은 올해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벌써 고민이다. 이 시설은 2013년 부산시가 부산시체육회와 3년간 시설 운영 위탁 계약을 해 문을 연 화명생태공원 내 수상레저 계류시설이다. 2년이 지난 현재 시체육회는 운영 중단을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6000만 원 가까운 적자를 냈고 상황이 나아질 조짐이 안 보이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 시는 낙동강 뱃길을 살려 낙후된 서부산권을 발전시키기 위해 2013년 4월 북구 화명생태공원에 화명수상레포츠 타운을, 지난해 7월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에 삼락수상레포츠타운을 조성했다. 대저생태공원에도 수상레포츠타운 조성을 계획 중이다.

문제는 시에서 계류장 등 시설만 만들었을 뿐 후속 투자를 하지 않고 있어 수익-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끊겼다. 카누·카약·래프팅 보트의 이용료는 1만 원 수준. 2만 원은 돼야 수지 타산이 맞지만 시 조례로 가격을 묶는 바람에 올릴 수 없다. 박리다매 식으로 단체관광객을 끌어올 수 있으면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불가능하다. 보유 장비가 6인승 요트 2대, 윈드서핑 2대, 카누 6대, 래프팅보트 5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애초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라 운영사가 시설과 장비에 재투자하기 어렵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사상 삼락생태공원 수상레저 계류시설인 삼락수상레포츠타운은 4개월 만인 지난해 11월부터 휴장에 들어가 오는 4월에나 문을 연다. 문화재보호구역인 이 지역은 철새 도래 기간에는 운영할 수 없다. 이 시설을 시로부터 위탁운영 중인 한국해양청소년단은 적자 규모를 밝히기 꺼리지만 화명수상레저타운과 비슷한 사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낙동강관리본부 관계자는 "모두 비슷한 규모의 적자를 내고 있다"며 "시 차원에서 모자란 운영비 지원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일반공원과 차이점 찾기 힘들어 

5일 오후 부산 강서구 대저생태공원. 평일임을 고려하더라도 이곳을 들린 방문객을 찾기는 굉장히 힘들었다. 간간이 생태공원 여기저기서 쑥 등 봄나물을 뜯으러 온 주민밖에 눈에 띄지 않았다. 방문객보다 공원을 관리하는 직원이 훨씬 많은 상황이었다. 이곳에는 수변 광장, 수생식물원, 습지 등 자연 생태를 경험해 볼 수 있는 곳도 공원을 따라 길게 조성돼 있었지만 다른 일반공원과 차이점을 찾기는 힘들었다. 

인근 맥도생태공원도 마찬가지다. 공원 외부 자전거 도로를 통해 자전거를 타는 주민은 많았지만, 공원 내부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이곳에도 수변 광장과 복원습지 등이 조성돼 있지만 이를 살펴볼 조망대 등 시설을 찾기 힘들었다. 또 철새 먹이터 13만5000㎡가 조성됐지만 철새도래지라서 접근이 금지됐다. 김명재(여·60) 씨는 "어머니를 모시고 대저나 맥도 등 낙동강 인근에 있는 생태공원을 가끔 찾아온다"며 "휴일이라고 사람이 별로 많지는 않다. 생태공원이라고 이름 붙여 졌지만 딱히 볼거리가 많은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낙동강 생태공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 조성됐다. 당시 정부는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4대강 사업을 임기 내에 마무리 짓기 위해 속도를 냈고, 이 과정에서 생태공원의 취지를 제대로 못살렸다는 지적이다.  

생태공원에는 습지가 있어야 새도 몰려오고 각종 생물이 군락을 이뤄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공원 조성을 하면서 인공습지를 조성했지만 관리를 안 해 물웅덩이로 전락했다고 지적한다. 김경철 습지와새들 습지보전국장은 "지금 5개 공원 습지 중 남아있는 자연습지는 삼락생태공원 일부"라며 "습지는 만드는 것보다 유지하는 게 더 어렵고 돈도 많이 들어가지만 이후 관리를 안 해 이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특히 대저생태공원에 피어있는 유채꽃밭을 지적하며 "1년 중 1주일만 피고 지는 꽃"이라며 "행사 치르려고 1년 내내 공터로 방치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부산시의회 이상민 의원(북구4·새누리당)은 "아이들이 사시사철 생태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절대 부족하다"며 "무분별한 개발보다는 자연상태로 내버려 두면서 시민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낙동강 5개 생태공원 현황 

공원명 

면적 

주소  

주요시설 

맥도생태공원 

2.58㎢ 

강서구 대저2동  
1718번지 일원
 

체육시설(축구장 2, 야구장 1, 농구장 2, 족구장 2, 테니스장 6, 배구장 2, 배드민턴장 3, 게이트볼장 1, X-게임장 2, 인라인스케이트장 1), 생물서식처(연꽃습지 6만300㎡, 철새먹이터 13만5000㎡, 무논 1만4000㎡, 갈대습지 22만5000㎡) 

삼락생태공원 

4.72㎢ 

사상구 삼락동  
686번지 일원
 

체육시설(축구장 5, 야구장 6, 농구장 6, 족구장 9, 테니스장 15, 배구장 1, 게이트볼장 9, X-게임장 2, 인라인스케이트장 3, 럭비구장 1, 그라운드골프장 1, 파크골프장 1, 싸이클연습장 1, 국궁장 1), 생물서식처(엄궁 습지 85만4000㎡, 수로형 습지 및 철새먹이터 27만6300㎡, 맹꽁이 서식지 5만㎡) 

대저생태공원 

2.66㎢ 

강서구 대저2동  
1175-1번지 일원
 

체육시설(축구장 3, 야구장 2, 농구장 8, 테니스장 8, 배구장 2, 게이트볼장 4, 인라인스케이트장 1), 생물서식처(신덕습지 25만8004㎡, 유채꽃단지 37만㎡)  

화명생태공원 

1.41㎢ 

북구 구포동 일원 

체육시설(축구장 4, 야구장 2, 농구장 4, 테니스장 10, 족구장 4, 풋살경기장 3, 농구장 4, 게이트볼장 4, 인라인스케이트장 1, 야외수영장 1, 요트계류장 1), 생물서식처(연꽃습지 2만4000㎡) 

을숙도생태공원 

3.2㎢ 

사하구 하단동 

낙동강하구에코센터, 낙동강하구 아미산전망대, 을숙도 철새공원, 을숙도 문화회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