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이야기
삼락천에 낚시금지 표지판
jaunyoung
2014. 11. 29. 02:11
'죽음의 하천' 삼락천에 낚시금지 표지판?
2014-11-05 [10:56:08] | 수정시간: 2014-11-06 [10:27:48] |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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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사상구 삼락천에서 노닐고 있는 많은 물고기의 모습. 장병진 기자 |
부산 사상구청은 최근 정비 사업으로 수질이 개선된 삼락천에 물고기가 돌아오면서 이를 노린 낚시꾼이 몰려들자 이달 말까지 '낚시 금지' 표지판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5일 밝혔다.
사상구 일대 공단지역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삼락천은 불과 3∼4년 전만 해도 공장과 주택가에서 배출된 시커먼 오·폐수와 이로 따른 심한 악취로 이른바 '죽음의 하천'으로 불렸다.
오·폐수 하천 악명 옛말
생태하천 복원정비 후
붕어·잉어 등 물고기 서식
주민들 "꿈 같은 일" 환영
구청 '낚시금지'조례 준비
그러나 지난해부터 삼락천에 인근 낙동강 물을 끌어들이고, 하천 바닥의 오염된 토사를 제거하는 등 생태하천 복원 사업과 함께 하수관거 정비 사업이 진행되면서 하천 전역의 수질이 몰라보게 개선된 것. 덩달아 붕어, 잉어 등 물고기도 자연스레 많이 서식하게 됐다.
바닷가나 낙동강 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낚시 금지 표지판이지만, 삼락천 인근 주민들은 "우리 마을에도 이런 일이 있느냐"며 대환영하고 있다. 주민 강경태(64) 씨는 "어린 시절 삼락천에서 멱을 감고 놀기도 했는데, 공단이 들어서고부터는 하천이 오염됐다"며 "요즘에는 삼락천 수질이 좋아져 멀리서도 물속의 물고기가 보일 정도"라고 말했다.
강 씨가 삼락천에 과자 부스러기를 던지자 수십 마리의 물고기가 앞다퉈 모여들었다. 성인 남성의 팔뚝만 한 크기의 붕어와 잉어도 보였다.
삼락천에 물고기가 많다는 소문은 낚시꾼들을 불러 모으는 계기가 됐다. 낮에는 물론 심지어 야간에도 투망으로 물고기를 잡는 사람까지 생겼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삼락천으로 힘들게 돌아온 물고기를 잡으면 안 된다"며 구청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사상구청은 최근까지 계도 활동으로 낚시 행위를 막았지만, 계속 낚시꾼이 늘어나자 금지 표시판을 설치하기로 했다. 또 이른 시일 내에 구의회와 불법 낚시 금지와 관련한 조례 제정도 논의할 계획이다.
사상구청 관계자는 "어렵게 돌아온 삼락천 물고기는 주민들의 자산이므로 불법 낚시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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